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모든 아파트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풍선효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동구 등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이지 않은 인접 지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포착됐다.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 서울 집값은 전주보다 0.11% 오르면서 전주 상승률을 유지했다.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에 비해 절반으로 내려온 상승 폭이 유지되는 모양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이 된 강남 3구와 용산구는 집값 상승 폭이 빠르게 줄고 있다. 강남구 집값은 이번 주 0.21% 상승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직전이던 이달 셋째 주 0.83%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 폭이 반의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같은 기간 서초구 상승률도 0.69%에서 0.16%로 쪼그라들었다.
규제 직후 0.03% 하락했던 송파구는 0.28% 상승으로 반등했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직전 0.79% 올랐던 것에 비하면 상승 폭이 크게 낮아졌다. 용산구도 0.20% 상승에 그쳤다. 이들 지역은 아파트 거래도 사실상 멈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에서 압구정동 '은마'가 2건 거래됐고, 서초·송파·용산구에서는 거래가 아예 없었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인접한 지역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관측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성동구가 금호·응봉동 위주로 0.30% 오르면서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금호동 '금호대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6일 16억5000만원(19층)에 거래됐다. 전달 14억6500만원(19층)에 비해 한 달 만에 1억8500만원 상승했다. 이 아파트 전용 59㎡ 역시 같은 날 13억9000만원(20층)에 팔렸는데, 전달 11억9000만원(14층)에 비해 2억원 뛴 액수다.
인근 개업중개사는 "단지에서 나와 동호대교를 건너면 압구정동까지 5분 거리"라며 "강남 갭투자가 막히면서 반사이익을 예상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가격을 높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용산과 강남, 성수동 등 주변이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이지만, 이 지역은 적용되지 않았다"며 "금호·옥수동 일대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동 '신금호두산위브' 전용 84㎡ 역시 지난달 29일 12억2000만원(13층)에 팔리며 직전 거래 대비 1억8000만원 올랐다. 인근 행당동 '행당한진타운' 전용 114㎡도 15억9000만원(12층)에 손바뀜되며 지난달 15억원(17층)보다 9000만원 상승했고 '행당대림' 전용 114㎡는 전달 15억7500만원(14층)에서 5500만원 오른 16억30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이어 양천구가 목·신정동 위주로 0.20% 뛰었고 마포구도 염리·아현동 주요 단지 위주로 0.18% 올랐다. 영등포구는 신길·여의도동 위주로 0.16%, 광진구는 광장·자양동 위주로 0.13% 오름세를 보였고 종로구도 창신동 위주로 0.09% 상승했다. 노원구(-0.02%), 도봉구(-0.03%), 강북구(-0.02%)는 하락 전환했다.
시장 상황에 대해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 관망 심리가 확대되며 거래가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면서도 "재건축 추진 단지 등에 대한 국지적 수요는 여전해 시장 분위기기가 혼조세를 나타내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전셋값은 0.05% 오르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역별로 강동구가 암사·천호동 준신축 위주로 0.16%, 송파구도 잠실·신천동 위주로 0.15% 뛰었다. 영등포구는 당산·문래동 역세권 위주로, 동작구는 사당·상도동 위주로 0.10%씩 상승했다. 용산구와 마포구도 이촌·문배동 위주로, 도화·대흥동 주요 단지 위주로 0.06%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정주 여건이 양호한 역세권 및 대단지 위주로 임차 수요가 지속되고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