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 그 후…연이은 규제 이어질까 [이은형의 부동산 돋보기]

2026.03.25 09:24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공식적인 정책 기조는 여전합니다. 많은 대책을 쏟아낸 앞선 두 정부를 경험한 여파로, 오히려 뭔가 획기적인 대책(청사진)에 대한 세간의 기대가 더욱 큰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대규모의 주택공급이 예고되더라도 관련 정책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만큼 시장안정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19~21대 정부의 주택공급정책은 공급물량의 확대라는 점에서는 사실상 동일한 목표를 갖지만, 정부와 시기에 따라 공공과 민간주도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을 보였습니다. 정비사업을 예시로 보면 지역별(서울과 기타 지역)로 인허가 등이 상대적으로 어려웠거나, 정비사업 자체를 억제 또는 촉진하는 등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 정부에서는 2025년에 발표된 LH의 직접시행 확대를 기점으로 사실상 공공주도의 정책 기조로 기울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비사업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모듈러 주택의 적극적인 도입 같은 새로운 시도도 (자체적인 민간수요가 적은 시장상황으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공공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다만 공공이든 민간주도든 주택공급의 확대에 대한 현실성을 따지기에 앞서 주의해야 할 것은, 일단 주택만 많이 짓는 것을 최우선 사안으로 삼는 것도 문제의 여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집을 많이 지으면 나중에 남는 것도 집’이 되기에, 지역적인 범위를 좁히거나 개별 도시 차원에서는 단순히 주택 수량만으로 지역(도시)경쟁력이 좌우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공급물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의 주택수요가 맞물려야 한다는 의미로서, 민간과 공공의 분양·임대주택을 막론하고 공통으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공공주택(특히 임대주택)과 민간주택 중 한쪽으로 치우친 공급계획이 그리 적절치는 않습니다. 대출규제 등으로 시장수요를 억제하고 (먼저 특정 지역의) 집값을 잡겠다는 식의 정책 기조도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강력한 규제도 맥락은 유사합니다. 특히 다주택자의 주택매물을 무주택 실수요자가 취득하면, 임대시장의 매물감소와 임대수요의 감소가 동시에 발생하므로 전체 시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일각의 주장이 성립하려면 여러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전국을 하나의 단위로 간주하고 모든 주택이 동등하다는 균일성과 동질성, 주택시장에서 수요와 공급량이 항상 일정하다는 항상성(恒常性)이 그것입니다. 그런 전제들이 없다면 처음부터 임대용도를 감안해서 건축, 분양, 매매, 소유하는 민간주택들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누구도 내 집 마련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소형주택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해 대선공약에서 건설·부동산을 이슈화하지 않는 방침이 큰 효과를 가져왔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처럼 '주택공급'이 아닌 '부동산(집값 등)'을 이슈로 부각시키는 수요억제책은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건설·부동산은 주로 내수산업이고 타 산업들의 등락에 연동되는 부분도 크기에, 전체 국가경제를 다루는 시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낮은 분야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적절히 반영해 '공급확대'와 '수요억제'를 어떻게 함께 다룰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재)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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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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