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2.07.22 08:00

재테크 에세이

부동산 투자는 상생이다.

"내가 미쳤지. 멀쩡한 집 두고 괜히 이사 간다고 해서 아들 고생시키느구랴. 자네 이 집 팔면 안 돼! 내가 죽을 때까지 살 꺼니깐 나가라고 해도 절대 안 나갈껴! 이제 더 이상 이사 갈 힘도 없어"

 

"걱정마세요. 어르신. 저희는 임대사업 등록해서 관리하니깐 최소 10년은 편하게 지내실 수 있을 거예요. 혹시나 일이 생겨 매매하더라도 어르신께 말씀드리고 아드님과 잘 조율할 테니 걱정마세요."


경기도 의왕에 위차한 아파트를 임대사업용으로 매수하고 첫 임차인과 계약하면서 나눴던 대화입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께서 와이프의 손을 잡으면서 당부하시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어르신께서는 조만간 세 번째 계약연장을 앞두고 계시며 아직 정정하게 잘 지내고 계신답니다. 2년에 한 번씩이지만, 저희 부부는 과일 상자 정도는 꼭 챙겨서 찾아 뵙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 아무 탈 없이 잘 지내주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집주인, 즉 임대인은 개인적으로 두 가지 부류로 나눠진다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아침 드라마나 예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캐릭터인데요. 집이 자신의 소유니깐 들어와 사는 임차인을 자기 아랫사람처럼 여기는 사람들이죠. 물론 자신의 집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만, 임차인은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합법적인 계약에 의해 거주를 하는 것이기에 처음부터 쌍방에 부족함이란 것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집주인이 '갑'의 입장이 되어서 임차인을 '을'이라는 시선으로 내 집에 흠집 내는 거 없는지, 제대로 살고 있는지, 하나하나 간섭한다면 분명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이러한 '갑' 집주인은 가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제 임차인이었을 당시 이런 '갑'을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죠. 저희 부부는 지금 사는 자가에 입주하기 전까지 거진 8년 동안 임차인으로 여러 지역의 주택에서 살아보았습니다. 아파트, 오피스텔, 빌라에 전세, 반전세, 월세까지 말이죠. 보통 집주인과는 계약 때 말고는 만날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로 지어진 다가구 주택에 처음으로 임차인으로 입주하면서부터 집주인과 잦은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디 불편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차 방문하는 것 같았지만, 그것이 '갑질'의 시초였던 거죠. 시도 때도 없이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오더니 곰팡이 필 수 있으니 환기해야 한다, 가구를 너무 벽에 붙이지 말라, 벽지는 왜 이렇게 뜨냐부터 새집에 나올 법한 하자도 저희가 무슨 잘못을 한 듯 투박하게 이야기하더군요. 아무리 새집이고 자신의 집을 아낀다고는 하지만 임차인의 사생활은 지켜줘야 했습니다.

 

그리고 더욱더 가관이었던 것은 어느 순간부터 아주 상냥하게 다가서더니 상담할 것이 있다고 자기 집으로 부르는 것이었습니다(다가구 4층은 집주인 댁이었습니다.). 불안하지만 시간 맞춰 방문하니 바로 다단계 비스무리한 것을 권유하면서 언제까지 세를 살 거냐면서 제대로 돈 벌 수 있다고 가입을 재촉했습니다. 속으로는 내 세입자로 살고 있으니 정말 세입자로 아는 건가? 실제 내가 보유한 자산으로는 당신보다 훨씬 더 많을 텐데? 라며 속에서 울분이 올라왔지만, 그 자리에서는 웃으며 애써 모면하려고 했습니다. 정말 임차인이면 이런 수모까지 견뎌야 하는지 회의감이 든 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당한(?) 일을 다 나열하면 수도 없기 때문에 이 정도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아직도 이런 부류의 집주인이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인 듯합니다.

 

두 번째로는 제가 오늘 말하고자 하는 상생의 개념을 알고 몸소 실천하는 집주인입니다. 앞서 저희 집에 살고 계신 임차인 분께 가진 마음가짐과도 비슷합니다. 바로 '아무 탈 없이 잘 지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이죠. 앞의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부동산 투자는 기본적으로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필연적으로 임차인이라는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동업한다는 개념이 아닌, 윈윈 또는 상생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죠.

 

집주인은 자신의 명의로 주택을 구입합니다. 이 주택을 직접 주인이 거주하며 활용할 수도 있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임대를 내어 임차인이 대신 이 부동산의 가치를 활용해 주길 바랍니다. 그 대가로 임차인에게 일정의 비용을 받는 것이죠. 이 지불된 비용은 임차인에게는 주거 공간을 마련하는 비용이 될 것이고, 임대인 즉 집주인에게는 주택 매수 비용을 충당하거나 자신의 생활비 또는 수익으로 가져갈 것입니다. 이처럼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고 이 중 한쪽이 무너지게 되면 나머지 한쪽도 힘들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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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홍사장)

 

한때 주택시장에 GAP 투자가 성행했었습니다. 임차인의 보증금을 활용해서 수많은 주택을 보유할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물론 주택을 매수하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사용되지만,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많은 주택을 보유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가 나오게 됩니다. GAP 투자의 전제는 임차인의 보증금을 그대로 주택 매수 비용으로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즉 임차인이 없다는 임대인은 이 주택을 소유할 수 없다는 말이죠. 만약 빌라 또는 상가 등의 부동산을 임차인을 들이기 전에 매수하게 되어 은행에 대출을 활용했다고 한다면, 추후 임대차 계약을 월세로 진행하여 대출 이자를 내는 데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지금 주택 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언급하는 이유는 부동산 투자를 하며 집주인 또는 임대인이 되었을 때, 우리가 갖춰야 하는 마음가짐을 생각하자는 것입니다. 한쪽에서는 부동산 투기니, 적폐니, 나쁜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 마음가짐이 그렇지 않다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우리는 임차인들에게 주거 또는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고,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임대인, 임차인 모두 상생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누구 한쪽이 희생하여 비유를 맞춰주고 비용을 깎아주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서로 이해하고 맞춰간다면 우리가 투자한 부동산의 가치는 알아서 무럭무럭 자라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은 홍사장은 왜 부동산에 투자를 했는지, 그리고 왜 부동산이어야만 하는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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