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
2022.08.12 08:00
고물가 ․ 고환율 ․ 고금리, 신3고 시대 부동산 투자전략
대한민국 경제가 예상치 못한 신3고(고물가 ․ 고환율 ․ 고금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물가, 환율,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한민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이다. 당장 국내외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고물가 쇼크가 문제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국내 평균 소비성향이 65.6%로 집계됐는데,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최저치라고 한다. 물가가 급등하자 소비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증가했다는 뜻으로 심각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실질소득이 감소할 경우 부동산 투자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음은 물론이다.
고환율도 문제다. 통상 원 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자연히 원재료 수입 가격도 오르게 되는데, 이는 결국 소비자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고환율이 고물가를 부채질하고 있는 셈이다. 고물가 ․ 고환율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현실화할수록 자영업자들의 폐업 소식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당장 상가나 오피스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시장을 위축시켜 임차수요 감소, 공실 증가, 매매 ․ 임대 거래량 감소 및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고금리다. 고금리는 신3고 중 부동산시장에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강력한 위협요인이다. 관련지어 최근 2~3년 사이 각종 언론에 단골로 등장했던 부동산 신조어가 둘 있는데, 하나는 ‘패닉바잉(가격급등에 기인한 공포심에 사재기성으로 매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끌 대출(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이후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산이 턱없이 부족했던 2030세대를 중심으로 더 늦기 전에 빚을 내서라도 서둘러 집을 구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물론 당시만 해도 국내외 모두 저금리 기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인플레이션 악화를 우려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이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고 있고, 한국은행 역시 이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올리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특히 영끌 대출을 통해 집을 산 2030세대라면 집값이 하락할 경우 신용위험도가 그만큼 커지게 된다는 점 역시 부담스럽다. 고금리 현상이 심화할수록 갚아 나가야 할 이자 부담도 그만큼 커지게 돼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부동산 투자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 신3고 시대에 유용한 몇 가지 부동산 투자전략을 소개하려 한다.
고물가 ․ 고환율 ․ 고금리 등 이른바 ‘신3고 시대’가 도래한 상황에서는 기존의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맞춰 부동산 투자 마인드도 바꿔야 한다. 일례로 고금리하에서는 레버리지 효과(지렛대 효과)를 기대하고 대출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 고금리 상황에서는 향후 갚아 나가야 할 대출이자를 감안해 자기자본비율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반면 기존의 매도자 우위 시장이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변화되는 만큼 우량부동산을 값싸게 매입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1981년 미국 예일대학교의 제임스 토빈 교수가 노벨경제학상 수상 소감으로 언급한 말이다. 주식의 경우 한두 종목에 집중하는 몰빵 투자를 하게 될 경우 성공할 때는 기대 이상의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지만, 반대로 실패할 경우 회복 불가능할 만큼의 커다란 손실을 보게 된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자산가는 주식에 투자할 때 포트폴리오이론에 따라 분산투자 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물론 부동산에 투자할 때도 별반 다르지 않다. 더욱이 신3고 시대 아래에서는 리스크 헷지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포트폴리오식 분산투자를 최우선시해야 한다. 다양한 지역에 소재한,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에 분산 투자한다면 리스크를 제거하거나 감소시킴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마진은 주식시장에서 흔히 쓰는 말인데, 가치투자를 강조할 때 자주 등장한다. 가치투자란 기업의 가치를 보고 주가가 그 기업의 가치보다 쌀 때 해당 주식을 매수해서 장기간 보유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은 “1달러 지폐를 40센트에 사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부동산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멀리는 IMF 외환위기 시절(1997년~1999년), 가까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2008년~2010년)로 가치투자가 절정의 빛을 발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때 값싼 매물은 급매물, 경·공매물, 부실채권(NPL) 매물, 대물변제 매물, 미분양할인매물 등 각양각색의 다양한 이름으로 등장했다. 가장 값싸게 매입하는 것은 명실공히 최고의 투자덕목이다. 안전마진의 원칙에 따라 우량부동산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면 이미 시작 단계에서부터 차익을 남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신3고 시대에서는 기존처럼 단순히 현존가치를 사서 되파는 투자방식으로는 큰 차익을 남기기 어렵다. 하지만 부동산을 가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되판다면 큰돈이 될 수 있다. 도심지 노후화된 건물을 시세보다 싼값에 매입해 리모델링 후 우량임차인을 유치하고 임대료를 개선해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대표적이다. 건물의 외관을 멋들어지게 꾸미고 엘리베이터 설치 등 내부 시설을 한층 개선함으로써 임대료와 자산가치 상승을 함께 도모했다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한편 흠결을 이유로 매물로 나온 저평가 토지를 싼값에 매입해 형질변경과 같은 가공작업을 거친 후 재매각하는 방법 역시 신3고 시대에 대응한 유용한 투자전략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부동산정책은 이른바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가는 모양새를 보여 왔다. 부동산정책은 경기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고 판단되면 냉탕정책(부동산시장 규제정책)을 써야할 필요가 생기지만, 경기가 지나치게 침체해 있다면 온탕정책(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을 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부 정책에 따라 부동산 투자의 향방이 정해질 수 있는 만큼 발표되는 정부 정책을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부동산 재테크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정부가 내놓은 상생 임대인 제도의 경우 다주택자에게 새로운 탈출구가 될 수 있고, 정부가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의 경우 재건축 투자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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