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2.12.02 11:00

재테크 에세이

미니멀리즘과 대형평수

Summary

  • 홍사장이 생각하는 미니멀리즘과 공간 활용
  • 시대에 따라 국민이 원하는 평형은 다를 수 있다
  • 대형 평수는 가치가 있을까?

 

”쓸모없는 물건들이 차지하는 공간들을 위해 여러분들은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나요? 옷가지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드레스룸을 보세요. 우리가 그토록 돈을 벌고 모아 산 아파트인데 드레스룸, 그리고 사용하지도 않는 물건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얼마나 될까요? 집이 좁다고 불평하지 말고, 집을 넓혀 간다고 고생하지 말고! 먼저 집 안부터 정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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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버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한동안 미니멀리즘에 미쳐 살아갈 때 블로그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설교했던 내용입니다. 그 당시 우리 가족은 20평도 되지 않는 방 2칸짜리 빌라에 살면서도 아이들이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정도로 짐을 줄이고 줄였습니다. 지금 당장은 자산을 더 사들이기 위해 다른 것에 소비를 줄였습니다. 그러면서 현재는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기 위해 주변에 좋아하는 것만 채우고 필요 없는 것들은 다 비우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랬더니 위에서 말한 작은 빌라에서도 4명의 가족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발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보통의 크기의 공간에서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이 보통이란 말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보통의 공간을 ‘국평’(국민 평수)이라 부르며 34평형(84m2)을 대표로 꼽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앞에서 20평도 되지 않은 공간에 4명의 가족이 살아간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자신들의 기준으로 4명이 사용할 짐들을 구겨 놓았을 때 도저히 사람이 살아갈 공간이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우리 가족은 34평에서 17평까지 짐을 줄이고 살아 봤기 때문에 집이 작아서 못 살겠다는 말은 그냥 투정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니멀리즘을 제대로만 실천한다면 남들이 34평형 아파트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공간만큼 충분히 뽑아낼 수 있으니깐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순간 현실 자각 시간을 맞게 됩니다. 좁은 집에서 속세(?)와 단절된 생활을 하면서 나름 만족한 삶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거기 한 가족의 삶을 보고는 지금 나의 모습이 한없이 초라해 보였습니다.

 

중년의 부부 중 아내가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고, 남편은 아직 큰 관심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리하여 큰 방 한 개에는 남편의 옷으로 가득 차 있었고 거실에는 큰 TV와 거실 장, 탁자 소파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송상에서는 여백의 미가 잘 표현되었고 정말 미니멀리즘은 실천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 가족은 TV도 없었으며, 소파도 탁자도 밥솥도 없는 등 더 적은 물건으로 살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 순간 저는 뒤통수를 얻어맞는 듯한 무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같은 짐을 가지고 있어서도 아니, 더 많은 짐을 가지고 있어도 더 넓은 곳에서 살면 더 많은 공간을 더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구나..”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였지만, 저는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에 너무 좁게 집중한 나머지 작은 공간에서 작은 공간을 더 발굴해내는 것에 짜릿함을 느꼈지, 더 큰 공간을 가지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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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미니멀리즘이 아닙니다. 짐을 줄이고 집 평수를 줄이고 줄여서 투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제대로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제가 미니멀리즘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공간에 대한 인식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자 한 것입니다.

 

지금은 34평형의 아파트가 국평으로 불리고 있지만, 예전에는 24평형의 아파트가 더욱 귀할 때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아파트 청약 시 34평형의 미달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에 20평대 아파트를 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평수가 달랐기에 아파트 분양 시 기호에 맞는 평수를 공급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지역 신도시에 가보면 큰 평수가 없는 반면, 다른 지역 신도시에는 큰 평형 위주로 지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투자하고 살아가고 있는 아파트의 크기는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제가 결혼하기 전에는 작은 평수가 유행했고 제가 결혼하고 난 뒤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은 시기부터는 34평, 즉 국평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이것을 보면 제가 위치한 세대, ECO 세대의 경제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 아파트 매매 시장의 주요 고객이 된 이후 성향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보통의 ECO 세대들이 부모님과 같이 살아온 공간은 지금과 같은 국평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작은 공간에서 가족들이 어울려 살다 보니 그냥 지나가기만 해도 서로 어깨가 부딪히고, 사생활이 보호받지 못하는 기억들은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살아온 환경을 다음 세대, 즉 자식들에게는 넘겨주지 않기 위해 더욱더 큰 평수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요? 사실 저희 부부가 위와 같은 경험으로 인해 더욱더 큰 평수, 즉 국평에 만족하지 못하고 40평대 50평대의 더 입지가 좋은 아파트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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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창 아파트 투자를 할 시기에는 작은 평수가 더 인기가 많았습니다. 대형평수 아파트는 환금성이 좋지 않고 앞으로 1인 가구 및 자식을 낳지 않는 세대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24평에 방 3칸, 화장실 2개 그리고 4베이를 뽑아내는 기술의 발전도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예측과 달리 24평은 신혼부부가 시작하기 좋은 조건일 뿐 위에서 말한 ECO 세대인 우리 세대가 경제력이 갖추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더 큰 평수로 인기가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2년이 넘게 코로나로 강제 감금 생활을 하면서 집 구조의 중요성이 대두되었으며 40평대 50평대 대형평수가 더욱더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전반적인 하락장으로 인해 아파트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대형 평수의 경우 경제침체 및 높은 가격으로 인해 매수 부담이 있어 거래마저 없기에 그 하락의 폭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아파트는 대형 평수는 환금성이 떨어지고 투자로서 가치가 없는 것일까요? 앞으로 다가올 기회의 땅에서는 대형 평수 투자는 제외하는 것이 맞을까요?

 

위 질문에 대해서 정답을 이야기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신이 아닌 이상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습니다. 오늘 제가 언급했듯이 앞으로도 대형평수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아파트가 공급된다면 건설사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분양 효율을 올리기 위해 작은 평수 위주로 공급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경제는 분명히 사이클에 따라 회복을 할 것이기에 그때가 되어 사람들이 작은 평수에서 대형평수로 넘어가려고 할 때는 이미 작은 평수 위주로 공급하였기에 대형 평수 아파트의 공급이 부족하겠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되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당연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끝으로 저의 의견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가 접근한 사고방식에서 누군가는 오류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해석으로 다시 풀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 나눈 이야기가 여러분들이 시장을 바라보고 예측을 이렇게 하는 사람도 있다고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할 기회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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