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

2024.01.06 11:00

투자

통계로 본 일본 부동산 거품 붕괴의 허와 실

Summary

  • 집값, 1991년 헤이세이 거품 고점 대비 26% 낮은 수준
  • 하지만 인구감소 이후 한국보다 더 올라…. 인구감소의 역설?
  • 60년 시계열로 보니 소비자 물가보다 3.3배 올라 훌륭한 헷지 기능

 

일본 부동산이라는 말만 들으면 거품 붕괴를 떠올린다. 우리나라는 산업구조나 인구감소 등 여러 측면에서 일본과 비슷하다. 이러다 보니 머지않아 일본형 부동산 거품 붕괴가 현실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일본 부동산 거품 붕괴는 역사적으로 아주 희귀한 사건이다. 많은 나라에서 부동산 거품이 발생했지만, 일본처럼 20년 이상 부동산가격 폭락과 함께 실물경제까지 침체의 늪에 빠진 나라는 없다. 너무 극단적인 이벤트를 너무 일반화할 필요는 없다.

 

🔎자 그렇다면 일본은 거품 붕괴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도 여전히 그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을까? 더 궁금한 것은 일본에서 부동산에 투자해서 돈 번 사람은 없을까? 초장기로 봤을 때도 일본 부동산은 인플레이션 헷지 효과가 없었을까? 여러 궁금증에 대해 여러 지표를 한번 확인해 봤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일본 주거용 부동산 가격지수의 정점은 1991년 1월이다. 헤이세이(平成 ) 거품이 극단적으로 치달을 때다.

 

이후 일본 주거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2012년 10월에 가서야 바닥을 찍는다. 거의 20년간 잃어버린 세월이었던 셈이다. 20여 년 동안 46% 급락했다.

 

지수가 반 토막 났으니 일부 주택가격은 60~70% 떨어진 곳도 속출했을 것이다. 거품 붕괴의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데도 공급량을 늘린 게 긴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 요인이다. 이 부분까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요인이다.

 

일본 주거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2012년 10월 바닥을 찍고 오르고 있다.

 

2023년 4월 현재, 바닥 당시 가격보다는 36.8% 상승했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기간 KB 부동산시세 기준 우리나라 주택가격 상승률 33.5%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10년 전 일본에서 집을 샀다면 한국보다 더 많이 벌었을 것이다. 물론 일본 주거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고점 대비해서는 26%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1989년 12월 29일 사상 최고치인 3만 8,916을 찍은 이래 20년간 내림세를 이어갔고 2009년부터는 상승 추세를 보인다. 닛케이지수는 2023년 12월 말 현재 3만 3,464로 고점 대비 14% 떨어져 있는 수준이다. 주식시장의 회복률이 부동산보다 빠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요컨대 일본 부동산은 잃어버린 20년은 맞지만 잃어버린 30년까지는 아닌 것 같다. 10년 동안 많이 회복했으니까 말이다.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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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구는 2011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2023년 현재 1억 2,434만 명이다. 정점이었던 2010년보다 371만 명가량이 줄었다. 330만 명 남짓 되는 부산 인구가 송두리째 사라진 셈이다.

 

그렇다면 집값도 내려가야 하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인구감소=집값 하락’을 연결 지어 생각한다. 하지만 정반대다. 일본 주거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인구감소 이후 34.6%나 올랐다. 아베 정권 이후 양적 완화를 한데다. 인구 감소 속에서도 가구 수가 꾸준히 늘어난 게 큰 요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본 가구 수는 2020년 10월 현재 5,583만 가구로, 2015년보다 238만 1000 가구가 증가했다. 일본의 빈집 비율은 2018년 현재 13.6%로 높은 데도 집값은 올랐다. 빈집은 시골에 방치된 농가 주택 등을 포함하니 높을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쿄의 타워맨션(한국의 주상복합 아파트와 유사)은 가격도 오르고 거래도 잘된다. 빈집 비율이라는 수치만으로 부동산의 전부인 것처럼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인구 감소시대의 부동산의 특징은 초양극화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주 긴 시계열로 보자. 일본 주거용 부동산가격 지수는 1960년부터 2017년까지 18.5배 올랐다.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1)는 같은 기간 5.46배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보다 3.38배 더 올랐다는 점을 감안 하면 일본 부동산 투자는 무조건 나쁜 게 아니었다.

 

✔️60년가량의 시계열로 보니 일본 주택은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훌륭한 방어수단이었다.

 

지은 지 400년 가까이 되는 헤렌흐라흐트 주택의 가격지수에서 보듯 부동산가격은 대체로 물가만큼 오른다. 부동산가격이 오르는 것은 물가에 대한 보상이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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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현실로 되돌아보자. 한국도 2020년부터 인구가 줄고 있다. 주택 수요와 관련이 있는 가구 수는 2040년부터 줄어들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당장은 아니겠지만 언젠가는 인구 쇼크가 시작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방은 2035년, 서울과 수도권은 2040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쇼크가 온다고 해서 모든 부동산의 거품이 꺼지는 것은 아니다. 인기 지역으로 쏠림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다. 인구 감소 속에서도 1인당 국내 총생산(GDP)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인당 GDP는 2020년 3만 3,472달러에서 2050년께 4만 7,000~5만 2,000달러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은 구분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비핵심 부동산 비중은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인구 쇼크에도 살아남을 도심 알짜 부동산으로 압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중을 50대 50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좋다. 인구 쇼크와 지정학적 위험을 낮추기 위해 글로벌 금융자산과 분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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