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욱
2023.04.17 11:00
[정책] 자산으로서 부동산, 건설로서 부동산의 온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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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시장에 나타나는 변화는 온도 차이가 제법 느껴집니다. 먼저, 자산으로서의 주택시장은 ‘22.12월의 절망적 분위기를 뒤로하고, 여러 조치로 인해서 제법 하락세가 둔화되고 안정세로 진입하는 흐름입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유사한 발언을 했는데요. 그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는 어느 정도 완화됐다. 지난해 말, 집값이 급락하고 거래도 얼어붙었지만, 올해는 금리상승 폭이 둔화하고 규제 합리화 조치 영향으로 급매물 등이 소화되면서 급락세는 진정되고 거래량도 회복하는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주간 가격 동향은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가고 있지만, 월간 발표되는 실거래 지수에서는 상승반전을 기록 중이기 때문에, 이러한 발언은 꽤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택은 건설시장으로서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건설은 분양-착공-미분양 등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건설로서의 주택시장은 사실 상당한 위험으로 시장에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4/7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언론에 발표하였는데, 국내 35개 증권사의 부동산PF대출의 ‘22년 말 기준 연체율은 10.38%였습니다. 그는 올해 “부동산 PF문제가 없음이 확인되는 대형 증권사를 제외하면, 일부 중소형 증권사 연체율이 20%에 육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 증권사의 문제가 금융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당국의 관리가 긴요하다”고 발언했습니다.
한국은행도 3월 자료를 통해서 부동산 PF 노출도가 높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신용 및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되었다고 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비은행권들의 PF대출은 주로 브릿지론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브릿지론은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빌리는 돈으로, 시행사PF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비은행 등을 통해서 자금조달을 하고 토지를 매입한 시행사는, 건설사에 책임준공 확약을 받으면서 본PF 단계로 넘어갑니다. 본PF에서는 주로 은행권을 통해서 대출받은 후, 비은행 대출은 일시 상환하며, 분양수익을 통해서 본PF를 순차적으로 상환하는 구조입니다.
본PF단계의 위기는 미분양으로부터 옵니다. 그리고 공사가 점점 진행될수록 필요한 현금도 많아지므로, 준공이 임박해서 유동성 위기가 닥칩니다. 그 때문에 현재보다는 약 2년 후가 더 위험한 상태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브릿지론PF는 본PF로 가지 못한다면, 분양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하염없이 이자만 내다가 파산을 하게 되며, 한국은행 및 윤창현 의원은 이런 비은행 금융기관들의 위험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만은 생각이 다릅니다. 그는 미분양에 대해서는 “미분양 10만 가구까지 감안하고 있다(현재 7.5만 가구). 현재 미분양 수준과 구성을 고려할 때, 앞으로 미분양이 늘더라도 심각한 위기로 직결될 가능성은 적다는 의미”라고 발언하고, 악성 재고인 ‘준공 후 미분양’은 매우 적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즉, 미분양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 관계자 간의 인식이 다소 다르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부분을 들어보면 비은행 금융기관의 문제가 먼저 오고, 준공 후 미분양까지 문제가 되었을 때 건설사의 위기가 오게 되므로, 어쩌면 두 말이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은 PF에서 금융부처 정부 인사들은 시행사PF를 언급하고 있고, 국토부는 본PF를 언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PF의 상황이 다르기에 다른 언급이 나온 것이지만, 그러나 시행PF의 위기는 종국에는 본PF의 위기로 흘러갑니다. 그 때문에 올 하반기 비은행 기관의 시행PF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우려스럽습니다.
이런 국면 속에서 자산시장인 주택시장도 안정세로 진입하곤 있다고 하나, 확실한 회복세를 보이기란 어렵습니다. 결국 자산시장은 경기를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한쪽만 보시기보다는, 양쪽을 다 두루 살피는 혜안을 갖고 대응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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