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

2023.10.14 11:00

투자

2024년 아파트 시장은 소박스권 예상

Summary

  • 급락과 급증, 그다음 장세는 큰 폭 변화 어려울 듯
  • 지역 차별화 극심할 것으로 예상
  •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 팔라"라는 격언 틀릴 가능성도

 

10월이 되니 이제 관심사는 내년 아파트 시장이다. 여러 변수를 종합해 보면 큰 등락이 없는 소박스권 장세가 될 것 같다. 아파트 시세가 작은 박스에 갇혀 있는 양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만약 이런 소박스권 장세가 현실화한다면 그동안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라는 격언이 더 통하지 않을 수 있다. 하나하나 뜯어보자.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쇼크가 주택시장을 강타하면서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는 서울 기준으로 22% 급락했다. 올해는 7월까지 11% 오르는 급반등 장세를 연출했다. 시장은 관성의 법칙이 존재하니 좀 더 오를 것이다.

 

최근 매수세가 다소 둔화하였지만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13~15% 정도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7월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의 고점(2021년 10월) 대비 83.7% 수준이다. 고점을 회복하려면 16% 정도는 더 올라야 할 것이다. 연말이 되면 고점 대비 10% 안팎으로 떨어져 있을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보면 악재투성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 고금리는 내년에도 지속하여 시장이 기대하는 저금리 시대 도래는 찾아오기 힘들 것이다.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데다 가계부채는 갈수록 심각하고, 소득이나 물가 대비 집값은 여전히 비싸다.

 

하지만 불안 변수가 있다. 바로 공급 부족 불안 심리에 고분양가 후폭풍이다. 이 두 변수가 가격 급락을 저지할 것이다. 내년 4월 총선변수가 있으나 여당이 다수당이 되어야 변수가 된다.

 

계류된 규제 완화 법안이 통과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그 반대가 된다면 현재가 그대로 이어지므로 변수가 아니라 상수 또는 고정 변수가 된다. 급락과 급증, 그다음은? 대외 충격이 오지 않는 한 시세가 크게 요동치는 장세보다 소박스권에 갇힌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전국 주택가격은 강보합세를 예상한다.

 

하지만 소폭의 움직임이라면 전망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 1% 상승이면 집을 사고, 1% 하락이면 팔 것인가? 전망보다 가격 이점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소박스권 장세의 특징은 지역 차별화, 즉 국지적으로 흐름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내년은 숲은 보되 나무에 좀 더 비중을 싣는 게 좋을 것 같다.

 

앞에서 언급한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라는 말은 주식시장에서 나온 말인데, 부동산 시장에서도 차용되고 있다.

 

주로 상승기 초입에서 사서 절정기 즉. 꼭지 이전에 팔라는 얘기다. 이 말은 너무 저점과 고점을 잘 모르니 고집하지 말고 적정선에서 매매하라는 뜻이다. 과욕을 버리고 적당히 먹고 나오라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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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이런 논리는 대세 상승기에서만 통한다. 지난 수도권 주택시장 사이클은 꽤 길었다.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 2013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거의 9년 초장기 랠리를 했다.

 

그때는 2012년 12월 바닥에 사든, 2015년, 아니 심지어 2017년에 사도 돈을 다 벌었다. 재테크 측면에서 무릎에 사도 충분히 시세차익을 얻는 황금어장이었다. 하지만 이런 큰 사이클이 또 찾아올까?

 

미래는 가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그냥 여러 지표로 추론할 뿐이다. 지금은 잠재성장률이 2%를 밑도는 저성장 국면이다. 저성장은 국가 경제가 큰 폭의 성장을 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부동산은 그 나라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또 다른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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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부동산 시장도 저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 논리대로라면 무릎에서 집을 사선 돈을 크게 벌기 어렵다. 집은 불황기에 사야 한다. 주택경기 회복 시점, 즉 무릎에 사면 한발 늦다.

 

그동안 필자는 여러 차례 "주택경기 회복 시점과 내 집 마련 시점을 동일시하지 마라. 내 집 마련 실수요자는 부동산 비평가 마인드를 버려라."라고 외쳐왔다. 가뜩이나 정보기술 발달로 제조업 등 주력 시장의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다. 부동산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어깨에서 팔라는 것은 어느 정도 동감한다. 하지만 무릎에서 사라는 말은 동의하지 않는다. 그 무릎이 꼭지일 가능성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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