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욱
2022.10.31 11:00
2008년을 닮아가는 부동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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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자금조달을 주선 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들 중에서, 이미 부실 사업장이 된 규모가 1조 원을 넘는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시행자)는 최초의 사업단계에서 토지구입 등의 사업비 조달을 목적으로 자금을 빌리게 되는데,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고 주로 저축은행이나 증권사 등으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빌리게 됩니다. 증권사 등은 이 초기 단계의 사업을 키워서, 나중에 본 사업을 하게 되면, 그때 주로 은행권으로 넘기면서 본 PF대출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주선 수수료나 대출이자 등의 수익을 올리게 됩니다. 그러니 초기 단계에서는 증권사나 저축은행의 개입이 많은 것이 주택공급 사업의 원리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저축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초기 단계 작업을 수행한 많은 사업장이 미분양 리스크에 놓이면서, 본 PF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초기 단계에서 무산되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한국투자증권이 3,300원 한도로 PF대출 약정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하던 화성 장안지구(화성 반도유보라 아이비 시티 아파트)의 경우, 1,595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되는 사업인데, 미분양 등 우려로 공급계획이 취소되고 6월에 공매에 넘겼지만 네 차례 유찰에도 새로운 토지주인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즉, 요즘 같은 분양 경기에 미분양이 우려되어 토지도 팔리지 않는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저축은행 등이 요구하는 자금조달 비용은 10~15%가 넘어가고 있고, 이런 이자 비용을 내면서 사업을 추진할 주체가 마땅히 없어지면서, 많은 시행 주체들이 종전에 받아놓은 초기 단계 대출을 롤오버 하지 못하고 사업이 와해되는 경우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새로운 사업장들이 나오지 못하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현재 주택이나 일반건축물 등을 공급하는 시행사들은, 높아진 금리로 인해서 자금조달의 압박을 엄청나게 느끼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올해 신규 착공이 20% 이상 감소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시행사가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하려고 했던 사업장들이 부동산 빙하기를 만나면서 후속으로 대출 등을 받지 못해서 보유 중인 부동산을 반대로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입니다. 처분 과정 역시 인기가 없으므로, 헐값 처분을 해야 하는데요,
이런 PF 시장의 경색이 일어나는 이유는 분양이 잘 안되기 때문이며, 분양이 잘 안되는 이유는 분양가가 높거나, 수요가 위축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미분양이 7만 호에서 2009년에 최대 16만 호까지 올라갔던 상황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국토부의 미분양 집계는 올 9월 기준 총 3.3만 호의 미분양으로 그때와 비교하면 굉장히 여유로운 것은 맞지만, 미분양은 2021년 11월의 1.4만 호를 기점으로 바닥을 찍고 반등해서, 이후 지속해서 증가한 것입니다. 최근 미분양에 대한 전망은 ‘22년 말 기준 4~5만 호 레벨을 예상하는데, 이는 주택시장 침체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인 270만 호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물론 현재는 공급보다 수요의 문제가 더욱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택공급이 이뤄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에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되겠죠. 때문에 정부의 개입도 예상이 되는 상황인데요, 미분양 리스크가 점점 커지는 주택시장, 정부는 어떤 개입을 할지, 개입으로 달라질지,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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