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

2022.12.23 11:00

투자

체면보다는 실속에 투자하라

Summary

  • 체면에 매이다 보면 내용보다는 형식을, 실력보다는 허세를, 실리보다는 명분을 지나치게 앞세우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 물론 부동산에 투자할 때도 마찬가지다.
  • 체면을 버리면 돈이 보인다. 부동산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체면 때문에 남들이 투자하기를 주저하는 경·공 매물이나 부실 채권(NPL)매물 혹은 대물변제 매물마저 꺼리지 않는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 가운데 ‘체면’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전통적으로 서양보다는 동양 사람들, 특히 한국인이나 중국인들이 즐겨 사용한다. 문제는 체면에 매이다 보면 내용보다는 형식을, 실력보다는 허세를, 실리보다는 명분을 지나치게 앞세우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부동산 투자 시에도 마찬가지다.

 

중국 최고의 정치가이자 개혁가로 손꼽히는 등소평은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으로 대변되는 실용주의 경제 노선을 채택해 중국이 오늘날과 같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데 초석을 다졌다고 한다. 등소평이 중국의 미래를 위해 지난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체면이라는 중국인의 고질병을 과감히 치유하고 경제성장이라는 실속을 챙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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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형 부동산 투자 덕분에 갑부로 거듭난 A씨(남/67세). 그가 지금껏 이어온 투자행태를 살펴보면 체면보다는 실속에 무게중심을 두는 부동산 투자법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알 수 있다. A씨는 지난 25년간 수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부동산에 투자해왔다. 그럼에도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성공을 이어갈 수 있었던 까닭은 전적으로 체면을 버리고 실속을 챙겨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A씨는 보통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독특한 투자관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한 줄로 표현하면 “체면을 버리면 돈이 보인다.” 로 말할 수 있다. 실제로 그는 부동산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체면 때문에 남들이 투자하기를 주저하는 경·공 매물이나 부실 채권(NPL)매물 혹은 대물변제 매물마저 꺼리지 않았다. 좀 더 상세히 살펴보자.

 

A씨의 첫 번째 투자 대상은 대물변제용 매물로 나온 오피스텔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어느 국제봉사단체 모임의 열성 멤버였던 그는 같은 회원이면서 동갑내기였었던 전기 설비공사업자 B씨와 유난히 돈독한 관계로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IMF 외환위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자연스레 멀어지게 된다. 특히 하청 전문 전기설비공사업체를 경영하고 있었던 B씨로서는 급작스러운 IMF 외환위기는 치명적이었다.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원청업체인 시공사들이 줄도산하자 하도급 공사대금을 받을 길이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어느 날, A씨는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B씨로부터 공사대금 대신 확보해둔 인천시 소재 대물변제용 오피스텔 24채를 분양가의 60% 수준(채당 3,000만 원 선)에서 매입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잠시 고민했지만, 시장조사를 해본 후 투자를 결정한 A씨. 당시 해당 오피스텔 1채의 분양가는 5,000만 원 선이었고, 거래는 드물었지만 매물로 나온 물건의 시세가 4,000만 원에서 4,300만 원 수준이었기에 채당 최소 1,000만 원에서 최대 1,300만 원의 투자 순익을 바라볼 수 있었다.

 

또 설령 경기 불황 여파로 거래가 활발치 않아 조기에 매도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인천시청을 배후지로 도보 5분 거리 내의 초역세권에 자리 잡은 만큼 임대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됐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 비록 개별부동산의 규모가 작았고, 대물변제용이라 제 3자가 바라보는 시선도 다소 곱지 않았지만,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나온 매물이었기에 체면보다는 실속을 챙기기로 결심한 A씨.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IMF 외환위기가 끝나고 빠르게 경기가 회복되면서 한동안 분양가 밑으로 추락했던 오피스텔 가격도 분양가 이상으로 상승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수년 뒤 A씨는 매입한 오피스텔 24채 모두를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해 큰 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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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씨가 즐겨 찾는 또 다른 투자 대상 중 하나로 법원경매 물건이 있다. 사실 그가 법원경매를 통한 부동산 매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11년 12월경 고등학교 송년 모임에서 후배이자 경매 상담업자 C씨를 만나게 되면서였다. 그 당시 A씨는 가까운 시일 내 치러질 장남의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함께 거주할 고급 단독주택을 찾던 중이었다.

 

하지만 서울 성북동에 소재한 대지면적 660㎡ 수준의 2층짜리 단독주택이어야 하며, 가급적 남향에 폭 6M 이상의 도로에 접해있어야 하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던 까닭에 가격을 떠나 이런 조건을 갖춘 매물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후배 C씨로부터 때마침 법원경매시장에 그간 찾고 있던 매물이 나왔으니 한번 입찰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받게 됐다. 제안받은 매각 물건은 대지면적 638㎡에 2층 단독주택으로 최초감정가 28억 원에 나온 후 1회 유찰돼 2회 입찰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양호한 매물이었음에도 쉽사리 주인을 찾지 못한 이유는 낙찰금 외 인수해야 할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3억 원 내외)이 기재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세히 조사해보니 주거용부동산 경매의 경우 선순위 임차인이 소유자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일 경우 위장임차인으로 판명되면 낙찰자에게 전가되지 않고, 또 설령 인수해야 할 보증금으로 판명될지라도 이를 입찰 금액에 충분히 반영시켜 낙찰받으면 자연히 해결될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엉뚱한 데서 나타났다. A씨의 지인들은 물론, 가족들조차 “신혼집을 경매로 사는 게 말이 되느냐?”, “경매로 남의 집을 뺏는 게 사람이 할 짓이냐?”는 등 체면을 의식한 걱정스러운 조언을 쏟아낸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원하던 부동산을 시세보다 값싸게 매입할 수 있다면 체면보다는 실속을 챙기기로 했다. 결국 A씨는 시세(35억 원)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23억 원, 시세의 65.7% 수준)에 낙찰받음으로써 체면보다는 실속에 투자했다. 투자할 때부터 이미 큰 차익을 남긴 A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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