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

2022.10.25 11:00

투자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역전세난과 전세 사기 주의보

Summary

  • 최근 주택시장 침체와 맞물려 전국 곳곳에서 역전세난과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바, 세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역전세난은 전세 만기가 돌아왔음에도 집값 하락 여파로 세입자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주택시장이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입주 물량이 쏟아질 때 집중적으로 부각된다. 현행제도 아래에서 세입자가 역전세난에 대처해 전세보증금을 보호받을 방법으로는 사전적 예방 차원에서 전세권설정 등기, 확정일자,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등이 있고, 사후적 관리 차원에서 임차권등기명령제도를 이용하는 방안이 있다.
  • 전세 사기의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전세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월세로 계약된 사례, 예고된 깡통주택에 전세로 들어가는 사례, 집주인의 배 째라 사례가 있다.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고질적이던 전세난(전세 물량 부족 현상)이 아닌 역전세난(전세 물량 과다현상)으로 시끌벅적하다. 주택시장 침체가 직격탄이 된 것이다. 돌이켜보건대 지난 수년간 대한민국은 서울 ․ 수도권은 물론 지방권까지 지역구분 없이 아파트값 급등과 이에 따른 전세난으로 힘겨워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올 2월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신3고(고물가 ․ 고환율 ․ 고금리)가 엄습하면서 부동산시장이 하락세로 급변한 것이다.

 

특히 고금리는 대출을 통한 부동산 거래가 대중화된 현실을 감안할 때 부동산시장에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강력한 위협요인으로 자리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서울 및 수도권, 지방권 구분 없이 매매가, 전세가 모두 하락 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아파트값 급등으로 고심했던 정부입장에서 보면 골칫거리가 저절로 해결된 셈이다. 그런데 엉뚱한 데서 새로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역전세난과 전세 사기가 불청객으로 등장한 것이다. 만일 세입자라면 각별한 주의와 대응 방안을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역전세난]

 

역전세난은 전세난과 함께 주택시장의 생애주기(활황기와 침체기의 순환 형태)에 따라 반복되곤 해왔다. 역전세난은 전세 만기가 돌아왔음에도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기존의 전세금 수준에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주택시장이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입주 물량이 쏟아질 때 집중적으로 부각된다. 한편 적지 않은 사람들은 전셋값을 등에 업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가 작금의 역전세난을 확산시킨 주범이라고 말한다. 역전세난과 관련하여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근래 들어 지속적인 금리인상 여파로 고금리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전세 매물보다는 월세 매물을 선호한다는 사실이다. 고금리 여파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세자금 대출 시 이미 연이율이 최고 6%를 넘어선 작금의 현실 속에서 차라리 월세를 내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확산한 탓이다.

 

문제는 역전세난의 가장 큰 피해자가 집주인도 갭투자자도 아닌 선의의 세입자라는 데 있다. 참고로 현행제도 하에서 세입자가 역전세난에 대처해 전세보증금을 보호받을 방법이 있는데, 사전적 예방 차원에서 전세권설정 등기, 확정일자,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등이 있고, 사후적 관리 차원에서 임차권등기명령제도를 이용하는 방안이 있다. 전세권설정 등기 또는 확정일자, 임차권등기명령 등을 통해 확보된 우선변제권에 기인해 전세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법적 회수 절차, 즉 법원 경매 절차를 거쳐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세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관련하여 최근 정부는 세입자가 사는 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갔을 때 해당 주택에 부과된 국세(종합부동산세, 상속세, 증여세)보다 전세금을 먼저 받을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한편 세입자가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전세 계약 종료 시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보증기관을 통해 전세금을 손쉽게 되찾을 수 있다. 별도의 법적 회수 절차 없이 보험금만 청구만 하면 된다. 최근 역전세난이 부각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건수 역시 급증했고, 신규 가입금액 역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이 역전세난의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가입조건이 조금 까다롭다는 점은 아쉽다. 임대인 동의요건을 없애는 등 예전보다 가입조건을 완화했다고는 하지만 전세 계약기간이 1년 이상 남아있어야 하고, 가입 대상 주택 유형, 선순위채권규모에 따라 제약이 따르고 보증 한도도 달라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전세 사기]

 

최근 주택시장 침체 및 역전세난과 맞물려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낭패를 보고 있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관련하여 대표적인 전세 사기 사례를 알아보고 이에 대한 사전예방책 및 사후 대응 방안을 살펴보자.

 

첫째, 전세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월세로 계약된 사례다. 해당 물건을 다루는 부동산 중개인이나 관리인에 의한 이중계약 형태가 전형적이다. 주로 전세매물이 귀한 도심지 소형아파트나 오피스텔, 원룸주택에서 발생하며, 실상은 전세임에도 매물을 소개한 중개인이나 관리인이 집주인에게는 월세로 속여 계약서를 작성한 후 보증금 차액을 챙기는 수법이다. 이 경우는 사후 대응 방안보다는 사전예방책이 중요하다. 반드시 부동산 소유자인 집주인과 직접 만나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 중도금 ․ 잔금 등 일체의 돈거래 역시 등기부등본상의 실소유자 통장으로만 진행해야 한다.

 

둘째, 예고된 깡통주택에 전세로 들어가는 사례다. 보통 건축업자들이 분양이 잘 안되는 신축 빌라를 처분할 때 사용하는 방법인데, 비싼 전셋값으로 세입자를 들인 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신축 빌라의 경우 거래사례가 전무해 제대로 된 시세를 알 수 없어 감정평가액이 부풀려지기 쉽다는 점이다. 사실상 깡통주택으로 예고된 셈이다. 만일 전세 계약 만료 시점에 다른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초기 전세금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돼 세입자를 못 구할 경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사전예방책으로는 전세 시세를 알기 어려운 매물은 가급적 피하되 부득이 입주를 원한다면 반드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셋째, 집주인의 배 째라 사례다. 자의든 타의든 돌려줄 보증금이 없으니 맘대로 하라는 집주인을 만났을 때 생기는 일이다. 입주 물량급증, 건물 노후화, 시세보다 비싼 전세금, 유해시설 입지 등으로 마땅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지만, 여하튼 만기가 됐음에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집주인이라면 이 역시 넓은 의미에서 전세 사기로 볼 수 있다. 이때 세입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전세 보증금반환’에 관한 내용증명을 보내는 일이다. 그럼에도 집주인의 반응이 없다면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직접 다른 세입자를 찾아 그 세입자에게 임차권을 양도하고 전세보증금을 받아 가는 것이다. 또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의 효력을 유지할 목적으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고 확인 후 이사 가는 것과 최후의 수단이지만 ‘전세보증금 반환소송’을 진행해 받아내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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