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장

2022.08.12 08:00

재테크 에세이

당신이 부동산을 사지 않는 이유 - 금리

"저는 당시에 받을 수 있는 대출 full로 받아서 입주했습니다."

 

"정말요? 부담스럽지 않으세요? 그때는 이자가 2%대였지만, 조만간 갱신되면 4-5%는 우습게 넘을 텐데요..."

 

우리는 얼마 전까지 제로 금리(기준 금리 0.5% 이하)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신용대출 금리는 낮을 때 2%대를 형성하기도 했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규 입주라는 버프를 받으면 1%대도 가능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하기 직전 입주장의 힘을 받아 2% 초반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출금리 5~6%대일 때도 꾸준히 투자를 해왔던 터라 2% 로 받을 수 있는 대출을 그냥 넘긴다는 것은 돈을 잃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물론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이 그리 생각했었을 것입니다. 한창 자산시장에 불이 붙었던 때라 대출받아 어디든 투자하여 돈을 벌어보려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죠. 2%대로 대출을 받아 1년에 3-4% 수익만 내도 이득이니 아무것도 안 하면 잃는다는 심정으로 주식, 코인, 부동산에 뛰어들었을 것이고, 그때 낮은 금리로 풀린 돈들은 자산 시장의 버블을 만들고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시대의 초석이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빠져 있습니다. 어떻게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 침체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순식간에 제로금리 시대는 고금리 시대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시중에서 4%대 신용대출도 찾아보기 힘들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제 7%대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신용도에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예전처럼 마음 편히 돈 넣고 돈 먹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로금리 시대 때 1억 원이란 돈을 2%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았다면 한 달에 약 17만 원 정도의 이자를 납부해야합니다. 이 정도면 월급을 받는 직장인들도 크게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1억 원으로 주식 투자해서 한 달에 17만 원 이상만 벌면 된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 금리가 4%대로 오르게 되어 예전처럼 마음 편히 주식이 오르기만을 기다릴 수 없습니다. 한 달에 이자로만 약 34만 원 이상이 나가기 시작하니 주식 화면의 파란색이 더욱더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게 됩니다. 원금으로 이자를 내게 생겼으니 가치투자를 하기보다는 빠른 손절을 통해 손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바꾸게 될 것입니다. 그만큼 금리 상승으로 인해 이자가 늘어나고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주어 시장이 위축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자에서 금리의 영향은 어떻게 될까요? 그 어느 자산시장보다 더 많은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는 금리의 영향은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주식과 코인처럼 몇만 원으로 구입할 수가 없기에 엄청난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은행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도에 위치한 10년 차 아파트를 내 집 마련 목적으로 매수한다고 예를 들겠습니다. 매수가를 6억 원으로 잡고 60%를 주택담보를 받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원금 상환은 무시하고 3억 6천만 원의 이자만 한 달에 얼마를 내게 되는 걸까요? 제로 금리시대 때라면 2.5% 금리로 받았을 테니 한 달에 75만 원의 이자를 내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대출받을 당시 10년/20년/30년 고정금리 조건으로 금리를 조금 더 높이는 옵션이 있었을 것입니다. 고정금리에 베팅을 걸었던 사람은 지금같이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위너의 심정으로 환하게 웃고 있겠지만, 변동금리를 선택한 사람들은 조만간 다가올 금리 갱신에 좌불안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2.5%였던 금리는 갱신 후 최소 4.5% 이상이 될 것이기에, 한 달에 내는 이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될 것입니다. 아마 75만 원이었던 이자가 135만 원이라는 약 2배가량 불어난 짐으로 몰려오게 됩니다.

