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에도 손님들이 줄 서서 집 보고 갔어요."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대표)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가운데 집값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길음동으로 수요가 몰리면서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길음동 대장 아파트인 가운데 하나인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16억36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 최고가 15억8000만원(11월)보다 5600만원 높은 수준이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래미안길음센터피스'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1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15억5500만원(5월)이었는데 이보다 7500만원 더 올랐다.
이들 단지는 이미 신고가를 한 번 더 뚫은 상황이다. 롯데캐슬클라시아와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는 17억원을 넘어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각종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하고 구청에서 허가까지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약 20일은 더 기다려야 신고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롯데캐슬클라시아 인근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전용 84㎡는 이미 17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라면서 "토허제 규제로 아직 외부에 공개는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 단지 전용 59㎡ 가격 상승도 가파르다.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59㎡는 지난해 10월 13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직전 최고가 13억2000만원(9월)보다 6000만원 더 뛰었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59㎡ 역시 지난해 10월 13억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해 직전 최고가 12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더 상승했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인근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전용 59㎡의 경우 아직 15억원이 넘지 않아 대출 규제 기준을 밑도는 상황"이라면서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매우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은 적은 상황이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2352가구 가운데 32가구만, 롯데캐슬클라시아는 2029가구 가운데 21가구만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지만 매물은 극히 적다.
길음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세를 끼고 집을 사기 어려워지면서 매물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거둬들인 집주인들도 많다"며 "특히 대출 규제 15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전용 59㎡ 매물은 정말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길음동 신축 단지가 움직이면서 인근 길음뉴타운 집값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길음뉴타운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13억4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길음뉴타운6단지(래미안)' 전용 84㎡도 지난해 6월 13억2000만원에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길음뉴타운에 있는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길음뉴타운 대장 아파트에서도 15억원에 거래된 건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길음동 신축 아파트가 움직이니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입주한 길음뉴타운 단지들도 움직이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첫째 주(5일) 기준 성북구 집값은 0.19%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셋째 주(17일)부터 오르기 시작한 성북구 집값은 46주 연속 상승 중이다. 지난해에는 3.62% 뛰어 서울 상승률인 8.71%에는 미치지 못했다.
매매 심리도 양호한 편이다. 성북구가 포함된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첫째 주 기준 101.2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넷째 주(22일) 100을 넘어선 이후 3주 연속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200으로 가까워질수록 집을 팔려는 집주인보다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가 많다는 뜻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뒤늦게 기준선을 넘긴 했지만, 집주인 우위 시장으로 전환했다.
매물도 많지 않다. 아파트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성북구 길음동 아파트 매물은 전날 기준 305건이다. 직전 연도 같은 기간 759건에 비해 59.9% 쪼그라든 수준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