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
2023.09.30 11:00
급부상하는 주택시장의 2가지 핵심 변수
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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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은 변수의 영향력에 따라 수시로 움직이는 유기체다. 오늘의 가장 큰 변수가 내일은 그 비중이 크게 낮아진다. 반대로 묻혀있던 변수가 툭 튀어나와 시장을 휘젓는다. 지금 떠오르는 변수는 뭘까? 개인적으로 두 가지가 아닌가 싶다.
바로 공급 불안과 고분양가 후폭풍이다. 공급 불안은 향후 공급이 부족할지 모른다는 불안 심리, 즉 공급 부족 불안 심리다.
문재인 정부 시절 막판에 공급 부족론이 매스컴을 도배한 핵심 의제였다. 하지만 당장 공급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미래에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걱정, 즉 불안 심리에 가까웠다. 공급 부족 불안 심리가 공급 부족이라는 실체를 압도한 꼴이다.
그 결과 집값이 급등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간 전국 아파트값은 38% 올랐다. 이는 같은 진보정권이었던 노무현 정부의 5년간 33.7%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부동산이 현재의 주거 공간을 소비하기보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상품이 되면 미래 기대치가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말하자면 미래에 공급이 불안할 것이라는 심리가 팽배하면 단기적으로 예측 불가능해진다.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은 불안 심리에 비례한다.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 심리를 건드리면 시장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정부가 다행히 추석 전 공급 정상화 대책을 내놓았다. 주택 공급시장의 돈맥 경화증을 해소해 주겠다는 취지다. 과연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다음 이슈는 고분양가 문제다. 원자잿값,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분양가가 껑충 뛰었다. 이 바람에 강남권을 제외한 일부 민간택지에선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되레 비싼 신규 분양 단지가 나오고 있다.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분양받느니 차라리 기존 아파트 급매물을 사는 게 낫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수요자가 얼마 전 필자를 찾아왔다. 구의역 롯데 아파트 33평형 분양가가 15억 원이나 되는데, 차라리 주변 아파트를 사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했다.
주변 시세는 롯데 분양가보다 2억~3억 원 저렴했다. 그 실수요자는 “신축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분양가가 너무 비싸 고육지책으로 헌 아파트를 사는 게 더 나은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요즘 실수요자들은 여러 변수를 보고 헷갈린다. 주택가격은 소득, 물가에 비해 고평가되어 있다. 여러 지표를 보더라도 집값에 버블이 있다.
하지만 버블은 꺼져봐야 한다고 했던가. 지금의 공급 사이드 애로는 일정 기간 버블을 합리화할 수 있다. 그 버블은 곧바로 꺼지지 않는다. 버블도 풍선 버블이 아니라 생각보다 두꺼운 버블 층을 만들 수도 있다.
지난해 미국발 고금리 쇼크처럼 큰 폭풍이 몰려오면 버블은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하지만 단순한 악재에서는 그 버블은 버틴다. 말하자면 시장의 비합리성은 큰 쇼크가 오지 않는 한 곧바로 사라지지 않고 어느 정도 유지된다.
그러하니 한두 가지 팩트로 시장을 함부로 예단하지 말라. 사실 지금은 급매물이 많이 팔리고 대출금리가 오르는 데다 역전세난도 지속하고 있어 집사는 시기로 모호한 때다. 한마디로 사도 그만, 안 사도 그만인 계륵 같다. 집을 꼭 사야겠다면 전망보다 가격 메리트를 보고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낫다.
즉 시황이나 전망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얘기다. 필자는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전망에 목숨 걸지 말라. 잘 안 맞는다.” 전망에 연연하지 말고 가격경쟁력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거듭하고 싶다.
7월 현재 아파트 실거래가 고점(2021년 10월) 대비 가격 수준으로 보고 판단하라. 전국 기준 고점 대비 85.07%, 서울은 83.7%, 수도권은 81.4%, 지방은 89.7% 수준이다.
만약에 서울과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산다면 고점 대비 25~30% 싼 매물을 중심으로 선별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급매물을 사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을 고집하지 말고 쇼핑하듯이 여러 곳을 물색해 보는 것이 좋다.
다만 투자자라면 앞으로 시장이 출렁거릴 수 있으니, 보수적으로 생각해도 될 것이다. 충분히 싸게 살 기회가 또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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