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3.12.08 11:00

재테크 에세이

전세 계약에 대한 소회

Summary

  • 전세금은 누가 내는 것일까?
  • 전세 가격에 따른 조력자의 유무
  • 전세계약은 새로운 사람의 삶과 연결되는 것

 

얼마 전에 전세 재계약 건이 있어 안양 쪽 부동산에 방문하였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안양은 한동안 입주하는 물량이 많아 전세가가 좀처럼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물론 평촌 학군지는 지금이 이사 성수기라 별개로 전세가가 잘 받쳐주고 있지만, 나머지 지역들은 아무리 역세권이나 새집이라고 해도 예전처럼 세입자가 몰리거나 인기가 있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기에 전세가를 많이 낮춰야 한다는 공인중개사님의 깊은 조언들이 있었지만, 다행히 저희가 굳건히 지킨 전세가로 한 달만에 새로운 세입자를 찾게 되었습니다.

 

의아한 부분도 있었지만 세입자를 찾은 것에 안도를 하면서 계약일이 다가와 부동산을 방문했습니다.

 

“사장님, 진짜 운이 좋으세요! 요즘 매매나 전세나 거래가 안돼서 너무 조용한데 이 가격에 집이 나가다니 대박이에요”

 

저희 집 가격 좀 내리라고 그렇게 닦달하시던 부동산 사장님께서는 이렇게 집이 빨리 나간 것에 당황하셨는지 상기된 목소리로 저희의 운을 칭찬하시더군요.

 

계약을 하기 위해 부동산에 앉아 기다리는데 아주 젊은 남자 한 분과 공인중개사 두 분이 함께 들어오더군요. 사는 곳이 분당인데 안양 쪽에 집을 구하다 보니 공동 중개를 하게 되어 다른 공인중개사 분이 오신 건 알겠는데 2명이나 따라온 것을 보고 뭔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계약을 진행을 하면서 사정을 들어보니 세입자는 안양 쪽에서 일을 하게 되어 집을 구하고 있는데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찾은 뒤에 가격은 조율하지도 않고 한번 보고 바로 계약을 진행하자고 했답니다. 저희 집보다 더 낮은 가격의 전세가가 있는데도 이렇게 바로 나간 이유는 바로 이 세입자가 별도 가격 조율도 없이 한방에 선택을 해줬기 때문이었습니다.

 

계약이 마무리될 즈음에 세입자를 따라온 공인중개사 한 분이 자리를 옮기셔서 깍듯한 자세로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원장님, 방금 계약 검토를 완료했습니다. 집주인도 결격 사유가 없는 걸로 확인되었으며, 집에도 별도 저당 잡힌 것 없이 깨끗합니다.. 전에 살던 사람도 신혼부부라 집을 깨끗하게 잘 써서 청소만 하고 들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서류 작업도 다 완료해서 원장님께서 입금해 주시면 마무리하겠습니다.”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자세와 말투로 계약 건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을 하면서 상대방을 안심시키더군요. 통화로 잘 해결이 되었는지 중개사분은 자리에 와서 나머지 금액에 대한 입금 확인해달라고 하더군요.

 

상황을 보니 세입자 아버님이 저희 집의 전세금을 내주시는 것이고, 아버님께서 공인중개사 2분을 붙여주면서 아드님의 계약을 좀 봐달라고 한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젊은 나이에 혼자 이런 큰 집을 굳이 구할 필요가 있을까? 전세자금은 대출로 마련하려나? 하는 걱정 아닌 궁금증이 있었는데 계약을 하고나 다 쓸모없는 생각이었구나 싶었습니다. 가격을 생각하지 않고 살고 싶은 곳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능력이 있거나 아님 그것을 감당해 줄 수 있는 조력자가 있다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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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전세 계약 건과 같이 어느 정도 전세보즘금의 금액이 높은 경우에는 세입자 본인이 그 금액을 감당하는 것이 아닌 부모님이든 그 밖의 지인이든 조력자가 꼭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살든, 신혼부부든, 아이가 있는 부부든 저희가 계약을 해온 세입자분들은 4억 대가 넘어가는 경우는 보통 부모님이 대동하여 계약을 하거나 계약을 마무리하고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입금을 부탁드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대로 1-2억 원대의 어느 정도 낮은 전세 집의 경우 세입자가 계약을 할 때 입금을 스스로 감당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사회 초년생의 경우라도 대출을 직접 알아보고 잔금을 치르며 스스로 계약을 마무리하더군요.

 

올 초에 용인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 새로운 세입자들 들이는데 임대사업자 의무로 인해 주변시세보다 전세가격이 반 정도 수준이라 2억 원이 안 되었습니다. 세입자는 신혼부부였는데 스스로 하나하나 확인하시고 마지막 입금도 부부가 직접 하시더군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희 부부도 신혼집의 보증금도 그렇고 후에 있을 모든 집들의 돈들을 우리가 직접 마련하고 입금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앞의 부부들이 기특해 보였습니다.

 

사실 이러한 현상이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누가 입금을 하느냐보다는 계약을 빨리 진행하고 입금을 빨리해 주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말입니다. 우리가 집을 매매하고 세입자분과 계약을 하는 것이 투자를 위한 활동 중 하나이긴 하지만,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누군가의 삶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어떤 현상을 바라고 고민해 보고 스스로 결론을 내려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나와 계약한 사람이라고 직접 물어보고 간섭을 하는 일은 없어야겠지만요.

 

전세 계약 하나를 하더라도 새로운 삶과의 연결이 됩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분과 계약을 할 기회가 생기면 어떤 스토리가 만들어질까 기대가 될 때가 많습니다.

 

우리 집은 어떤 부분이 맘에 들었을까? 보증금은 어떻게 마련하실까? 이분은 대출을 받을까? 부모님이 도와주실까? 조부모님이 지원해 주시는 걸까? 아니면 대출도 없이 보증금을 현금 완납하시는 걸까? 등 하나하나 궁금해하면서 부동산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단순 반복일 수도 있고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계약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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