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3.02.17 11:00

재테크 에세이

아들아, 아빠는 이만큼 세금 내는 사람이란다

Summary

  • 세금은 아깝지만, 또 필요한 것
  • 보유세를 내는 사람이 되자
  • 세금은 낸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것

 

"아니 집값이 올랐다고 그렇게 좋아하더니 나라에서 세금 좀 내라고 했다고 뭐가 그리 죽겠다고 난리인지 모르겠네요. 돈 번 만큼 내라고 하는 건데 기분 좋게 낼 수 없나요? "

 

"한동안 집값이 올라서 매년 내는 보유세도 부담되기도 하고 이 정도에서 수익 실현도 하고 싶어 매도를 계획하며 세금 컨설팅을 받아보니 진짜 헉! 소리가 나더라고요. 아무리 다주택자라고 하지만 집값이 오른 금액만큼 세금으로 나라에서 다 가져간다니요…이게 말이 됩니까? 그렇다고 안 팔고 계속 가지고 가자니 매년 내는 보유세도 만만치 않네요. 몇 년 보유하다 집값 오른 만큼을 세금으로 다 내게 생겼네요. 돈을 벌었으니 기분 좋게 내는 세금이 아니라 벌금을 내는 것 같아 기분 너무 좋지 않네요. 이러니 사람들이 나라 눈 피해서 편법을 쓰고 뒷거래를 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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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입니다. 국민이라면 당연히 납세의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야 나라도 먹고살기 때문이죠. 대한민국에 있는 정부는 우리 개인들과 같이 사업이나 근로를 통해 소득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국민이 내는 세금을 통해 각종 나라와 국민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각종 고지서가 날라왔습니다. 자동차세와 종부세를 내라고 아주 정확한 금액이 명기된 세금 고지서였습니다. 자동차세야 1년에 한 번 연납으로 납부하면 된다지만, 집에 대한 세금은 얼마 전에 재산세를 낸 것 같은데 또다시 종부세라는 다른 이름으로 세금 고지서가 또 날라 왔습니다.

 

임대사업을 와이프 명의로 대부분 진행하기 때문에 저의 명의로 나온 종부세는 일부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냥 내가 살고 있는 집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보통 사람들의 월급만큼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 사실 기분 좋은 일을 아닙니다. 집값이 올랐다고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게 없거든요. 내 월급이, 내 사업소득이 높아졌다면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주어 소고기를 한 번 더 사 먹고, 좋은 차를 바꾸고, 명품 쇼핑하러 다닐 텐데 말이죠.

 

그리고 집값이 한창 오를 때는 세금이 올라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세금보다 오른 집값이 훨씬 높아 나중에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집값이 오른 것이지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집값이 5억이 올랐다고 내 주머니에 5억이 들어 온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매년 나가는 보유세는 늘어날 것이고, 집을 팔고 난 뒤에 내야 하는 양도세를 생각한다면, 5억 원의 반, 아니 반도 안 되는 금액만 내 주머니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보유하고 있는 주택의 총자산 가격은 높을 수 있지만, 지금 내는 세금과 당장 매도했을 때 내야 하는 양도세를 모두 반영한다면 생각보다 자산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세금 전문가분들께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기 전부터 세금에 대해 철저한 공부를 하라고 조언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양도세는 어차피 부동산을 처분할 때 내는 세금이니 당장 매도 계획이 없다면 고려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거짓말을 보태서 양도세가 ‘0%’ 수준이 될 때까지 매도하지 않을 생각이거든요. 그렇다고 해도 보유세는 매년 내야 하니 이 부분은 고려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제가 낸 자동차세와 재산세/종부세 명세를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자동차세는 그리고 해가 넘어갈수록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감가상각이 반영되어 내는 세금으로 낮게 측정되는 것이겠죠(연도별 경감률). 하지만 재산세와 종부세는 해가 바뀔수록 쭉쭉 늘어나는 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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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간중간 정책이 변경되고 세율이 높아진 것도 있겠지만, 상세 내역을 보면 우리 세금을 측정하는 기준이 되는 과표가 점점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말은 즉, 우리 집값이 올라갔기 때문이겠죠.

 

국민차인 그랜저를 보유한 사람이 1년에 내는 자동차세는 보통 60만 원 전후 정도 된다고 합니다. 차값을 4천만 원으로 잡는다고 치면 1.5% 수준으로 매년 세금을 내는 겁니다. 하지만 주택 보유세의 경우 차 값의 10배가 넘는 5억 원의 집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를 내는 걸까요?

 

1주택의 경우는 종부세는 없고 재산세만 낼 것이기에 자동차세 수준 그 이하로 낼 것입니다. 차를 보유함으로 인해 내는 세금에 비해서는 어림도 안되는 금액이기도 합니다. 물론 주택 수가 많아진다면 세 부담이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지요.

 

얼마 전 한 커뮤니티에서 종부세 납부내역을 공개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남들이 한 해에 받는 연봉 수준의 돈을 한 해 종부세로 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보통 아깝다, 열받는다 등 정부를 욕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중에 이 글의 내용은 조금 달랐습니다. 나는 이만큼 종부세를 내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것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 감사한다는 자랑 아닌 자랑 글이었는데요. 글 밑으로 비난하는 글과 찬양하는 글들이 댓글이 엄청나게 달린 것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세금을 내보지 않은 절대 모르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요. 양도세든 보유세든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지만 낼 수 있는 세금입니다. 내 물건을 더 비싸게 팔아야 양도세를 내는 것이고, 내 자산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가야지만 종부세라는 부자세를 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금을 낼 자산도 없는 사람들이 세금을 내야 하는, 내는 사람들에게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은 정말 웃긴 행동이란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나라의 인프라는 돈을 번 사람들 손에서 나간 세금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저도 종부세를 인증한 저 사람만큼의 세금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그리고 저 정도 세금에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날 저녁 와이프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연말 연초에 내는 세금에 관해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여보,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우리 낸 세금이 얼만지 알아? 작년에 낸 세금도 어마어마했는데..올해는 그것보다 더 내겠지? 그래서 우리는 이만큼 세금을 낼 돈이 있다는 것, 즉 그만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어깨 펴고 살아보자. 아이들한테도 부모가 이런 사람이란 걸 잘 알려주자!”

 

홈노크 구독자 여러분들은 대부분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을 것입니다. 매년 나오는 세금으로 고민하시고 계실 텐데요. 보유한 자산 금액에 따라 세금의 크기가 다르겠지만, 세금을 내야 하는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한 번 더 자신감을 가지시고, 또한 그 세금을 낼 수 있음에 감사하는 나날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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