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2.12.23 11:00
버티는 것이 정말 최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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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테크는 달리기와도 같습니다. 당신은 100m 달리기 경주에 참여하셨나요? 아님 45km 마라톤 경주에 참여하셨나요?”
예전부터 재테크를 달리기에 비교를 많이 했었습니다. 단기적 목표를 가지고 간다면 100m 달리기와 같이 짧은 시간에 바짝 성과를 내야 할 것이고,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재테크를 한다면 작은 성과들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 쌓아가는 게 필요할 것입니다.
앞에서 말한 달리기 두 종목은 근육의 단련하는 방법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구간이 매우 다를 것입니다. 단거리 달리기에서는 폭발적인 속도를 내기 위해 한 번에 에너지를 태울 방법과 근력 활용이 필요하며 초반부터 맨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장거리 달리기의 경우에는 초기의 성과는 아무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초반부터 선두 그룹에 진입했더라도, 45km 뒤에 있는 결승점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꼴찌와 같아할 테니깐요. 그래서인지 우리는 마라톤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운동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거리 달리기 경우에는 친구들과 재미 삼아서도 하고, 아이들과도 한 번씩 100m를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 내기도 합니다. 물론 선수들처럼 10초 안에 도달하지 못하지만 대부분 15-20초 안에 100m에 도달할 수 있고 이 정도는 참고 달릴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쯤 뛰어 볼 만할 것입니다.
하지만 마라톤의 경우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지는 않습니다. 친구들과도 '우리 마라톤 한번 할까'라고 편하게 이야기하지 않죠. 마라톤은 동호회에서나 하는 것쯤 생각하며 진입장벽이 높아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들은 마라톤을 100m 달리기보다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위에서 말했듯이 저는 경기에 참여했을 때 고통을 참아야 하는 시간의 양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00m 달리기의 경우는 20초만 참아내면 그래도 골라인에 도착할 수 있지만, 마라톤의 경우 수 시간 동안 사점을 수십 번 왔다 갔다가하며 오랜 기간 고통을 참아내야 하기에 시작하기 전부터 겁이 나고 엄두가 나질 않는 것이겠죠.
이러한 달리기 종목을 재테크 종목에 비유해 볼까요? 주식의 경우에는 단거리 달리기를 단타 및 트레이딩에 비할 수 있고, 마라톤은 우량주 투자 또는 가치 투자와 같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타로 주식 거래를 한다면 하루 몇 시간 몇 분 만에 성과를 내야 하기에 많은 돈이 시장에서 오가야 합니다. 그만큼 규모의 싸움이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에너지(돈)를 순간적으로 폭발시켜(거래하여) 더 좋은(많은) 에너지(돈)를 가져와야 하는 것이죠. 다만 이 경우 에너지가 폭발하여 그냥 사라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우량주 투자 및 가치 투자의 경우는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성과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이 오랫동안 묶여 있을 수 있으며, 성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고 중간마다 발생할 시세 변동에 그만 흔들려 포기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만큼 오랫동안 참아내는 에너지가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부동산 투자를 해오면서 많이 들어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에 자주 입에 오르는 말 입니다.
"부동산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체력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쉽게 생각하면 투자에서 가장 필요한 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같이 집값과 전셋값이 떨어지고 금리가 폭등할 때는 그것을 감당해 낼 수 있는 돈이 있어야겠죠. 물론 이 말도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야를 넓게 본다면 부동산 투자에서 필요한 것은 돈뿐만이 아닙니다. 심리, 즉 마인드가 받쳐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올라가는 금리를 막아낼 돈이 수중에 있더라도 떨어지는 집값과 사방에서 쏟아내는 부동산값 폭락 기사들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굳건한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부동산의 자산 가치에 대한 믿음일 수도 있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믿음일 수도 있습니다. 부동산은 결국 오른다는 상승론적인 믿음일 수도 있죠. 그래서 앞에서 말한 부동산 투자에서 승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체력, 바로 돈과 마인드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존버'만이 정답일 수 있는 걸까요? 여기서 말하는 존버는 무작정, 아무 생각 없이 자산의 가치가 오르기만을 끝까지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질이 나쁜 대출에 허덕이면서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라는 무지성 믿음이 시간이 갈수록 자신을 더 마르고 옥죄게 되는 것이죠.
투자의 세계에서 무작정 버티는 것이 정답이 아닙니다. '체력'이 충분할 때 버티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충분한 자본과 강력한 마인드가 준비되어 있다면 스스로가 정한 기한까지 버텨볼 수 있는 겁니다. 그렇지 않고 높아진 금리로 인해 자기 삶이 피폐해져 간다면 더 이상 버티는 것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이럴 때 우리는 손절이라는 단어를 떠올려야 합니다. 상황이 더 나빠지고, 더 이상의 기다림이 의미 없을 때 우리는 포기를 할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합니다.
유명한 구루인 세스 고딘의 책 "The dip"에서 이러한 상황에 대한 명언이 나옵니다.
" 잘못된 일은 포기하라"
" 제대로 된 일에는 끝까지 매달려라."
" 이것이 아니라면 버리고 다른 것을 선택할 배짱을 가져라."
" 포기를 알아야 세상 최고가 된다."
우리는 오랫동안 버티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일이 잘못되어 간다는 것을 인지하더라도 그동안 투자한 것이 아까워서, 그리고 패배자가 되는 것 같아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나가기도 합니다. 물론 상황이 반전되어 대박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잘못된 길로 빠지기 시작했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잘못된 일을 더 잘못되게 열심히 일하는 모양새가 될 뿐일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합니다. 자신의 기준으로 시장을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외부가 아닌 내부의 상황이 어떠한지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하시어 지금 내가 선택한 상황을 끝까지 버틸 것인지, 아니면 더 나은 기회를 위해 포기할 것인지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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