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2.09.30 11:00

재테크 에세이

복덕방을 방문하는 마음가짐

Summary

  • 복덕방은 다양한 거래를 맛볼 수 있는 곳
  • 투자자에게 공인중개사는 조력자 역할 
  • 복덕방에서 나누는 대화를 허투루 듣지 않을 것

 

인터넷 포털에서 ‘복덕방’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아직까지 많은 수의 글들이 남겨져 있고 또한 생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1980년대부터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생기면서 복덕방이라는 단어는 조금씩 사라지게 되며, 지금의 공인중개업소가 메인이 되면서 보통 ‘부동산’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분들은 대개 복덕방이라는 단어를 싫어했다고 하는데요. ‘복덕방’은 나이 지긋하신 분이 자격증 없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구분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합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복덕방이라는 간판을 걸고 중개를 하는 곳이 많았는데요. 사장님들은 대부분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복덕방에는 대부분 어르신이 옹기종기 모이셔서 막걸리나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뭔가 젊은 사람들은 다가서기 어려운 벽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많이 변해 있습니다. ‘복덕방’이 아닌 공인중개사무소 소장님은 인생의 경험을 떠나서 자격증을 취득했다면 누구나 할 수 있기에 생기 넘치고 젊으신 소장님들도 많이 있습니다. 저희가 군포시 산본에 투자할 때 중개해주신 실장님이 아마 30대 초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이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해서 경험 부분에서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긴 했지만, 막상 경험해보니 같은 연배에서 나눌 수 있는 공감대도 많고 특히 서비스업에서 중요한 세련됨이 남달라서 생각보다 깔끔하고 만족스러운 거래를 했었습니다.

 

요즘에는 내 집 마련이든 투자든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투자를 위해 부동산을 방문하면 소장님의 시선이 좋지 않을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내 집 마련보다 투자 물건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하는 투자자가 더 많을 것이기에 귀찮아도 하나하나 대응해주시는 소장님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돈 많은 복부인들이 부동산 투자를 했다면 월급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든 시대인 요즘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도 부동산 투자를 많이 하는 추세이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병행하여 성공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나와 책도 쓰고 유튜브에 출연하다 보니 더 활성화된 게 아닌가 싶네요.

 

자, 우리는 부동산 투자를 하기 위해 보통 무엇을 먼저 할까요? 네이버 지도를 펼치고 내가 원하는 지역의 물건들이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확인하고 매매가를 봅니다. 하지만 뭔가 찜찜합니다.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무작정 내가 사고 싶은 그 물건을 찾아가서 이리저리 구경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아무리 손품, 발품을 판다고 해도 현장에서는 공인중개사의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아파트 상가에 가면 공인중개사무소가 줄을 지어 여러 개 있습니다. 막상 가보면 어떤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들어가야 하는지 갈등이 되기 마련이죠. 그럴 때 저는 우선 손님이 상담하고 있는 곳을 들어갑니다. 저는 투자자라 인터넷으로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서 방문했지만 실제 상황이 어떤지는 느껴보지 못한 상황이지요. 손님이 먼저 상담하고 있는 경우 앞선 손님이 상담하고 있는 것을 기다리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때가 기회라 생각하고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귀를 쫑긋 세우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잘 들어야 합니다. 그럼 제가 부동산을 방문했을 때 생각의 흐름 또는 행동이 어떠한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앞선 손님은 어떤 고객인지, 투자자인지 실수요자인지 파악한다.
  2. 앞선 손님은 어떤 물건을 보러 온 건지 판단한다. 나와 같은 물건인지, 다른 물건인지 나누어 확인해본다.
  3. 나와 같은 물건이라면 어떤 동과 층을 알아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알아보는 물건은 로얄동, 로얄층일 가능성이 크기에 매매라면 시세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한다.
  4. 나와 다른 물건이라면 어떤 물건인지 내가 미처 몰랐던 물건일 수도 있다.
  5. 나와 다른 그 물건은 어떤 물건인지 가격, 위치 등을 통해 내가 사려고 했던 물건과 비교할 수 있다.
  6. 앞선 손님이 그 물건을 사려고 하는 이유 실수요라면 어떤 점 때문에 그 물건을 사는지 그 물건의 장점을 알 수 있다. 부동산은 실 수요자가 많아야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7. 앞선 손님에게 물건을 소개할 때 소장님의 태도를 미리 파악해본다. 물건을 자신 있게 브리핑하는지? 그래야 나중에 내 물건도 그렇게 브리핑을 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불친절하게 대응하거나 별다른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뒤돌아보지 말고 다른 사무소로 옮기면 된다.
  8. 기다리면서 사무실에 울리는 전화가 있다면 그 또한 귀를 쫑긋 세워 들어본다. 인기가 있는 물건은 상담 중에도 매수자들이 계속 전화가 온다.
  9.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오가는 대화 속에 나오는 정보의 비교를 진행한다. 가격, 위치, 선호도, 주변 환경, 개발 호재, 가격변동 추이 등 내가 확인한 사항이 맞는지 체크한다.
  10. 궁금한 사항을 메모하거나 기억한다. 그리고 난 뒤 내가 상담할 차례가 되면 이미 준비된 상태로 사장님을 맞이하게 되고, 대화를 나의 질문 위주로 이끌어 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앞선 손님을 기다리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리고 중개사 소장님들은 매수자와 매도자에게 하는 말과 뉘앙스가 조금 다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무실에 앉아서 오가는 대화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되거든요. 그럼 내가 물건을 팔고자 할 때 어떻게 가격협상을 해야 할지 감이 올 것이고 매수하거나 세입자를 구할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복덕방을 자주 가야지 부자가 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복덕방은 토지 및 건물, 집 등을 거래하는 곳이다 보니 아무래도 좋은 물건을 잡을 기회가 많았기 때문인 듯합니다. 사실 복덕방이 없어지고 공인중개사무소가 생겼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부동산 거래를 공인 중개 소장님들의 손을 통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회를 맛보기 위해서는 다양한 거래가 발생하는 중개소를 자주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사무소에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기다리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사무실 안 여기저기 굴려야 보세요. 그러다 보면 열심히 손품으로 알아본 인터넷 정보가 한 번에 정리되는 순간이 오게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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