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2.11.04 11:00

재테크 에세이

인테리어는 투자일까?

Summary

  • 인테리어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
  • 인테리어를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 인테리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지식백과에서 인테리어의 정의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풀이되어 있습니다.

 

  • 인테리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위한 실내 마감재나 조명기구, 가구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의 총칭.

 

우리에게 인테리어는 살아가는 주택 공간을 내 입맛에 맞게 꾸미는 것 정도로 해석하면 잘 와 닿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일상에서 인테리어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거나 살던 집이 너무 노후되어 리모델링 개념으로 진행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는 인테리어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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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이 이사하여 집들이 겸 방문을 하였습니다. 준공된 지 14년 된 50평 아파트였지만 내부는 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해 새집보다 더 새집같은 집이었습니다. 화이트 톤에 미니멀한 가구 배치 및 주부들의 로망인 뻥 뚫린 유럽식 주방 디자인 등을 둘러보며 저희 부부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지인을 부러워했습니다. 화룡점정으로 화장실을 구경하는데 5성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당장이라도 샤워를 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 일으켰지만, 실례가 될까 간신히 참았습니다. 

 

신축 아파트의 기성 인테리어에 만족하고 살던 저희 부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사실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올 때는 지상으로 다니는 차들과 노후한 시설들에 확실히 구축이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현관문을 여는 순간 완전히 다른 공간을 경험하게 된 것이죠. 문을 들어서는 순간 보이는 모든 것들이 '이 집은 내가 좀 신경썼어' 라며 뽐을 내는 것 같았고 방문한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지인은 50평 구축 아파트를 9억에 매수하고 약 한 달간의 시간을 들여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전에 살던 34평 아파트는 하나하나 직접 사람을 불러서 인테리어를 해봤는데 너무 힘들어서 이번에는 업체를 끼고 모두 다 맡겼다고 하더군요. 최근 들어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너무 올라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인테리어 비용이 만만치 않아 보였습니다. 걱정과 달리 지인은 아시는 분을 통해 인테리어를 진행했고 새로운 가구와 가전을 다 들이는 비용을 포함해서 약 1억 원 정도 들었다고 했습니다. 인테리어에 대한 경험을 별로 없지만, 이정도 수준이면 지불할 만한 비용이겠다 싶었네요.

 

오늘은 멋진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 즉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인테리어에 대한 가성비를 따져 봤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바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꽤 큰 단위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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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앞에 언급한 지인의 예를 들어보면 9억 원에 아파트를 매수하고 인테리어 비용이 1억 원 추가되었으니 총 10억 원이 투입되었습니다.(부대 비용 및 세금 제외) 바로 옆집에 다른 가족이 입주하면서 별도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다면 9억 원의 매수 비용만 들었을 것 입니다. 여기서 1억 원이라는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 차이점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집을 매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사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오랫동안 머물 집을 마련한 사람, 더 좋은 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현재 수준에 맞는 주택을 매수하여 일정기간 동안만 머물고자 한 사람, 전세 또는 월세를 주며 투자 개념으로 집을 매수한 사람 등 다양한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들에게 인테리어는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까요?  

 

