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이민하 기자]
GS건설이 '자이(Xi)' 브랜드 리뉴얼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잇달아 아파트 부실시공 사례가 나오면서 실추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자이 브랜드가 대중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자이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올해 고객경험혁신팀(CX, Customer eXperience)과 브랜드마케팅팀을 신설한 것도 이같은 작업의 일환이다.
GS건설은 로고 변화와 브랜드 철학 추가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안전'을 필두로 한 새로운 '브랜드 스피릿'과 스토리텔링이 리뉴얼 방안에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수천억원대 손실을 인식하는 등 파고를 겪은 뒤 '소방수'로 CEO에 오른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기반사업 내실 강화'를 첫번째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허 대표는 신년사에서 "엄격한 품질 관리와 수행역량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고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신뢰회복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브랜드 이미지 회복'은 올해 전국 약 2만가구 신규 단지 입주가 예정된 GS건설이 우선적으로 해결할 과제다. GS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입주 전 진행되는 사전 방문 행사에 시공 현장 직원들과 CX팀이 함께 참여토록 하고 있다. 세대별로 품질을 점검하는 한편, 고객들로부터 '자이'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이렇게 수집된 고객 의견은 '자이' 브랜드 리뉴얼에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20년 넘게 사용해온 '자이' 브랜드를 아예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미지가 실추되긴 했지만 고급 브랜드 아파트라는 인식이 있는 '자이'를 버리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다. 기존에 사용되던 브랜드를 교체하는 비용이 크고, 새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데도 막대한 금전적・시간적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앞서 GS건설은 LG건설 시절이던 2002년 9월 '특별한 지성'이라는 뜻의 '자이(Xi, eXtra intelligent)'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후 20여년간 한국의 대표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건설사 브랜드 중 GCSI(글로벌고객만족지수) 1위를 2005년부터 2023년까지 19년 연속 차지하기도 했다.
그동안 GS건설은 △2013년 '자이' 이미지를 형상화한 비주얼 모티프 '유니자이' 개발 △2014년 차별화된 색채 디자인 매뉴얼 개발 △2019년 홈네트워크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만족형 플랫폼 서비스인 '자이 AI 플랫폼' 개발 △2021년 업계 최초 단지 내 프리미엄 영화 상영관 오픈 등 '자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리뉴얼 작업을 진행해왔다. 유튜브 채널 '자이tv' 구독자는 66만명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지 타격을 받은 GS건설 입장에선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브랜드 쇄신을 위한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건설사 브랜드에는 이미지는 물론 주거의 '격'이 담겨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초심으로 돌아가 엄격한 품질관리와 수행 역량을 강화하고 다양한 의견에 귀기울여 고객에게 다시 사랑받는 자이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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