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3.01.27 11:00
인구감소와 학군지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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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는 아파트에 이사 온 이유가 바로 앞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내년에 딸아이 통학하기 너무 좋을 것 같아서인데.. 얼마전 알아보니깐 이번에 입학생으로는 반 하나도 차질 않아서 폐교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네. 여기 초등학교가 없어지면 우리 딸은 다른 지역의 초등학교로 가야 하는데 매번 라이딩을 어떻게 할지 진짜 걱정이야."
"첫째 입학할 때 반이 11반까지 있다고 해서 기겁을 했었는데 이번에 둘째 입학설명회 가보니 14반까지 있다고 하네요! 그것도 한 반에 30명씩 꽉꽉 채워서 그 정도라는데…교실이 모자라서 교장실을 반으로 줄이고, 실습실까지 교실로 변형했다고 하네요. 이 학교 선생님들은 월급을 더 받으시는지 궁금하네요;;;"
첫 번째 대화는 얼마 전에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 친구들과 만나 나눴던 이야기입니다. 다들 초등학교 아이들 두고 있는 학부모들이라 대화의 대부분이 교육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중에 부산 인구가 많이 빠져나가고 젊은 사람들이 없어서 학교를 새로 짓는 것은 물론 운영하는 학교도 폐교를 고민하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 대화는 제가 사는 동네인 수지의 학부모와 나눴던 이야기인데요. 앞선 부산 친구와의 대화에는 학생 수가 모자란 상황이었지만 여기서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서 어려움이 있다고 하니 한 번쯤은 깊게 고민할 부분이구나 싶었습니다.
요즘에는 부동산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경기침체와 금리상승을 많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쭉쭉 상승세로 가던 부동산 가격이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 난 뒤 인플레이션을 잡는다는 이유로 금리 만지작거리는 시점부터 부동산 분위기가 확 죽었으니 그렇게 말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은 늘 이야기하던 경기침체나 금리상승이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미시적인 부분 말고, 앞으로 큰 틀에서 어떠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고민해야 하는지 이야기 나눠 봤으면 합니다. 그중에서 인구감소가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지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오래전부터 전문가분들이 조사하고 분석해서 다양한 결론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론 또한 그들이 분석한 통계자료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기에 그 누구도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스스로 가설을 세워보고 거기에 맞는 스토리를 만들어 가상현실을 경험하고 대비해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구감소는 부동산 가격을 전반적으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동산 역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데 집을 소비해야 할 인구의 수가 줄어든다면 그만큼 수요가 적어지고 남아도는 집들이 많아지게 되고 공급 측면에서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 수요 < 공급 → 부동산 가격 하락”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부동산 시장을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킨 것으로 인구감소로인해 일어날 수 있는 결과 중 하나를 대변할 뿐입니다. 일반화의 오류라고도 할 수 있겠죠.
왜냐하면 인구수가 5천만 명에서 4천만 명으로 줄어들고, 노인 인구의 비중이 늘어난다고 해도 대한민국이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 서쪽과 동쪽, 도시와 시골, 서울과 경기도, 경상도와 전라도, 배드타운과 테크노밸리, 학군지와 비 학군지 등등 지금도 수많은 기준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흩어져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조금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구가 감소하게 될 때 위에서 언급된 기준 중에서 무엇이 더욱더 주목받게 될 것인지 말이죠.
저는 제목과 같이 인구감소에 따른 학군지에 대한 기준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생각해보았습니다. 글 처음에 나온 두 가지 대화에서 눈치를 채셨듯이 결론을 말하면, 학군지는 앞으로 더 주목받게 될 것입니다. 누군가는 앞으로 학군지의 중요성은 점점 낮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온라인 교육이 활발해지고, 교육이 평준화되면서 학군에 대한 열기는 식을 것이라 외칩니다.
하지만 저는 반대로 그럴수록 학군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전 글에도 말했지만, 학군지라는 것은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지역을 일컫는 것이 아닙니다. 그 지역의 부모들의 교육 질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만족시키기 위한 경제적 수준이 되느냐가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인구의 수가 감소한다고 내 자식의 교육과 삶의 질을 향한 욕망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인구수가 줄어드는 것과 크게 상관없이 특정한 지역은 계속해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것입니다. 일자리의 근방에 있고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신축들이 모여있는 신도시들이 대표적이겠지요. 지금 당장은 학군이 있다고 말하기 부끄러울지 몰라도 경제력이 있는 젊은 사람들이 모이고 그로 인해 많은 학생 수가 함께 공부하고 경쟁하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학군지로 도약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대신 오래되고 대체로 구축들이 모여있는 구시가지 비 학군지의 인구는 더욱더 줄어들게 될 것이고 처음에 언급한 대화와 같이 학교를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까지 되어 그곳은 더 이상 아이들을 교육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이렇게 조금씩 비 학군지는 사라지고 기존 학군지의 서열이 재배치되고 환경이 더 좋은 곳에서 자식을 키우고자 하는 욕망은 더욱더 가속화될 것입니다.
저 역시 넥스트 플랜에는 자녀 교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직 투자만 생각한다면 어느 지역이든 오를 곳을 매수하면 됩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이 살아야 하고 우리 자식이 자랄 곳이기에 위에서 말한 내용들은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교육의 질이 좋고 경제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어디일지 고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이미 학군이 형성되어 있는 곳은 가격 또한 높기 때문에 새롭게 탄생할 지역을 예측하여 선점한다면 교육과 삶, 그리고 투자 면에서 큰 이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직장을 위해 기러기 부부를 할지라도 자식 교육을 위해 그 지역을 떠나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은 시간이 지나 인구가 감소할지라도 변치 않을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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