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

2023.06.10 11:00

투자

[투자] 투자 공식 외우기보다 '생각의 힘'을 길러라

Summary

  • 흔들림 없는 당신만의 투자철학은 무엇인가
  • 천자문 외우듯 투자 공식 외워선 성공 못 해
  • 변화무쌍한 시장에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사유 능력 키워야

 

“구송(口誦·소리 내어 외움)으로만 문과 고시를 치르게 하니, 글의 뜻을 전혀 깨치지 못합니다.”

 

조선 숙종 10년인 1684년 9월 11일 우의정 남구만(南九萬)은 암기왕만 뽑게 되는 과거제도의 문제를 신랄하게 꼬집고 개혁을 역설한다. 남구만은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는 시조로 유명한 조선 후기 문장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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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식년(式年) 문과는 3년마다 매회 33명을 뽑는 정기 시험으로, 조선 시대 유생들이 출세할 수 있는 엘리트 코스였다. 남구만에 따르면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지만, 막상 서찰이 와도 한문으로 답장 한 줄을 쓰지 못하는 유생들이 적지 않았다. 당시 수험생들이 한문 원전에 한글 토를 단 책을 달달 외워서 시험을 치렀기 때문이다. 마을마다 울려 퍼졌던 글 읽는 소리는 학문의 이치를 깨닫기보다 과거 시험 합격을 위한 단순 암기훈련이었다.

 

남구만은 "지금 문관의 수는 많지만, 한문을 잘 아는 사람이 없고 시험 감독관을 구하는 일이 구차할 정도"라고 한탄한다. 그래서 글쓰기에 능한 선비가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시험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지금으로부터 330여 년 전, 남구만이 개탄했던 암기식 중심의 공부 폐단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해방 이후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교육개혁이 있었지만, 여전히 주입식·암기식 교육이 성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창의적인 공부보다는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한 기계적인 학습에 몰두하고 있다.

 

수리적 훈련 과정이 되어야 할 수학 과목의 참고서로 『수학은 암기과목이다』라는 책까지 있으니 오죽하랴. 대학에 가서도 강의를 스마트폰으로 녹음해서 익히고, 시험을 치를 때도 교수의 말투를 그대로 답안지에 옮겨 적어야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런 단순 암기식 학습은 금융이나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외의 통용되는 투자 이론이나 격언, 역사적인 인물의 명언을 천자문 외우듯이 기계적으로 암기한다. 그리고 맹목적으로 현실에 그대로 대입시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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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론을 만든 위인들은 이론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이를 배운 후학들이 이론에 함몰되고, 경직된 해석으로 자기 자신을 가둔다.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러니다.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해선 공식이나 격언을 외우기보다 스스로 ‘생각’(사유)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암기왕이 투자왕이 되지는 않는다. 셈법보다 생각법이 더 중요하다. 맹목적인 투자 공식 따라하기는 필패를 부른다.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현실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응용할 수 있는 힘은 따라하기보다는 스스로 사유하기에서 나온다. 사유하는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사유는 창의성의 인큐베이터이자 부의 원천이다. 태풍이 불어와도 바위처럼 흔들림 없는 당신만의 투자철학은 무엇인가. 투자철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의 힘을 길러야 한다. 생각의 힘은 바로 사유와 사색에서 나온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사색’보다는 ‘검색’을 선호한다.

 

즉각적인 지식을 얻는 것은 잠시 활용할 수 있으나 사유의 힘을 기르는 데는 방해가 될 뿐이다. 만약 당신이 확실한 투자철학을 정립하지 않았다면 투자수익을 통해서는 부를 늘리기 어렵다. 오히려 그나마 보유한 재산을 날릴 가능성이 높으니 함부로 투자하지 마라. 이런 경우 투자보다 월급이나 사업수익 같은 원금을 늘려 부자가 되는 길이 더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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