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욱

2022.08.29 16:00

정책

270만호 공급대책에 왜 새로움이 없나

Summary

  1. 부는 출범 100일안에 첫 부동산 정책을 낸다고 약속했고, 99일차에 발표했습니다. 사실 3-5월의 인수위 시절에도 부동산 대책 발표가 따로 없었던 만큼, 어떤 부동산 대책일지 관심이 컸습니다. 
  2. 8.16 부동산 대책은 뜯어보면 결국 지금 아니라 나중에 또 발표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실망감을 표출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3. 무엇을 하겠다도 중요하지만 언제 하겠다 역시 중요합니다. 다음에는 무엇을 언제 할지 보다 더 명확한 정책이 나오길 바라는 것은 당연한 마음이 아닐까 해요. 

 

정부는 8월 16일, 총 270만 호의 공급대책을 담은 8.16 국민 주거 안정 실현 방안을 발표했다.

 

대통령 공약에서 250만 호 공급계획을 밝힌 만큼, 그 내용이 보다 더 구체화 될 것이라는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취임 연설에서처럼, 그 내용이 구체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공급되는 물량만 보면 270만 호 중 158만 호는 수도권에, 112만 호는 비수도권에 공급된다.

 

수도권 중 50만 호는 서울에 공급된다. 사업 형태로는 정비사업에 52만 호, 공공택지로 88만 호, 기타사업으로 130만 호로 총 270만 호를 예고했다.

 

일반적으로 정비사업 활성을 위해서는 재건축, 재개발 등의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및 대출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 현 재건축 규제는 안전진단, 분양가상한제, 그리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의 3가지다. 이 중 안전진단은 초기 단계 규제인데, 이를 완화할 경우 조합설립 인가 전 단계의 재건축 물량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다. 둘째 분양가상한제의 경우에는 중기단계 규제인데, 분양가격을 높일 수 있게 된다면 재건축 사업의 이익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업을 더 가속화할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재초환의 경우 후기단계 규제인데, 주택 입주 시 잔금과 함께 초과 이익환수금을 내야 하므로 현금 부담이 생겨 속도를 더디게 하는 요소다. 이 3가지 규제는 박근혜 정부에서 모두 사라지거나 유예되었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일제히 부활하면서 윤 정부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8.16 대책에서는 재초환, 안전진단, 분상제와 관련한 내용이 없었다. 재초환의 경우 9월에 재초환법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안전진단 역시 연내 개선방안에 대해서 발표를 할 것으로 미뤘다. 분상제는 오늘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마도 시장에서는 재초환/안전진단 등에 대해서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었을 터인데, 나오지 않아서 실망을 표시하는 듯하다.

 

또 노후 신도시 재건축의 경우에도, 올해 연구용역을 거쳐 2024년에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 추진 시기나 내용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부분은 당장 확인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안전진단의 완화도 당장 나오지 않고, 대통령 공약인 1기 노후 신도시 재건축에 관련한 계획도 2024년으로 늦춰진다면, ‘구도심 주택공급 확대’나 ‘수요가 있는 곳에 주택을 공급’한다는 철학은 어떻게 수행될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해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물론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서 심의단계를 간략화하고, 신탁사와 같은 전문 기업들을 정비사업 주체로 보다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내놓은 정책들은 당장 도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굵직굵직한 사업들, 가령 도심 내 복합개발사업의 경우, 공공 복합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자, 민간 복합사업을 만들어서 새롭게 진행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런 상당한 공급이 기대되는 제도들의 경우 새로운 법을 제정해야 하는 이슈라서 추진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한편, 주거 품질 측면에서 층간소음이나 주차 문제 등이 제기되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들도 발표하였다. 층간소음은 사후확인제를 도입하되, 바닥 두께를 키우는 건설사들에 분양가격이나 층고와 관련한 부분을 완화해줄 것을 계획하였다. 이는 합리적 결정이다.

 

또 주차의 경우 주차대수를 늘리는 부분으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게 없었던 터라, 주차대수를 늘릴 시 분양가를 높일 수 있도록 한 것도 현실적이다.

 

정부는 이런 주거 품질의 변화를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게 아니라 ‘좋은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면서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기도 하였다.

 

종합하면 8.16 대책은 구도심 정비 확대, 제도 개선, 주거 품질 개선, 주거 사다리 확보 등을 모토로 다양한 대책들을 내놓았지만,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고, 추진 시점이 뒤로 이연되는 등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있는 대책이다.

 

그런데 8.16 대책의 하이라이트는 어쩌면 정책 초반에 나온 설문조사가 아닐까 한다.

 

설문조사에서는 현재 주택시장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는 내용이 있었고, 응답자의 74.2%가 ‘높은 주택가격’이라고 꼽았다. 그 외에 세금/금융 등 규제 9.3%, 자산 격차 11%, 공급부족 5.4%였다. 설문자 중 3/4은 가격이 문제라고 하였다. 답변 중 자산 격차도 가격의 연장선에 있는 문제이니 합산 약 85%로 사실상 거의 대다수가 주택가격이 현 시장의 가장 큰 문제라 평가한다는 것이 오늘 발표한 내용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다.

 

물론 가격 그 자체가 정책의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지난 정부에서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자체는 목적이 아니지만, 결과는 가격의 안정세를 시장이 원한다는 얘기다. 이런 구도에서 공급량을 늘리면 가격이 자연스럽게 하향 안정화된다는 것이 현 정부의 시각이므로, 그럴만한 수준의 계획인지가 중요했는데, 구체성이 결여된 부분이 존재하고, 공급 시점을 ‘23~’24년 이후로 미루는 듯한 정책발표를 보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100일 만에 내놓을 대책으로 매우 큰 기대를 했지만, 막상 발표하니 다소 아쉬운 감이 적지 않은 8.16 대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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