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 규제 이후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지역에서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다시 늘고 있다. 재건축 추진 단지의 인기가 여전히 높고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30일 동안 서울 비강남권 아파트에서 396건의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직전 30일(10월 20일~11월 18일, 203건)과 비교해 95.1%(193건) 급증했다. 강남 3구 아파트 신고가는 같은 기간 475건에서 129건으로 72.8%(346건) 줄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10·15 부동산 대책 후 일시적으로 강남권 신고가가 급증했다”며 “지금은 잠잠해졌지만 강남권은 대기 수요가 많아 언제든 신고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비강남권에선 재건축이 활발한 양천, 영등포, 강동 순으로 신고가가 많았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5단지’(전용면적 142㎡·39억2000만원),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77㎡·39억원) 등 고가 단지가 주도했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강서, 동대문, 서대문, 성북, 은평, 관악, 구로 등에서도 신고가가 쏟아졌다. 지난 17일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전용 60㎡는 최고가인 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0월 3년 만에 9억원대를 회복한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성북구 보문동 ‘보문 파크뷰 자이’ 전용 72㎡는 12억1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 2021년 기록한 최고가(11억9000만원)를 4년 만에 넘었다. 서대문구 홍은동 ‘e편한세상 서대문’(59㎡·11억원·투시도), 강서구 화곡동 ‘화곡푸르지오’(84㎡·11억2000만원) 등도 신고가에 손바뀜했다.
중저가 아파트 신고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규제로 비싼 집을 사기 어려워진 측면도 있지만 매물 자체가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성북구 아파트 매물은 석 달 새 3357개에서 1937개로 42.3% 줄었다. 강서구(-41.8%), 동대문구(-41.5%), 서대문구(-41.1%), 관악(-28.4%), 은평(-27.1%)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곳일수록 감소 폭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눈높이를 낮춰 집을 사려고 해도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심해 매매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