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3.05.19 11:00

재테크 에세이

[재태크 에세이] ‘자가’가 주는 위안

 Summary

  • 자가에 살면 왜 좋은 것일까?
  • '자가'냐고 물어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 내 집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안정감

 

“여보, 우리는 그래도 ‘자가’에 살고 있잖아. 우리가 예전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고 전세나 월세로 들어와 살고 있었다면 여기서 어떻게 버티며 살고 있을지 끔찍하다. 다른 엄마들은 애들 교육관, 미국 유학, 골프, 집안 자랑? 등 주거를 이미 넘어선 이야기들을 나누는데 우리는 ‘세’를 살고 있어 다음 살 집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이고 열등감에 사로잡혀서 우울해졌을지도 몰라”

 

지난 글에도 언급했듯이 엔데믹으로 인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들은 아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몇 년간 없던 학급 모임으로 인해 귀찮을 만큼 외출이 잦아진 듯합니다. 그중에서도 둘째 아들 학급의 어머니 반대표를 맡은 와이프는 요즘 이리저리 불러 다닌다고 정신이 쏙 빠져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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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 모임 2번을 개최한 와이프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 듯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여기 수지의 엄마들의 학구열이 엄청나기로 소문이 났거든요. 특히 4학년인 첫째 때는 코로나로 인해 엄마들끼리 모여서 이야기할 기회가 없어 몰랐는데 이번 1학년 엄마들의 엄청난 ‘기’에 살짝 눌린 것 같았습니다.

 

글 앞에 있는 첫 번째 대화는 오늘 오전에 와이프랑 나눈 대화 중 일부입니다. 와이프가 반대표를 맡고 있다 보니 여러 엄마가 커피 한잔하자고 연락이 오고 또한 여러 가지 모임을 주선해 달라고 요청을 하나 봅니다. 그런데 엄마 중에서도 기가 센 분들이 있다 보니 조금 강압적이거나 무시하는 듯한 행동이 보일 때가 있다고 해서 제가 욱하는 마음에 한마디를 했었습니다.

 

“여보, 그래서 내가 차를 바꾸자니깐. 사람들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다 보니 우리가 없는 사람처럼 보이나 봐. 자기네들은 외제 차 끌고 다니고 좋은 옷 입고 다니니깐 잘난 줄 아나 본데. 우리도 코를 납작하게 해주자고!”

 

워낙 이 동네는 외제 차도 많고, 사업으로 잘 나가는 사람들, 부모님이 잘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그냥 국산 차에 아들 2명이나 키우고 부모님 도움 받지 못하는 가족은 안쓰러워 보여서 그러나? 라는 생각이 들어 한마디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와이프는 그래도 우리가 자가에 들어와 있음에 감사해하자며 아직 크게 무시당하는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저를 오히려 안심시켰습니다.

 

자가에 살면 왜 좋은 것일까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자가인지 왜 궁금한 것일까요? 제가 오래전 글에도 쓴 적이 있었지만 다시 한번 나누었으면 해서 이렇게 오늘 주제로 가져와 봤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관계를 맺기 전에 이 사람과 오래 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왕 가까워질 것이면 오랫동안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죠. 이 마음은 순전히 나 자신을 위한 마음입니다. 내가 너에게 에너지 또는 돈을 투자하는데 나도 그만큼 받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함께 해야지 않겠어? 라는 마음이 있는 것이죠. 에너지와 돈까지는 아니더라도 떠날 사람에게 감정 소비를 하기 싫은 것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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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는 빌라와 아파트에 세 들어 살 때 어디에 사느냐? 자가냐?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무례한 질문을 할 수 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말 많이 받았던 질문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 들어 살 때는 종교적인 모임이 아닌 이상 같이 어울리던 사람이 ‘자가에 살지 않는’ 사람이 되더군요. 편 가르기 하는 듯하여 기분 나쁜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저는 제가 경험한 그대로 전하는 것이라 한 치의 거짓이 없는 경험적 사실입니다.

 

지금은 반대로 저희는 아파트 단지 내 자가에 살고 있다 보니 아이들 친구로 연결된 가족들이나 이리저리 엮어서 만나는 분들은 대부분이 자가에 살고 계신 분들입니다. 예전처럼 자가에 사느냐고 질문을 할 필요 없이 당연히 자가에 사는 사람들이며, 삶에서 주거가 아닌 다른 가치를 중심으로 옮긴 사람들이란 것이죠.

 

이렇게 자가에 산다는 것은 더 이상 이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착성 외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특히 말이죠. . 대출없이 현금으로 사서 들어왔든, 대출을 90% 끼고 들어와 살든 자가에 산다는 것만으로 이러한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내가 내 집에 산다면 누가 내가 대출을 끼고 샀는지 알 수 있을까요? 누가 무례하게 대출 얼마를 끼고 샀는지 물어볼까요?

 

물론 스토커처럼 너무나 궁금한 사람은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고 얼마의 대출을 끼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또한 대출의 시작가만 알 수 있지 얼마를 갚았는지는 알 수 없기에 이것 역시 미지의 영역이라는 것이죠. 내가 빚이 있든 없든 그 집이 내 집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단지의 사람들과 같은 동급의 ‘자가에 사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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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무 속물 같은 이야기를 한 것 같아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 중 기분이 나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자가보다는 전세/월세에 살면서 투자금을 모아 운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희 부부 역시 그랬었고요. 이러한 분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분들이 겪고 있고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이야기하며 서로 공감하고 더 나은 삶을 선택하는데 고민할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글을 써보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대등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이왕 살아가는 거 무시당하지 않는, 좀 더 좋은 곳에서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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