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서울 김포공항이 도심항공교통(UAM) 이착륙장과 버스 택시 지하철 등 복합환승 시설(조감도)이 연계된 최첨단 업무지구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도쿄 하네다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처럼 모빌리티 중심의 미래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김포공항 일대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UAM 타고 김포공항에서 여의도로
서울시는 공항동 김포공항 일대(35만4000㎡)가 9일 ‘김포공항 도시재생 혁신지구’로 지정 고시된다고 8일 밝혔다. 도시재생 혁신지구는 공공이 사업 시행 주체가 돼 산업·상업·주거 환경을 조성하는 개발사업이다.
지구 지정안에는 김포공항을 기존 공항 인프라와 UAM 이착륙장·S-BRT(간선급행버스) 등 신규 복합환승 시설과 연계한 모빌리티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확대한다는 구상이 담겼다. 사업비는 2조9640억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3만여 개 일자리와 약 4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포공항 혁신지구(전체 면적 35만㎡)는 크게 세 개 블록으로 나뉜다. 2030년 준공 예정인 1블록은 연면적 67만㎡의 복합환승 시설이 지어진다. 지하 2층~지상 1층에 택시, S-BRT, 지하철과 연계된 대중교통 환승시설이 들어선다. 지상 5~7층에는 UAM 이착륙장이 설치된다.
UAM은 김포공항~여의도 구간이 먼저 운항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이 노선을 UAM 2단계 실증노선으로 선정했다. 여의도공원엔 버티포트(이착륙장)가 연내 설치될 예정이다.
2033년 준공 예정인 2블록(연면적 24만㎡)은 항공 업무시설을 중심으로 교육과 상업, 창고시설 등이 설치된다. 연면적 28만㎡ 규모의 3블록도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기업을 유치할 예정이다. 오피스텔과 공공시설 등도 계획돼 있다.
서울시와 한국공항공사는 내년 기본계획, 2026년 건축설계, 2027년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차례로 착공한다.
지역민에게 개발이익 재투자
서울시는 민간사업자의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에서 나온 개발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포공항 일대에 공공·체육·보육 등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짓고 지역민을 위한 일자리도 창출한다. 공항 근처는 소음이 심하고 그동안 건축규제도 엄격하게 적용받았던 만큼 공공기여를 통해 지역 발전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포공항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상가와 오피스텔 임차료를 깎아준다. 공영주차장 이용료 할인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혁신지구 입주 회사가 지역민을 우선 채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서울시는 “노후화로 침체한 공항 주변에 산업 클러스터와 기반 시설이 확충되면 보존과 개발이 공존하는 ‘2세대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포공항 혁신지구 개발사업은 2021년 말 국토부로부터 국가시범지구로 조건부 선정되면서 첫발을 뗐다. 지난해 6월 공공기관 사업타당성조사(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는 등 개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월엔 국토부가 발표한 공간혁신구역(화이트존)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용도와 건폐율, 용적률 등 건축규제를 완화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국토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에서 최종 지정·고시까지 이뤄져 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시는 이번 지구 지정으로 사업비 투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사업시행자인 한국공항공사와 함께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김포공항이 미래교통 허브이자 첨단산업 중심의 경제활력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힘 있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