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관망세 접어든 '을사년 주택시장'…격언에서 배우는 투자 전략

2025.01.24 14:57
그 어느 때보다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을사년 새해를 맞았다. 새해 전망과 변화하는 제도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던 과거 부동산 시장과 달리 올해는 대내외적으로 커지는 불안감에 대한 이야기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수급상 가격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정치·제도적 불안 같은 외부적 요인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관망세가 짙어지는 시기일수록 향후 안정적인 가격 상승세를 이어갈 단지를 선택하기 위한 ‘옥석 가리기’는 더 신중해진다.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시장이 불안할수록 ‘먼 미래의 개발 가능성’보다 ‘현시점의 확실한 안정감’이 더 큰 가치를 주기 때문이다.

현실의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가격 결정에 가장 큰 안정성을 부여하는 요인은 ‘유사 주택의 거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나와 물리적 거리도 가깝고, 현재 거주지와 닮은 아파트의 거래 가격은 매도자와 매수자에게 절대적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내 주변 단지의 가격 변화가 내 집값에도 가장 즉각적이고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듯, 논어에 ‘무우불여기자(無友不如己者)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라는 가르침이 있다. 이는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는 사귀지 말고, 잘못을 깨달았을 때는 고치기를 꺼리지 마라”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내가 발전하고 싶다면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을 곁에 두고, 상대방으로부터 나의 단점을 발견하면 이를 잘 수용해서 고쳐 나가라’는 의미다. 이러한 가르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서 옥석을 가리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는 비슷한 조건과 환경을 갖고 지역 환경이 꾸준히 개선되는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의 중심에 있었던 뉴타운 지역을 사례로 들 수 있다. 노후화된 지역을 대규모 구역 지정을 통해 새로운 주거단지로 개편하는 뉴타운 사업은 그동안 지역적 한계에 막혀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사업이 추진되고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이들 지역이 주거 환경이 우수한 신축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변화했다. 결국 최근 주택 가격은 ‘나 혼자만 잘났다’는 것보다 ‘좋은 친구와 함께하고 있다’는 요인이 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둘째, 앞으로 더 높은 가격 기준을 형성해 줄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가 ‘가격 회복’이었던 반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를 달성한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아파트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가격 비교의 기준이 되는 인근 단지 거래가 꾸준히 일어났다는 점이다. 새로운 가격 기준을 만들어줄 입주 단지가 있는 지역일수록 ‘기존 주택보다 조금 더 높은 시세’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렇게 상승한 시세는 동반 상승효과를 가져온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지금은 그동안 덮어뒀던 격언집을 다시 펼쳐 들 시기다. 부동산 투자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를 따르기 전에 본질의 중요성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장기적 방향 설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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