 

하지만 주택에서의 레버리지 활용은 주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금리가 올라 이자가 얼마가 되었든 어차피 상당수의 금액은 어차피 주거비용으로 나갈 비용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사는 주택을 매수하지 않았다고 방랑 생활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빌라든 아파트든 오피스텔이든 가족이 함께 생활할 공간을 빌렸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빌리는 비용이 필요할 것이고, 보증금 또는 월세라는 이름으로 돈을 지불하게 될 것입니다. 금리가 올라서 차라리 월세로 살 걸 후회하신다고요? 지금 당장은 이자를 내기보다 월세가 더 가벼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와 주거비용은 유기적으로 움직이기에 금리가 오른다면 그만큼 주거비용도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집주인이 마냥 봉사하는 마음으로 올라간 금리를 자기 돈으로 내주지 않을 거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는 세입자에게서 나오는 돈으로 자기 이자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죠.

 

만약 내 집 마련이 아닌 투자의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게 되었다면 금리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습니다. GAP 투자를 하였다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무이자 대출로 빌린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금리가 오른다고 부담이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금리의 부담은 세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가 됩니다. 전세보증금이라는 목돈을 한 번에 구하기 어렵기에 대부분 세입자는 전세자금 대출을 활용합니다. 많게는 70-80%까지 빌려주기 때문에 월세보다는 전세를 더 선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금리가 오르게 되면 위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이자만 2배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더 이상 전세만 좋다고 선호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월세로 나가는 비용과 전세자금 대출로 인해 나가는 이자를 계산해보고 더 합리적인 것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전세시장에서 월세시장으로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되고 금리의 부담은 세입자에서 다시 집주인으로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이때 집주인은 월세를 올려 이자의 부담을 덜거나 수익률을 낮춰 월세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오늘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금리가 올랐으니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다’가 아니라, 금리를 대하는 자세입니다. 낮은 금리에 대출받아 부동산을 구입했지만, 금리가 올라 매번 높아진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금리가 내릴지 오르면 얼마나 오를지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자신이 선택해야만 하는 영역입니다. 금리가 오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부동산을 매수한다는 선택을 했다면, 부동산을 보유할 예상 기간 동안 이자보다 더 많이 부동산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에 배팅한 것이겠죠. 지금 부동산을 구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더 하락하거나 충당해야 하는 이자 비용 대비 실이익이 없다는 것에 배팅했을 것입니다.

 

물론 현명하게 선택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적은 돈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에 어쩌면 한 번의 선택으로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끌어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야를 넓히고 영역별로 끊어 볼 수 있는 관점을 가질 수 있다면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투자 수익을 낼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말은 쉽다고요? 맞습니다. 글로 쓰고 말로 하는 성공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과거부터 부동산 투자를 꾸준히 해온 사람들은 금리가 오를 때는 두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었을까요?

 

처음에 거론한 제로금리 시대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그전에는 금리가 얼마였을까요? 10년 전 5-6%대 금리일 때는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은 바보였을까요? 모두 실패하고 투자시장을 다 떠났을까요? 아닐 겁니다. 그들은 과거 금리를 본 것도 아니고 미래의 금리 보고 투자를 한 것도 아닙니다. 현재 시점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서 행동이란 선택을 한 것일 뿐입니다. 남들보다 이자를 덜 내기 때문에, 남들보다 금리를 더 낮게 받았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그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행동했을 뿐인 겁니다.

 

한동안 기준금리는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외환위기였을 때처럼 예금금리가 10% 이상 될 때까지 오를지는 그 누구도 모릅니다. 금리 부담으로 인해 내 집 마련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다 보니 투자자들이 내놓는 물건을 받아줄 사람이 그만큼 줄어서 주택시장도 얼어붙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금리가 내리길,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릴 순 없습니다. 투자의 기회는 항상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라는 정석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남들이 다를 꺼리는 지금 이 시기, 그동안 생각하지도 못했던 가격과 기회로 부동산의 개수를 늘릴 기회가 아닐까 조심스레 이야기해 봅니다. 상황은 모두에게 주어지지만, 선택은 본인 스스로 한다는 것을 유념하시길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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