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과천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결과 '국민평형(전용면적 84㎡) 30억원 시대'도 코앞에 둔 상황이다.
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24년 9월~2025년 10월 사이 과천 아파트값은 22.7% 급등했다. 이는 전국 시·군·구 상승률 1위로, 같은 기간 서울 강남구(20.4%)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평균(9.3%)의 두 배가 넘고 성남시 분당구(14.9%)보다도 7%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실거래 가격도 이미 '국평 30억 시대'를 앞뒀다.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가 지난달 28억원에 거래됐고, '프레스티어자이' 전용 84㎡ 입주권은 25억7000만원대에 손바뀜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주공10단지' 전용 83㎡ 역시 28억원대에 거래되는 등 10·15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신고가 갱신이 이어지고 있다.
과천 집값을 떠받치는 핵심 동력은 과천지식정보타운이다. JW중외제약·광동제약 등 대형 바이오 기업에 이어 넷마블 등 4차 산업 기업 입주도 예정됐다. 이미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둔 IT, 게임, 바이오 기업은 약 800여개에 달한다. 정부과천청사 이전으로 비어버린 고위직 공무원들의 자리를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채우면서 주택 수요에 대한 우려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교통망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이 정부과천청사역과 인덕원역에 들어설 예정이고, 월곶–판교선 역시 인덕원역 정차가 확정됐다. 향후 위례–과천선이 개통하면 과천과 송파를 잇는 새로운 도시 축도 생긴다. 여기에 이수~과천 복합터널 등 도로망이 확충되면 과천은 서울 강남권과 경기 남부를 잇는 교통 허브로 거듭날 전망이다.
노후 주택단지들의 재건축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970년대 정부과천청사가 계획되면서 함께 건설된 '과천주공' 1~12단지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있는 곳은 10단지 한 곳뿐이다. '래미안슈르', '래미안에코팰리스', '과천푸르지오써밋', '과천위버필드' 등 7개 단지가 재건축을 마쳤고 4·5·8·9 등 4개 단지가 철거와 신축 절차를 밟고 있다. 과천주공10단지도 내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아 재건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도시 전역이 구축에서 신축으로 교체되는 '전체 리빌딩'이 진행되면서 장기적으로 집값을 지지하는 요인이 됐고, 경마공원역·선바위역 일대 역시 3기 신도시 과천지구와 주암지구가 개발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수 기업이 과천에 입주하면서 과거 고위직 공무원들의 뒤를 잇는 안정적인 고소득층 수요가 확보됐다"며 "집값의 하방 경직성이 매우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