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찾은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 내 위례중앙광장. 상업시설을 이용하는 인파 사이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위례선 정차역이 눈에 들어왔다. 트램 레일 주변을 오가는 차량과 시민의 모습이 이국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58년 만에 부활하는 트램이 다음달 시민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시험 운행 및 승인 절차가 계획대로 끝날 경우 연내 개통도 가능할 전망이다. 운행이 가시화되면서 ‘개통 호재’를 의식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호가는 최근 기록한 신고가 대비 1억~4억원가량 높은 가격에 형성되는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달 위례신도시 내 시운전 돌입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새벽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있는 차량기지에 위례선 트램 1호차가 입고될 예정이다. 다섯량(모듈)이 1편성으로 이뤄진 위례선 노면전차는 3개로 분리돼 이송된 뒤 조립 및 검사, 신호기 동기화 등 작업을 거친다. 2월부터는 마천역에서 복정역(본선) 또는 남위례역(지선)으로 이어지는 전 구간을 대상으로 시운전에 돌입한다.

5월부터는 2편성 이상이 동시에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게 된다. 1호차를 대상으로 ‘차량 형식 승인’ 절차를 밟는 동시에 2월 말부터 5월까지 트램 9대가 순차 입고된다. 이들 열차를 대상으로 시운전하며 조립 완성도를 검증하는 ‘완성 검사’가 진행된다. 9월 정도면 차량에 대한 승인이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르면 연내 개통도 가능할 전망이다. 철도종합 시험 운행이 4월에 예정돼 있다. 차량뿐 아니라 철도 노선에 대한 전반적인 승인을 받는 절차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10월 영업 시운전을 거쳐 본격적인 개통 채비에 나서게 된다. 다만, 단계별 추진 속도에 맞춰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

서울시는 트램 시운전에 앞서 ‘위례선 대시민 안전 홍보 캠페인’에 나섰다. 오는 19일부터 ‘송파안전체험교육관’에서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트램 모형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위례신도시 내 초·중·고교 방문 교육도 예정돼 있다. 여정권 서울시 교통 실장은 “개통 전까지 지속적인 안내와 위험요인 발굴 및 조치를 통해 안전한 교통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차역 가까울수록 실거래가 높아
위례선 개통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매도자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위례신도시 전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의 영향과 맞물리며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송파구 장지동의 매물은 128건으로, 15일 전(148건)과 비교해 1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거여동은 6.9%(147→137건), 경기 성남 수정구 창곡동과 하남 학암동은 각각 15.0%(134→114건)와 2.6%(154→150건) 줄었다.

매매가 쉽지 않은 만큼 트램 효과를 지켜봐도 늦지 않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며 ‘매물 잠김’이 벌어진 것이다. 서해리 위례자이해조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다음 달 트램 본선 시운전을 앞두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부쩍 늘었다”며 “10·15 대책 발표 후 상급지와 가격 차이가 벌어진 만큼, 트램 개통이라는 호재가 집값에 반영되길 기다렸다가 갈아타려는 수요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위례선 주변 상가들도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교통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트램 정차역에서 가까울수록 집값이 높게 형성돼 있었다. 부동산 플랫폼 집품이 10·15 대책 발표 후 3개월간(10월 16일~1월 13일) 발생한 전용면적 60~85㎡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노선 인접 단지의 평균 매매가는 16억7227만원(11건)으로 집계됐다. 위례신도시가 속해 있는 4개 행정동(거여·장지·학암·창곡동)의 전체 평균은 16억3738만원(158건) 수준이었다.
5호선과 위례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마천역 인근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 전용 84㎡는 지난 6일 19억1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네이버페이 부동산에 등록된 매물은 20억5000만~23억원 사이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위례중앙광장역에서 단지 중앙까지 직선거리로 300m 떨어진 ‘위례센트럴자이’ 전용 74㎡는 작년 10월 17일 18억4000만원(10층)에 전고점을 갈아치웠다. 900m 거리에 있는 ‘위례호반써밋에비뉴’ 전용 98㎡도 지난달 23일 신고가(17억2500만원, 9층)를 기록하긴 했지만, 비교적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주변 상업시설, 버스 노선, 브랜드 등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제외하고 단순 계산했을 때 3.3㎡당 2400만원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철길과 도로를 따라 집값도 달립니다. ‘집집폭폭’은 교통 호재의 모든 것을 파헤치는 역세권 투자 길잡이 코너입니다. 빅데이터와 발품 취재를 결합해 깊이 있고 생생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집집폭폭 열차는 매주 금요일 집코노미 플랫폼에서 탑승할 수 있습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