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KB부동산 전문위원

2023.04.29 11:00

투자

[투자] 거래절벽 속에서 아파트 갈아타기 잘하는 방법

Summary

  • 상급지보다 중‧하급지가 더 하락해 불리한 것은 사실
  • 다만 상급지 주변 신축 대단지는 관심 가져볼만
  • 거래부진 상황에서는 팔고 사는 게 안전

 

요즘처럼 부동산 시장이 불황일 때 사람들은 상급지로 갈아타는 것을 꿈꾼다. 갈아타기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보다 비싼 지역, 혹은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불황기에는 주거 프리미엄이 줄어든다. 흔히 말하는 블루칩과 비(非)블루칩과의 가격 차이가 감소한다는 얘기다. 과소비보다는 실속 소비를 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본다면 지금은 갈아타기를 시도하기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상급지보다는 중급지 혹은 하급지에서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상급지 갈아타기 만만치 않아

 

KB국민은행 표본조사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에 인천과 경기도 아파트값은 각각 6.5%, 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4.4% 하락했다. 그렇다면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기는 갈아타기는 괜찮을까? 올 1분기에 노원구와 강북구 아파트값은 각각 6.1%, 5.5% 하락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같은 기간 3.6%, 2.7%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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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도권과 강북의 낙폭이 큰 것은 20·30세대인 MZ세대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들 지역으로 몰려들어 가격이 부풀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2~3년간 주택시장 키워드는 ‘탈서울 내 집 마련’과 ‘비강남의 반란’이었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집값도 많이 오르면 많이 떨어지는 법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서울로 진입하거나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동하는 상급지 갈아타기는 실속이 없을 수 있다. 내 집은 싸게 팔고 남의 집은 비싸게 사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2012년 당시 집값이 하락할 때만 해도 상급지로 갈아타기 여건이 좋았다. 버블세븐(강남 3개 구, 분당, 용인, 평촌, 목동)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버블이 붕괴되었다. 이 여파로 강남과 비강남 간의 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 옮겨타기에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반대다. 수도권에서 서울로, 강북에서 강남으로 갈아타기가 무조건 금물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시세를 잘 봐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같은 동네에서 옮기는 것은 무난하다. 동일 지역에서 집값 흐름이 같았을 수 있으므로 갈아타기는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도 갈아타기를 잘하고 싶다면

 

서울이나 강남권으로 진입하고 싶다면 대단지 랜드마크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하락기에 랜드마크 아파트값이 더 많이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내 집을 싸게 팔고 다른 집을 싸게 사는 전략을 구사해도 무난하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랜드마크 대단지 아파트는 가격이 잘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품는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랜드마크 대단지 아파트는 시세 포착이 잘 되는 게 특징이다. 아무리 불황이라도 5,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는 한두 건은 거래가 이뤄질 것이다. 단순히 급매물이 아니라 급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질 것이다. 급급매물은 다른 매물에 영향을 줘서 호가를 떨어뜨린다. 급급매물이 급급매물을 부르는 꼴이다. 이러다 보니 대단지 랜드마크 아파트는 하락할 때는 생각보다 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홀로 아파트나 소규모 단지는 하락기에는 거래가 없으므로 시세 포착이 어렵다.

 

물론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면 대단지 랜드마크 아파트의 상승 폭이 클 것이다. 최근 강남권에서 잠실지역의 아파트값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5,000가구 이상의 대단지가 밀집해 있는 지역적 특성이 작용한 것 같다. 실거주 외에 갭투자 수요가 접근하기 어려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것도 급락의 또 다른 요인이다. 하지만 대단지의 시세 포착이라는 특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상급지로 갈아타기를 하려는 수요자들은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의 급매물을 골라보는 것도 좋다. 급매물은 시세보다 크게 싼 매물이므로 쏟아질 만큼 많지는 않다. 따라서 미리 여러 곳의 중개업소에 연락해서 급매물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고 부탁을 해놓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선매도 후매수 원칙’을 지켜라

 

지금처럼 거래절벽 상황에서는 새집을 먼저 사놓고 종전 집이 팔리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종전 집을 비워두는 것이 아니라 전세를 놓았다면 더 큰 골칫거리다. 주택가격이 하락할 때는 갭투자 수요가 적어 전세를 안고 있는 집은 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 팔기와 사기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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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오전 10시에 매도 계약금을 받았다면 당일 오후 4시 매수 계약금을 지급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집을 판 뒤 늦어도 열흘을 넘기지 않고 집을 다시 사는 게 좋다. 벽돌을 빼냈으면 더 늦기 전에 다시 끼워 넣는 것이다.

 

일이 꼬이면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새로 산 집을 다시 되팔아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올 수 있다. 특히 같은 아파트 내에서 옮기는 것은 그나마 낫지만, 환금성이 떨어지는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옮길 때는 ‘선매도 후매수 원칙’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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