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3.05.05 11:00

재테크 에세이

[재태크 에세이] 엄마! 저는 새것이 좋아요!

 Summary

  • 헌 것보다는 당연히 새것이 좋다
  • 이제는 인프라도 새것을 선호한다
  • 사람들이 신도시를 선호하는 데는 이유가 다 있다

 

“제가 동탄2 신도시에 살다가 애들이 크면서 학원가 때문에 여기로 이사 왔거든요. 올해부터 아이들 학원을 분당 쪽으로 보내고 있는데 애들이 수업 중간에 화장실을 못 가고 있네요. 여자아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건물이 너무 낡았고 화장실은 음침하니 무서워서 그냥 참고 있다더라고요. 자기는 태어나서 이런 낡은 건물에서 공부하는 게 처음이라면서 다시 예전 동네로 가고 싶다고 하네요. 아파트만 신축 살면 되는 줄 알았더니 애들 다니는 학원 건물도 신경 써야 하는가 봐요.”

 

“지금이 가장 쌀 때예요. 나중에 건물 올라가기 시작하면 사고 싶어도 못 산답니다. 이 주변을 보세요. 전부 오래된 아파트밖에 없는데 이번 재건축으로 새 아파트는 이거 하나밖에 없는데 사람들이 몰릴 게 빤히 보이지 않나요? 기회 있을 때 빨리 사세요. 입금부터 해야지 아니면 주인이 말 바꾼다니깐요.”

 

아이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학부모들 모임들이 참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공식적인 학부모 모임이 없어 아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게 다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공개수업도 진행하고 반 모임도 추진하는 것 보니 예전보다 더 넓어진 정보의 장이 열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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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네에서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학원 이야기보다는 영어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입니다. 영어 유치원을 보내야 한다, 영어 리딩을 위해서 영어책을 많이 읽혀야 한다, 영어 노출을 위해서 엄마표 영어가 필요하다 등 거의 영어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영어 유치원을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동네 주변에서 사교육을 해결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부터는 이야기 주제가 달라집니다. 이제부터는 영어는 물론이고 수학도 해야 하고, 사고력도 키워야 하며, 다양한 취미생활도 익혀야 하므로 학원 종류도 다양해지고 학원이 위치한 지역 범위도 상당히 넓어지게 된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수지구청으로 학원 버스를 태워 보내기도 하며, 초등학교 고학년생들은 분당 쪽으로 부모님이 직접 라이딩을 하여 학원가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때부터 아이들이 접하는 환경이 급격하게 달라집니다. 수지에서 학원가로 유명한 수지구청 주변에는 큰 건물들이 많습니다. 골목 구석구석에 대형 학원 및 이름난 학원들이 즐비해 있고 각종 프렌차이즈 또는 가게들이 입정해 있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런데 여기 지역은 상권이 형성된 지 워낙 오래되어 건물들이 대부분 낙후되어 있습니다. 겉은 리모델링 되어 있을지 모르나 내부는 예전 그대로인 곳들이 많아 공용 시설들을 이용하기에는 아무래도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특히 신도시에 살다가 온 아이들에게는 더욱더 문화적 충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파트 정문만 나와도 신도시의 바둑판처럼 잘 짜인 상권이 펼쳐지고,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깨끗한 건물에 있는 학원에 다니다가 네온이 번쩍이고 따닥따닥 붙어 있는 낡고 어수선한 학원 건물을 경험하고는 어리둥절할 것입니다.

 

글 앞에 언급한 화장실 이야기도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학원을 이용하기 위해 이사를 왔고 덕분에 아이들은 유명하고 수준 높은 강사의 수업을 접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학원가 시설을 이용하기에 큰 고충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동안 아파트 신축 선호 현상이 강했습니다. 글 앞에 언급한 두 번째 대화에서 나온 것처럼 구시가지에 지어진 신축 아파트는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였습니다. 물론 헌 집보다는 당연히 새집이 좋은 게 당연하겠지만, 재건축이 어려워지고 기존 아파트들의 나이가 더 먹으면서 신축을 향한 열망이 더 강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구시가지에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가 대부분 대장 아파트가 되고, 신도시가 지어진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모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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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는 마냥 신축 아파트만 선호하다 보면 주변 인프라 사용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투자로 접근하기 위해 구시가지에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에 집중했었습니다. 동네에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의 경우는 기존에 살고 있던 주민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웬만한 수요는 내부에서 다 소화되기에 임대는 물론 가격 상승까지 쉽게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실입주를 위해 매수한다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새로 지어진 아파트의 겉과 속은 깨끗한 새것이겠지만, 정문만 벗어나도 주변은 구시가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내가 사는 곳은 새 아파트지만, 내가 이용하는 인프라는 기존 인프라와 달라진 게 없기 때문에 신도시 등 잘 닦여진 동네에서 살다가 온 외부인에게는 더욱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신축 아파트만이 아니라 주변 인프라까지 모든 것이 새것으로 둘러싸인 신도시를 선호하는 현상은 오랫동안 유지되지 않을까 합니다.

 

앞에 언급했던 학원가인 수지구청 또는 분당 지역은 오랜 역사가 있어 아직 건재하지만, 시간이 더 흘러 상권 및 건물의 노후화가 더 진행된다면 지금만큼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더 좋고 새것을 선호하는 우리 아이들(또는 부모들) 이용하는 건물들이기에 이 부분도 간과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주변에 있는 광교신도시의 상권이 더 발전하여 대형 학원들이 생기고 학원가가 형성된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기존 학원들이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유지/보수를 하므로 학원가 명성이 금방 바뀌고 하지 않겠지만, 새것을 선호하는 현상은 지금보다 더욱더 강해져 주거는 물론 생활 환경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하며 오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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