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

2024.01.20 11:00

투자

🏙️ 아파트 쏠림현상이 쉽게 사라질 가능성 낮은 이유

Summary

  • 에피소드 #1: 아버지가 지으신 전원주택
  • 에피소드 #2: 농가주택은 농기계 보관소
  • 에피소드 #3: 할머니 집에서 안 잘래
  • 에피소드 #4: 명절엔 읍내 모텔에서

 

주거 공간에 대한 욕망은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다. 편의를 추구하는 시대, 아파트 쏠림현상은 쉽게 사라지기 어렵다.

 

요즘 2030세대인 MZ세대, 이보다 더 어린 1020세대인 잘파세대에서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서도 아파트 쏠림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주거 트렌드는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포착된다. 아래 4개 에피소드를 읽어보면 아파트 쏠림현상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여러분도 공감할 것이다.

 

📍에피소드 #1

 

지인 A씨가 퇴직 후 경기도 양평에 살기 위해 전원주택 전셋집을 구하러 다녔다. 전원주택에 살고 싶었지만, 나중에 팔기 어렵다고 하니 굳이 구매하고 싶지는 않고 차선으로 전세살이를 선택한 것이다. 마침 마음에 드는 전세 매물이 나와 계약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계약하러 부동산 중개업소에 나타난 집주인을 보고 깜짝 놀랐다. 30대 후반의 남자였다. 이른 나이에 전원주택을 짓느라 고생했다고 덕담했더니 답은 의외였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힘들여 지으신 집이에요. 팔고 싶지 않아서 전세를 놓는 겁니다."

 

집주인은 양평 읍내 아파트 전세로 살고 있다고 했다.

 

"아파트가 살기 편하죠. 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가 더 친숙하기도 하구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려고 해도 아파트살이가 훨씬 나아요."

 

지인은 이야기를 듣고 30대 집주인이 왜 자신의 집은 임대로 주고 남의 집에서 전세살이하는지 알았다.

 

📍에피소드 #2

 

충남 당진에 농사를 짓고 사는 40대 B씨는 집이 두 채다. 하나는 시내 아파트, 또 하나는 농가주택이다. 아파트는 그가 사들인 것이고, 농가주택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물려준 것이다.

 

그는 아파트에 살고 농가주택에는 주로 트랙터 등 각종 농기계를 놔둔다. 말하자면 농가주택은 농기계 보관소인 셈이다.

 

요즘 젊은이는 한적한 시골 읍내에 살아도 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살이를 꿈꾼다. 단독주택에는 주로 베이비붐세대. 아파트에는 MZ세대가 산다. 시골에서도 세대별로 주거방식이 극명하게 분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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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3

 

서울에 사는 50대 회사원 C씨는 요즘 명절 때 시골집을 찾을 때마다 모친께 민망하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부터 중고등학생 아들딸이 시골집에서 하룻밤도 자려고 하지 않아서다. 아무래도 오래된 한옥이라 요즘 세대에게 익숙하지 않고 불편할 것이다. 자식들도 아파트에만 살아왔으니 그 공간이 낯설 것이다.

 

어릴 때 이곳에서 자란 C씨에게는 정겨운 곳이지만 말이다. 아이들은 이불에서 냄새가 나고 먼지도 많다면서 시골집에 하루 이상 머물기를 꺼린다. 아이들에게 할머니에게 도리가 아니라면서 나무라고 설득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예 얼마 전 명절 때는 할머니 집 방문을 동행하지 않겠다고 떼를 부렸다. 고민 끝에 타협 방안을 찾았다. 바로 인근의 동생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다.

 

동생은 읍내 아파트에서 산다. 아이들은 낮에서 할머니 집에 머물다가 저녁에 동생 집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잔다. 아이들도 만족하는 눈치다.

 

C씨는 "아파트키즈인 요즘 세대에게 무조건 기성세대처럼 불편을 견디면서 자라고 강요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에피소드 #4

 

수도권에 사는 40대 한 회사원 D씨도 비슷한 처지다.

 

그는 7살짜리 아들이 시골집에서 자지 않으려고 해서 명절 때는 시골집 인근 읍내 모텔에서 잔다. 모친께 면목이 없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모텔에서 자고 명절 아침에 시골집을 찾는다.

 

D씨는 "지난 추석에는 당일 새벽에 수도권 집을 떠나 귀성했다"고 말했다. 모친은 처음에는 서운해했지만, 현실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의 말을 듣고 풍요롭게 자라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요즘 세대의 단면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요즘 세대는 삶의 기대치가 높다 보니 불편함을 잘 못 견디는 것 같다. 세월이 흐르니 명절 풍속도도 달라진다.

 

이런 생각도 해본다. 아파트 키즈인 젊은 세대가 주택시장에 주력으로 남아있는 한 아파트는 최후의 빈집이 될 것이다.

 

단독주택이나 전원주택 등이 먼저 빈집이 된 뒤 아파트는 맨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아파트를 문학적으로, 미학적으로 보지 말고 젊은 세대 시각에서 바라보라. 그래야 트렌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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