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노크

---

😎 부동산 판례 전문가 장보혜 변호사가 부동산 투자에 꼭 필요한 법률 정보를 쉽게 알려드려요.

오늘은 치매에 걸린 부모님의 증여에 관련해서 함께 알아볼까요?

---

 

동생들이 아버지 장례 후 생전에 치매로 요양원에 계시던 아버지를 큰형이 모시고 나가 인감증명서를 떼어 등기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아버지의 상당수 부동산을 증여받은 것을 알게 되었다면 증여의 효력을 다툴 수 있을까?

 

 

📍 계약은 의사능력이 있어야 유효

 

증여는 대가 없이 재산이 이전되는 계약을 의미하며, 계약이 유효하려면 양쪽 당사자가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완전한 능력, 즉 ‘의사 능력’을 가져야 한다.

 

 

📍 등기는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

 

어떠한 부동산에 대하여 등기가 이루어지면 그 등기에 따른 ‘실체적 권리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효력인 ‘등기추정력’이 발생한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다72029 판결 등).

 

따라서 증여에 따른 등기를 이미 마쳤다면 증여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는 ‘등기추정력’이 발생하므로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등기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자가 등기의 무효 사유를 입증해야 한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증여의 무효를 주장하는 다른 자녀들이 아버지가 증여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 의사능력 유무에 따라 증여의 효력 달라져

 

원칙적으로 치매 상태에서 이루어진 증여라고 하더라도 증여 행위가 무조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치매로 인해 의사능력이 결여되었다는 점이 인정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야 증여 및 증여로 인한 소유권 등기를 무효로 판단할 수 있고,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다.

 

의사능력이란 자기 행위의 의미나 결과를 정상적인 인식력과 예기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 내지는 지능을 말하는 것으로서, 의사능력의 유무는 구체적인 법률행위와 관련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다75775 판결 등).

 

특히 어떤 법률행위가 그 일상적인 의미만을 이해하여서는 알기 어려운 특별한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가 부여되어 있는 경우 의사능력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그 행위의 일상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에 대하여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을 요한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58367 판결 등).

 

따라서 치매가 있다고 하더라도 바로 의사능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으나 증여 시기 전후로 병원에서 이루어진 치매척도검사(GDS 검사) 결과나 당시 작성된 진료기록부, 주치의의 소견서 등을 근거로 치매로 인하여 중증도의 인지 장애가 있어 증여의 법률적 효과와 자신의 책임을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태라고 인정되면 의사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판단될 것이다.

 

한편, 치매를 앓고 있다 하더라도 치매척도검사 결과 경증의 인지장애만 있어 어느 정도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하다고 평가된다면 증여가 무효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즉, 생전에 아버지의 의사능력이 없다고 판단되어 증여가 무효가 된다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을 것이나 생전에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는 계셨더라도 치매 초기였거나 경증이어서 의사능력이 결여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면 증여는 유효로 인정된다는 의미이다.

 

 

 

📍 의사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어 증여가 유효인 경우

 

증여가 무효가 아닐 경우 장남을 제외한 다른 자식들은 대부분의 재산을 증여받은 장남을 상대로 유류분(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1/2)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 유류분 반환청구는 아버지의 사망 당시 재산이 남아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생전에 이미 증여가 이루어져 남아있는 재산이 없는 경우에도 증여된 재산에 대해서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소송으로 증여에 대한 효력을 다툴 때는 치매를 이유로 증여의 원인무효를 주장함과 동시에 증여가 원인무효가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유류분 반환청구를 함께 주장하게 된다. 유류분 반환청구는 유류분 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부터 1년 이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하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계셨다는 이유로 증여가 무조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며, 증여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자가 증여 당시 아버지에게 의사능력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증여 당시 아버지의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판단된다면 증여는 무효가 되나, 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계셨다고 하더라도 의사능력은 있었다고 판단된다면 재산을 받지 못한 다른 자녀들이 장남에게 유류분 반환청구를 할 수 있을 뿐이다.

 

 

이야기 요약

증여 당시 치매를 앓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증여가 무효로 되지는 않음 이미 등기가 이루어지고 나면 등기는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등기추정력’이 발생하므로 증여에 의한 등기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자가 증여가 무효임을 입증해야 증여 당시 아버지에게 의사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면 증여는 무효가 되나, 증여 당시 의사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면 부족한 유류분을 청구하는 것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