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별 공사 진행 속도에 따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다음달 실착공을 앞둔 경기 남양주 평내호평과 인천 부평 등 ‘GTX-B 벨트’는 거래가 늘고 가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C노선 수혜지로 거론된 의정부와 양주 등은 1년 넘게 첫 삽을 뜨지 못하면서 수요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5주 연속 상승 중이다. 인천 전체 집값이 작년 말부터 내림세를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부평역 인근 ‘부평SK뷰해모로’에선 지난달 14건의 거래가 발생했다. 1월(2건), 2월(4건)에 비해 거래량이 대폭 늘었다. 부평역 인근에 재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는 데다 GTX-B 민자 구간 착공이 가시화한 데 따른 호재가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TX-B는 인천대입구역에서 출발해 서울 여의도, 서울역 등을 거쳐 경기 남양주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남양주 평내호평역 인근 아파트값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호평동 ‘호평오네뜨센트럴’ 전용면적 74㎡는 지난달 6억원(15층)에 손바뀜했다. 2022년 3월(6억3000만원) 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호평마을중흥S클래스’ 전용 72㎡는 작년 10월 3억8500만원(11층)에서 지난달 4억1000만원(14층)으로 올랐다.
GTX-B는 재정(용산~상봉)과 민자(나머지) 구간으로 나뉜다. 재정 구간은 착공했고, 민자 구간은 당초 작년 6월 첫 삽을 뜰 예정이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경색 등으로 11개월이 흐른 다음달 실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GTX-C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작년 1월 착공식을 대대적으로 열었는데, 아직 실착공은 감감무소식이기 때문이다.
GTX-C노선 예정 지역은 공사 지연 불안이 반영되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거듭하는 모양새다. 양주가 대표적이다. 덕정역 인근 양주 덕정동 ‘일성트루엘’ 전용 84㎡는 이달 2억7800만원에 매매됐다. 작년 12월만 해도 몸값이 2억9800만원이었는데 소폭 떨어졌다. 의정부 주민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C노선이 더 클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강남권을 경유해 수요층과 교통편의 개선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표찬 싸부원 대표는 “C노선은 핵심 구간이 GTX 전용선인데 B노선은 용산~상봉 구간을 중앙선 KTX와 함께 쓴다”며 “B노선의 GTX 운행 횟수가 다른 노선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