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3.10.13 11:00

재테크 에세이

싼 게 비지떡이 아닌데?

Summary

  • 싸게 내놓아도 의심받는 현실
  • 하나하나 꼼꼼하게 검토하는 습관을 기르자.
  • 아파트 임대사업자는 곧 사라집니다.

 

얼마 전, 전세 계약 건이 있어 부동산에 다녀왔습니다. 용인 신갈역에 있는 아파트인데 매수 당시에는 전세가율이 높아 적은 투자금으로 갭투자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전세 계약 시 전세가 급락으로 인해 1억 원 가까이 낮은 금액으로 재계약을 하였고, 그 후 임대사업자 의무로 인해 2년에 한 번씩 5%만 보증금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신갈역 주변 아파트에서 전세가가 최저가인 상황이고 전담 부동산에서만 거래하고 있어 저희는 별도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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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입니다. 이번 전세 계약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바뀐 정책으로 인해 집주인이 지방세 및 국세 납입증명서를 떼어가서 세입자에게 확인시켜 줘야 하는 것은 이미 몇 번 했기에 익숙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세입자에게 심문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입자) “여기는 가격이 왜 이렇게 싼 거죠? 무슨 하자가 있는 건가요?”

(홍 사장) ”임대사업자를 등록해서 더 올릴 수가 없기에 이렇게 낮은 가격에 제공해 드리는 겁니다.”

(세입자) ”이렇게 싼데 기존 세입자는 왜 나가는 건가요?”

(홍 사장) ”본가로 들어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세입자) ”제가 임대사업자에 관해서 공부를 좀 해봤는데요. 앞으로 저희는 얼마 동안 더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건가요?”

(홍 사장) “0년 후 임대사업자가 말소되어 저희가 매도를 할 수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이 수준의 가격으로 사실 수 있을 거예요.”

(세입자) ”이 집은 공공임대 아파트에서 분양으로 전환되었던데 첫 번째 주인이신가요?”

(홍 사장) ”아니요. 이전 집주인에게 매수한 것입니다.”

(세입자) ”부동산 사장님, 이 동네에서는 얼마나 일하셨나요? 얼마 전에 이 가격대와 비슷한 전세 물건이 거래되었던데 어떤 사유였나요?”

(부동산 사장님) “여기서 일한 지 10년 다 되어 가네요. 오래 일했으니 믿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그 거래도 역시 임대사업자 물건이라서 낮은 전셋값에 거래된 거예요~”

 

이러한 세입자의 심문 같은 질문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으며 하나하나 대답을 확인해 가면서 차츰 의심이 풀리는 듯했습니다. 워낙 전세 사기 건에 대한 이슈가 많다 보니 저희 물건의 전세가가 너무 저렴하여 의심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 질문 말고도 집주인인 저랑 부동산 사장님이 합작해서 전셋값을 낮게 부르고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것이 아닌지 계속해서 확인하는 듯한 질문이 많긴 했습니다. 다행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그 의심이 풀어지기는 했지만요.

 

이번에 들어오는 세입자는 MZ세대 중간쯤 끼어 있는 92년생 커플이었습니다. 90년생과 매매는 해본 적이 있어도 92년생 신혼부부가 아닌 커플과 전세 계약은 처음이라 조금 더 색다른 경험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40대라 오지랖인지는 몰라도 결혼은 언제 할 거냐 물어봤을 때 ‘결혼 계획 없음’이라는 멋진 대답에 한 번 놀랐고, 전세 계약하러 오는데 주변 시세 조사와 아파트 이력, 부동산 사장님의 경력 조사, 그리고 임대사업자에 관한 공부까지 하고 난 뒤 하나하나 확인하는 꼼꼼함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MZ세대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당당하게 따져가면서 계약을 해 나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계약에 시간이 걸리고 답답한 질문에 불편하기도 했지만, 적은 돈도 아니고 신중하게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모습이 기특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많은 계약을 해왔지만 이렇게까지 준비해 오고 차분하게 확인하는 분은 만난 적이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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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다루고자 한 주제는 제목과같이 비싼 건 다 이유가 있고,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입니다.

 

부동산 전세 거래에서 저희같이 임대사업자 정책으로 묶여 전세가가 낮은 경우가 있을 것이며, 매도의 경우에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정말 급매로 낮은 가격으로 내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세와 달리 너무 낮은 가격에 나온 물건을 ‘하자 있는 물건’으로 치부하고 검토조차 하지 않고, 위에서 언급한 세입자와 같이 하나하나 꼼꼼하게 검토하여 ‘싸서 더 좋은 물건’을 얻을 기회로 만들어 보길 권해 드립니다.

 

끝으로 몇 년 후면 아파트 임대사업자들은 모두 말소되어 이런 전셋값 상승 제한 의무가 사라질 텐데요. 이러한 혜택을 제공하는 저희 같은 임대사업자들이 정말 적폐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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