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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고속버스터미널' 60층 재개발…고속터미널 복합개발 잇따라

2025.11.26 13:46


1976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문을 열며 ‘아침은 서울, 점심은 부산’ 시대가 개막했다. 2000년대 들어선 센트럴시티 복합개발로 단순 교통 허브를 넘어 강남권을 대표하는 소비·문화 중심지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 50여년간 건물 노후화와 만성적 차량정체 문제가 누적됐다.

고속버스터미널 일대를 업무·상업·주거 등이 결합한 60층 이상 복합시설로 재개발하는 밑그림이 공개됐다. 글로벌 미래융합교류거점으로 ‘제2의 도약’을 시도한다. 기존 터미널 기능은 지하화할 예정이라 인근 지역의 교통난도 대폭 해소될 전망이다.
60층 이상 주상복합 개발
서울시는 신세계센트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고속버스터미널 부지(14만6260㎡) 복합개발 사업’에 대한 사전협상에 착수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사전협상은 민간과 공공이 협의해 5000㎡ 이상 대형 프로젝트의 구체적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제도다. 사업자는 지상 60층 이상, 3개 동 이상의 계획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판매·숙박·문화·주거 등이 담긴 복합시설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부지 내 기존 건축물 중 노후도가 덜한 센트럴시티 등은 존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경부·영동·호남선 터미널은 지하로 통합·현대화한다. 공공기여를 통해 고속버스 지하 직결 차로를 신설해 지상부의 버스 통행량을 줄일 계획이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경부고속도로 등 인근 주요 도로망과 터미널을 잇는 직결 지하 진출입로가 설치될 것”이라며 “관련 설계를 어떻게 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고속터미널 일대엔 하루 평균 버스 4000대가량이 다녀 매일같이 극심한 교통 체증이 벌어지고 있다. 터미널 지하화가 완료되면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수도권 지하철 3·7·9호선이 정차하는 고속터미널역의 불편한 동선 체계도 개편될 예정이다. 사업자는 입체 보행교 등 인프라를 구축해 한강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강남권, 한강 변이라는 입지적 특징을 감안할 때 이번 개발 프로젝트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업자가 제안한 개발 계획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임시 터미널을 마련할 예정이라 시민이 고속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은 겪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동서울 현대화 재가동 전망
서울 내 다른 여객·화물 터미널도 다재다능한 지역 거점으로 변신을 속속 꾀하고 있다. 임시 터미널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동서울종합터미널 현대화사업도 재가동될 전망이다. 사업자가 발파 작업 없이 지하 2층 규모로 임시터미널을 조성하는 계획을 마련하면서 주민의 안전 우려를 덜 수 있었다. 교통·문화·상업·업무 기능을 갖춘 지하 7층~지상 39층 규모의 한강 변 복합시설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2023년 문을 닫은 중랑구 옛 상봉터미널 부지는 전시장과 콘퍼런스홀 등을 갖춘 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공동주택 999가구(더샵 퍼스트월드)도 들어선다. 서울의 또 다른 대형 터미널인 서초구 서울남부터미널도 재개발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지만, 아직 가시화된 개발 계획이 나오진 않았다.



기능을 잃은 도심 화물·트럭터미널 부지도 정비사업이 한창이다. 지난 4일 기공식을 연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은 도심형 주택 997가구(공공임대 98가구 포함)를 갖춘 도시첨단물류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초구 양재화물터미널도 하림이 대규모 첨단물류단지 개발을 준비 중이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마친 뒤 건축·소방 등 심의를 앞두고 있다. 제설 차량기지 등으로 쓰이고 있는 동대문구 동부화물터미널엔 공동주택(204가구)과 오피스텔(324실)을 비롯한 업무·물류·여가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터미널은 서울 내 희소성이 있는 ‘대규모 땅’인 데다 교통이 편리해 복합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민의 발’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정비사업에 앞서 여객의 기능을 잃지 않도록 임시 터미널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재건축에서 활용되는 순환 정비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손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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