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2.10.11 11:00

재테크 에세이

상급지로 갈 수 있어야 한다

Summary

  • 자신에게 상급지는 무엇인가?
  • 지역 간 가격 차이가 좁혀질 때가 물물교환의 찬스
  • 하락장에도 기회는 있다.

 

"결혼할 때만 해도 20년 열심히 일하고 모으면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이사 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죽어서도 저곳에 갈 수 있을까 하는 허탈감에 매일 우울하네요..."

 

"남들 먹을 때 안 먹고, 남들 여행 갈 때 집콕하며 열심히 모은 돈으로 아파트 투자를 했습니다. 더 이상 아끼고 살기 싫어 이제는 좀 상급지로 가볼까 했더니 이사를 하지 말라는 건가요? 살던 집 팔 때도 세금 왕창 뜯어가고 새집 살 때도 취득세 덤터기 씌우고... 와 이제 다주택자들은 주거 이전의 자유도 없는 건가요?"

 

21년도까지 전국의 아파트 시장이 과열되어 마치 '불장'을 연상케 하였습니다. 가격 상승에 다양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조급함이 매수자들의 심리를 압박하면서 비정상적인 거래와 웃돈이 난무한 부분이 크지 않았나 싶네요. 실제로 서울 상급지와 경기도 중급지와의 아파트 가격차이가 크게 좁혀졌으며, 서울 어느 지역 아파트는 경기도 외곽지역의 신축 아파트보다 가격이 낮아지는 현상도 발생하였습니다. 내 집값이 올라서 당장은 기분 좋았지만, 막상 이사하려고 하니 상급지는커녕 집을 팔고 세금을 내고 나면 더 하급지로 가야 할 상황이 된다는 겁니다.

 

한동안 아파트 가격이 우후죽순으로 오르면서 지역마다 가격 차이가 일시적으로 좁아지다 보니, 조만간 상급지 기준이 달라지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파트의 가격이 비싼 이유는 그만큼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이 높아도 수요가 많기 때문에 꾸준히 거래되는 것이고, 다른 곳보다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더 많다는 거겠죠. 과거에는 경기도 내에서 10억이 넘는 아파트는 몇몇 지역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부동산 시장에 불장이 한번 오고 나니 수도권 내 웬만한 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10억대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똑똑한 사람들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았을 겁니다. 변하지 않는 상급지 기준을 적용하여 일시적으로 상급지와 중급지의 가격이 비슷해졌을 때 갈아타기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과거에는 서울아파트 10억, 경기도 아파트 5억이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경기도 아파트가 불장을 맞이하면서 비정상적인 가격상승으로 8-9억 원까지 올랐을 때 서울 아파트는 많은 거래가 없어 상승의 속도가 늦어 11억 원에 그쳤다고 하면 이때가 바로 물물교환, 갈아타기를 할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까 합니다.

 

정상적인 시장이었다면 경기도 아파트가 8억 원으로 시세가 측정된다면 서울아파트는 15억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장과 같은 비정상적인 시장에서는 이러한 가격의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현상이 정말 20년 21년도 발생하였고요.

 

오늘은 상급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으면 합니다. 우리가 사는 동네, 지역, 나라에 상급지라는 개념은 왜 있는 것일까요? 아파트 가격이 높으면 상급지일까요? 주변 학군이 좋으면 상급지가 되는 걸까요? 아님 회사 등 직장 수요가 많아야 할까요?

 

우리는 비교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인지라 남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있고 싶어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주거환경, 간단하게 말하면 좋은 아파트에 살고 싶은 마음이 강합니다. 빌라에 사는 사람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17평에 사는 사람은 더 큰 공간을 제공하는 24평에 사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10년 된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더 많은 시설과 깨끗함을 제공하는 신축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지하철을 걸어서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파트 앞에 지하철이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겠죠. 이처럼 각자의 상황에 따라 더 나은 곳이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상급지가 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일생의 목표가 되는 것이죠. 열심히 일하는 목적이 될 수도 있고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위에서 말한 상급지로 갈아탈 기회가 온 것 같다고요. 우후죽순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해서 지역별 가격 차이가 좁혀졌을 때만 갈아탈 기회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처럼 부동산 하락장이 갑자기 찾아왔을 때도 아파트 간의 비정상적인 가격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상급지라는 개념이 가격이 비싼 곳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곳보다 그 어떤 환경이 더 좋은 곳이라는 기준이 서 있기만 한다면 하락장에서도 충분히 상급지로 옮겨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아니면 너무 내렸다고 상급지를 향한 희망을 포기하지 마시고 상황이 어떻든 거기에 맞는 전략을 세워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다주택자들은 아파트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상급지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기는 여전한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은 오래전부터 상급지로 향한 열정이 어마어마 했습니다. 부산에 살다가 경기도로 올라오며 작은 도시의 빌라에 살았습니다. 서두에 언급한 누군가의 한탄과 같이 저희는 더 나은 곳에 살기 위해서 모든 주거비를 줄이고 빌라에 살며 수도권 아파트들에 투자하였습니다. 저희 가족이 살고 싶은 지역과 아파트로 말이죠. 아파트 하나하나 매수할 때마다 너무나 설렜습니다. 더 나은 곳에서 가꾸어 나갈 우리 가족들의 삶이 너무나 기대되었기 때문이죠.

 

미래에는 상급지에서 살아보기 위해 현재의 환경을 조금 포기한 것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온 결과 지금의 자산은 어느 정도 불어났지만, 주거 이동의 자유는 없어진 것입니다. 더 좋은, 더 살고 싶은 지역으로 이사하고 싶지만, 이사를 할 수가 없어졌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돈을 벌고 모아도 다주택자가 자유롭게 이사할 수 있는 상급 지역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사실 더 하급지로 이사하며 대출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가능하겠지만 그것은 상급지로 가기 위해 이사를 하는 목적과 정반대인 거죠.

 

다주택자라고 상급지에 대한 열망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보유한 주택의 수가 많은 것일 뿐 사는 집은 하나일 뿐입니다. 아, 과거의 저희 가족처럼 실제 사는 곳은 다가구 주택에 전세 또는 월세일 수도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나 내가 살고 싶은 아파트를 정상적으로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상급지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야겠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아파트 가격 상승장에서 누군가는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상급지를 가야겠다는 희망을 접어버린 사람이 있었을 것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정부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그런 사람이 더 많아졌을 것이고요. 하지만 조급한 마음이 아닌 조금 여유를 가지고 시장을 바라볼 수 있었다면 상급지로 넘어갈 수 있는 더 큰 기회가 있었을 것입니다.

 

저 역시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관망하는 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상급지로 옮겨 갈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들은 지금의 상황, 즉 하락장에서도 잡을 수 있는 기회(지역 간 가격 차이, 정책 완화)를 잘 살펴보고 관망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상급지를 향한 열정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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