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표 아파트 단지 가격이 끝없이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신축 아파트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전용면적 84㎡(34평)가 42억50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고 올해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인근 '잠실르엘'은 같은 면적 입주권이 48억원에 거래됐습니다.
30평대 아파트 가격이 3.3㎡(평)당 1억4500만원을 오르내리니 '국민평형'이라는 용어가 민망할 지경입니다. 그나마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가장 가격대가 낮은 송파구이니 이 정도이지, 강남구와 서초구는 이미 3.3㎡당 2억원을 넘어섰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송파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2억7000만원에 머물렀지만, 강남구와 서초구는 27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입주에 나서는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간 가격 차이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잠실르엘, 잠실래미안아이파크와 가장 가까운 아파트인 '파크리오' 전용 84㎡ 가격은 31억5000만원에 그칩니다. 잠실르엘이 48억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신축과 구축 가격은 34.4%나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사실상 같은 지역에 동일한 국민평형 아파트이고, 단지 규모는 파크리오가 6864가구에 달해 잠실르엘(1865가구)과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가격 차이는 과하다는 생각입니다.

신규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갈수록 귀해지면서 신축 아파트의 인기는 천정부지로 올라갑니다. 강남구에서도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한 '청담르엘'이 입주하면서 전용 84㎡ 가격이 6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용 111㎡는 무려 90억원에 팔렸습니다. 반면 바로 옆에 위치한 '청담자이' 전용 84㎡ 가격은 43억원에 그칩니다. 상가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두 아파트 동일 면적 가격 차이가 무려 22억원에 이르는 것입니다.
반면 신규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없는 지역은 큰 움직임이 없습니다. 입주하는 신축 아파트와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제외하면 강남구에서 가장 비싼 30평대 아파트는 47억5000만원에 팔린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입니다. 2023년 2월 28억2000만원에 팔린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가격 상승률과 비교하면 민망한 수준입니다.
신축 아파트가 같은 지역 아파트와 가격 차이를 벌리는 가장 큰 요소는 '한강'과 '신축'입니다. 강남에서 가격대가 높은 단지들은 한강 조망이 가능한 신축 아파트들입니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조망에 따라 가격이 대략 10% 내외에서 차등을 보입니다. 이른바 '한강 뷰'의 경우에는 이 차이가 20%까지 벌어집니다.

신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향후 입주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당분간 서울 내에서 신축 아파트는 귀한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입니다. 서울은 정비사업으로만 아파트 공급이 가능한데, 규제와 공사비 문제로 인해 신축 공급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현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 또한 어려워졌습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속도가 늦춰지면서 신축 아파트 희소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신축 아파트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선호는 커집니다. 특히 주택거래의 주도계층인 2030세대는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은 아주 강합니다. 오래된 아파트에 거주하느니 차라리 신축 오피스텔이 낫다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구축 아파트의 하자, 유지비, 불확실성과 대비해 신축 아파트의 환금성, 편의성과 수요 집중이 신축아파트의 선호를 키우고 있습니다. 호텔급 커뮤니티 시설은 덤입니다. 강남권 신축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정부 규제로 인해 시장이 왜곡되면서 신축 아파트가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10·15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는 규제의 평준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강남의 경쟁력이 커졌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취득세, 종부세 등)도 영향이 큽니다.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커지면서 강남 아파트의 인기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상품성과 규제로 인해 강남권 아파트들은 여타 지역에서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상품성을 갖추게 됐습니다. 특정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도록 만든 규제는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합니다. 수요를 분산시켜 가격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 매물이 많이 나오게 만들어 평균을 벗어난 신고가 거래가 주목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궁극적으로는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이 주변 지역으로 번지게 될 겁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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