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이 1만여 가구의 아파트촌으로 변신한 뒤 주변 노후 주택가로 재개발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뉴타운에서 해제된 신길·영등포역 일대 7개 구역에서 추가로 1만 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될 전망이다. 신길뉴타운의 변화에 힘입어 인근 노후 빌라촌도 재개발 추진 의지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신림선과 신안산선 추진에 따른 여의도 업무지구 접근성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주변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신길뉴타운 주변으로 재개발 열기 확산
서울시는 최근 제7차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신길1구역(신길동 147의 80 일대)에 대한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9일 밝혔다. 결정안에 따르면 신길1구역 6만334㎡에 1471가구(공공임대 435가구)가 들어선다. 노후 주택이 밀집해 녹지가 부족한 만큼 구역 북쪽에 공원을 신설하기로 했다. 2017년 신길뉴타운에서 해제된 이 구역은 2021년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이번에 다시 뉴타운에 편입될 예정이다.
이 구역 남쪽에 있는 신길뉴타운은 앞서 11개 구역, 1만37가구가 공급됐다. 서울 지하철 7호선에 가까운 래미안 에스티움(신길7구역)이 대표 단지로, 2017년 입주를 마쳤다. 3구역을 개발한 더샵파크프레스티지(799가구)는 2022년 입주했다. 신길10구역은 신길푸르지오써밋 단지로 재탄생하기 위해 철거를 앞두고 있다. GS건설은 신풍역 근처 신길13구역에 최고 35층, 587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신길뉴타운이 완성 단계로 접어들자 신길1구역처럼 과거에 추진 의지가 부족했던 지역으로 재개발 열기가 퍼지고 있다. 신길2구역과 4구역, 15구역 모두 해제됐다가 국토교통부의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을 통해 대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신길2구역은 지난 6월 지상 45층, 1332가구(전용면적 36~84㎡)로 통합심의를 통과해 내년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신길15구역은 최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지구로 지정돼 국토부가 발표한 신규 주택 공급계획에 포함됐다.
○정부·서울시 지원으로 사업 속도
신길뉴타운에서 1호선 영등포역에 이르는 구간에서도 재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의 공공재개발과 신속통합기획 같은 공공지원을 받고 있어서다. 지상 35층, 2786가구로 계획된 신길제2구역(11만6913㎡)은 6일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조합이 공사비를 올리면서 삼성물산과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수주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쪽의 도림동 26의 21 일대(도림1구역)는 2022년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돼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전기획 절차에 들어갔다. 신길15구역과 도림1구역은 신길제2구역만큼 면적이 넓어 2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길15구역 서쪽 신길동 314의 14 일대가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돼 정비계획 수립 용역에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다.
신길뉴타운은 주변에 교통 호재가 예정돼 있다. 앞서 신림선 서울지방병무청역이 동쪽에 들어섰다. 서쪽으로는 여의도역으로 이어지는 신안산선 도림사거리역이 개통된다.
집값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는 지난달 13일 15억3000만원에 거래돼 두 달 만에 1억3000만원 올랐다. 보라매SK뷰 전용 84㎡는 지난달 9일 15억8000만원으로 두 달 만에 2억원 가까이 뛰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신길뉴타운 일대는 7호선과 신안산선을 통해 강남·여의도 업무지구로 가기 편한 게 장점”이라며 “새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 마포·공덕처럼 학군 등 주거 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