평생을 세입자로 살아오다가 열심히 모은 돈으로 드디어 자가를 마련하게 된 A씨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돈이 부족하여 신축 아파트를 마련하지 못했지만, 옆 단지에 20년 된 구축 아파트를 대출을 포함하여 5억 원에 매수하였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지만 6억 원이나 하는 신축 아파트 대비 1억 원이나 저렴하니 선택의 대안이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A씨는 고민하게 됩니다. 20년이라는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아파트 내부는 볼품없이 낡아 있었고 수리할 곳도 수없이 많았습니다. 수리 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이참에 내가 정말 살고 싶은 구조와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해보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리저리 수소문하여 자신이 원하는 인테리어에 대한 견적가는 약 1억 원이었습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를 6억 원에 살 수 있는데 구축아파트를 5억 원에 인테리어 비용 1억 원을 합해 6억 원에 매수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집을 팔 것도 아니기에 집값은 의미가 없고, 오래오래 살아갈 집이기에 내가 원하는 공간을 꾸며보고 싶은 욕망이 더 컸기에 1억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인테리어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인테리어를 진행한 A씨를 두 가지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만족의 관점, 두 번째는 투자의 관점입니다. 만족의 관점에서는 A씨가 선택한 인테리어는 매우 훌륭한 방법입니다. 매일 가족과 생활하는 공간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꾸미는 것은 인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 중에서도 상위권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생 세입자로 살면서 못 한번 제대로 박지 못하고 정해진 틀에서만 살아왔던 과거를 청산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주는 큰 선물로 본다면 아주 의미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투자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가성비는 썩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먼저 같은 6억 원이면 20년 된 아파트보다 갓 지어진 신축아파트가 투자관점에서 무조건 유리할 것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집값 상승의 기울기에도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축에 투입되었던 1억 원이라는 인테리어 비용은 다시 회수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방 외딴곳에 위치한 한 아파트를 매수하여 으리으리하게 인테리어를 한다고 해서 그 가치가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인테리어는 생각보다 감가가 크기 때문에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 그 비용을 매수자에게 받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미 세팅된 인테리어 비용을 지불하기보다 자신이 매수하고 추가 비용을 주고 인테리어를 하는 게 훨씬 낫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기존 인테리어는 자신의 기호에 맞게 세팅된 것이 아니기에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 그 집을 매수한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은 집이 더 메리트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A씨가 지불한 인테리어 비용은 만족을 위한 '소비'라고 봐야지,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투자로 집을 매수한 집주인은 세입자를 받을 때 수리한다고 하지 인테리어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를 만족시켜주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닌, 세입자가 적당히 살 수 있는 공간으로 수리를 하는 것이죠. 

 

투자 측면에서 인테리어의 가성비가 좋지 않다라고 생각한 것이지, 인테리어 자체의 순기능을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사는 공간, 우리 가족과 매일 함께 먹고 자고 지낼 곳이 쾌적하고 아름다운 내 성향에 딱 맞는 디자인을 인테리어 되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호캉스를 별도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가지 않고 집에서 매일 즐기는 호캉스는 나름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갈 방법인 듯합니다. 또한 인테리어를 통해 내 물건을 더 이쁘게 만들어 보인다면 남들에게 어필이 되고 잘 팔릴 수 있습니다. 잘 팔리기 위한 투자이지 더 받기 위한 투자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부부도 지인의 집을 방문 후에 고민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마침 우리가 사는 아파트도 입주 3년 정도가 되니 조금씩 사용감이 보이기 시작하고, 규격화된 인테리어에 답답하고 질린 감이 없지 않아 싹 뜯어고칠까 생각하고 있을 때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그냥 조금 더 살아보자 였습니다. 아직 신축으로 들어와서 기존 인테리어의 감가도 남아있을 것이고, 굳이 이곳에서 오래 살 것이 아닌데 큰돈 들여 내부를 이쁘게 꾸며 봤자 나중에 매수자에게 얼마나 더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면서 불편한 부분만 수리하고 소소하게 꾸미는 재미만 느끼며 버텨보자고 하며 인테리어에 대한 욕망?은 일단락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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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매수하기 위해 임장을 다니다 보면 인테리어가 잘되어 있는 집을 보고 혹할 때가 있습니다. 잘 꾸며진 내부를 보는 순간 생각은 정지되고 '이 집 참 좋다!" 라는 감정이 막 몰려오게 되는 거죠. 이때 똑바로 정신 차리지 않으면 그 부동산의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것에 홀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면 특히 주택에 투자한다는 사람이면 인테리어를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볼지 기준을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부동산 투자를 하면서 인테리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요? 오늘 한번 스스로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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