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시장이지만 결국 수요의 힘이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은 매주 수요일 '주간이집' 시리즈를 통해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와 함께 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 단지의 동향을 포착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뒤숭숭합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 압박 속 최상급지에선 급매가 쏟아지는 등 '냉골'이지만 오히려 대출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15억원 이하 단지가 포진해 있는 지역엔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시장 참여자가 주목한 것은 '서울 청약'입니다.
25일 아파트 종합정보 앱(응용프로그램) 호갱노노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6~22일) 기준 방문자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더샵프리엘라'(324가구·2029년 3월 입주)였습니다. 4만4422명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더샵프리엘라는 포스코이앤씨가 문래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입니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1층, 6개 동, 총 324가구 규모로 지어집니다.
요즘 서울에서 나오는 분양 물량의 최대 관심사는 분양가입니다. 나날이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단지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44㎡ 8억4250만~8억8500만원 △59㎡ 11억8300만~13억원 △74㎡ 13억9400만~14억7300만원 △84㎡ 16억6000만~17억9900만원입니다. 지난해 나온 대출 규제에 따라 대출 금액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대는 15억원 미만입니다. 이 단지의 경우 전용 74㎡까지만 대출 규제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청약 결과 역시 '돈'에 맞춰 나왔습니다. 전날 이 단지는 63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을 했는데 5622명이 몰렸습니다. 평균 경쟁률은 89.23대 1입니다. 실수요자가 감당할 수 있는 분양가이면서 거주하기 무난한 전용 59㎡A 1가구 모집에 896명이 몰리면서 896 대 1의 경쟁률이 나왔습니다.
가격이 가장 낮은 전용 44㎡8가구에도 1166명이 몰려 145.75 대 1의 경쟁률을, 전용 59㎡C 8가구 모집에 1139명이 신청해 142.38 대 1을, 전용 59㎡B 5가구에 652명이 도전해 130.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전용 74㎡와 전용 84㎡는 작은 면적대보다는 적은 인원이 몰렸지만 그래도 두 자릿수 경쟁률로 마감했습니다.

강서구 방화동 '래미안 엘라비네'(557가구·2028년 8월 입주) 역시 주목받았습니다. 한 주 동안 이 단지에 방문한 방문자 수는 3만6968명입니다. 이 단지는 방화뉴타운에 처음 분양하는 단지이면서 강서구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래미안'입니다.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2개나 가져갔습니다.
인근 마곡지구에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이미 해당 지역은 포화상태입니다. 전·월세 등 임대차 물건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고 마곡지구 대장 아파트 가격은 전용 84㎡ 기준으로 20억원에 육박하면서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진 틈에 래미안 엘라비네가 분양했습니다.
이 단지 전용면적별 분양가(최고가)는 △44㎡ 9억200만원 △59㎡ 14억2900만원 △76㎡ 16억8000만원 △84㎡ 18억4800만원 △115㎡ 22억3700만원 순이었습니다. 마곡지구 대장 아파트 '마곡엠벨리7단지' 전용 84㎡가 지난 1월 19억8500만원에 팔렸고, 호가가 22억원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소폭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수준입니다.
시세와 사실상 동일한 수준에 분양했지만 분양 성적은 선방했습니다. 137가구 모집에 3855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28.13 대 1을 기록했습니다. 역시나 전용 59㎡B 5가구 모집에 1144명이 몰려 228.8 대 1의 경쟁률을, 전용 44㎡ 7가구 모집에 981명이 신청해 140.14 대 1의 경쟁률이 나왔습니다.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단지에 수요자가 몰리는 모습입니다.

이들 단지에 이어 영등포구 신길동에 분양하는 '더샵신길센트럴시티'(2054가구·2029년 7월 입주)에도 3만1238명이 방문했습니다. 이 단지는 30일부터 특별공급 일정을 시작합니다. 지하 3층~지상 35층, 16개 동, 총 2054가구로 조성됩니다. 앞선 2개 단지보다는 훨씬 대단지입니다.
분양가는 3.3㎡당 5270만원입니다. 전용면적별 분양가(최고가)를 살펴보면 △51㎡ 12억5000만원 △59㎡ 14억6000만원 △74㎡ 16억8000만원 △84㎡ 18억8000만원입니다. 신길동 대장 아파트는 '래미안에스티움'(1772가구·2017년 4월 입주)으로 벌써 입주 10년 차입니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7일 19억9000만원에 거래돼 20억원을 눈앞에 뒀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1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이 기대됩니다. 대장 아파트가 입주 10년차라는 점, 더샵신길센트럴시티가 입주할 때쯤의 연식 등을 고려하면 상황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단지 역시 자금이 고민입니다. 전용 74㎡부터는 정부의 대출 규제를 받기 때문입니다. 중도금은 규제가 없지만 결국 잔금 대출로 전환할 때는 수분양자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합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