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

2023.07.22 11:00

투자

시장에서 탄생하는 영웅을 경계하라

Summary

  • 고점일 때 TV 예능에 매번 주식‧부동산 스타 등장
  • 반대로 비관이 극에 달할 때가 바닥
  • 냉철하게 시장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의 눈을 키워라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에선 일정 주기로 영웅이 탄생한다. 투자해서 큰돈을 번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다. 그 영웅은 가만히 집에 앉아 있지 않는다. 매스컴, SNS에 등장해서 ‘나처럼 투자하면 당신도 큰돈을 벌 수 있다’라며 대중에게 모방 심리를 자극한다.

 

심지어 지상파 TV 예능프로그램까지 등장,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긴다. 사회적으로 돈을 벌고 싶다는 자본 욕망이 극에 달할 때 재테크 전문가들이 평소 잘 나오지 않던 TV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춘다. 시청률에 민감한 방송사로서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핫 이슈’ 출연자를 섭외할 테니까.

 

가령 주식 전문가 A 씨, B 씨가 TV 화면에 자주 보였던 때가 코스피 지수가 3,300꼭지를 찍었던 2021년 6월 전후다. 부동산 고수 C 씨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시기 역시 2021년 10월인데, 공교롭게도 이때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상투였다. 또 이 무렵 부동산에 유입될 수 있는 유동성도 넘쳐났다.

 

M1/M2 비율, 즉 단기유동자금 비율이 역대 최고치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9월 M1/M2 비율은 37.8%로 1986년 1월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역대 평균치는 28.9%다. M1(당장 쓸 수 있는 돈)/M2(시장에 풀린 돈)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이자를 받지 않는 대기 현금(유동성)'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2023년 5월 현재 미국발 고금리 쇼크가 터지면서 31%로 줄어들었으나 역대 평균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TV에 나온 전문가는 많은 사람에게 따르고 싶은 영웅이다. 나도 전문가나 고수처럼 투자해서 돈을 벌겠다는 꿈을 꾼다. 투자하지 않는 나만 바보 같다.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증상인 ‘포모 증후군(FOMO Syndrome)’이 일반 정서가 된다. 투자 세계에 군중심리가 작동한다. 서점가에 재테크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를 휩쓴다. 재테크 스터디 모임도 많이 늘어난다. 재테크 붐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분위기에 휩쓸려 많은 사람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뒤늦게 뛰어든다. 투자 세계에 대한 온갖 미사여구가 등장하고 장밋빛 세상이 펼쳐진다. 지나고 보니 그때가 상투였다. 개미들만 그 시장의 거품만 잔뜩 떠안은 꼴이다. 동학 개미와 영끌 푸어의 수난은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다. 바로 상승기에 재테크를 배우기 시작하면 비극은 잉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영웅 따라 하기로 영웅이 될 수는 없다. 영웅이 탄생한 것은 본인의 실력보다 시황이 받쳐주었기 때문이다.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의 우상향이 있었기에 영웅도 탄생할 수 있다. 가격의 우하향기에는 영웅이 탄생하기 어렵다. 가끔 선물이나 옵션 매도로 성공하는 사람이 나타나긴 하지만 가뭄에 콩 나듯 드물다.

 

영웅 따라 하기 붐이 불 때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즉 그 시장에서 영웅 탄생은 살 때가 아니라 팔 때라는 것을 알려주는 ‘인간 지표’다. 그때가 비이성적 과열의 정점일 가능성이 크니까. 시장에서 영웅이 나타날 때쯤에선 발을 빼야 할 시기라는 점을 잊지 말자. 시장에서 영웅 탄생을 항상 경계하라.

 

반대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안타까운 이슈’를 다룰 땐 시장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과거 2012년 10월 한 지상파 TV의 예능프로그램 <자기야>에 전문가패널로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 주제는 과도한 대출로 이자 부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의 ‘하우스 푸어’. 예능프로그램까지 하우스 푸어를 다룬다는 것은 집 문제로 사회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바닥은 이 방송이 나온 지 2개월 뒤인 2012년 12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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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TV보다 유튜브 채널이 바로미터다. 유튜브에서 극단론이 기승을 부렸을 때가 바닥이 아닌가 싶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 부동산 유튜브는 온통 잿빛이었다. 마치 세상이 끝난 것처럼 비관론이 득세했다. 시세는 비관의 벽을 타오른다고 했던가. 당시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으로 바닥이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 지수는 2022년 12월, 수도권과 전국은 그다음 달인 2023년 1월이 바닥이었다.

 

부동산시장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보려면 영웅 탄생과 극단적 비관론을 경계하라. 특히 과열기에 영웅은 돌보듯이 하라. 그래야 당신이 실수를 최소화하고 재산도 그나마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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