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 주암지구와 남양주 왕숙지구 등 수도권 알짜 입지에서 연말까지 약 5000가구의 공공 아파트가 쏟아진다.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데다 강화된 전세대출 규제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공공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나올 공공분양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복합 역세권에 인접해 있는 등 교통, 교육 같은 입지 조건도 뛰어나 실수요자가 대거 몰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분상제는 ‘덤’…교통·교육 인프라까지
23일 업계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수도권에 4748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오는 27일 입주자 모집공고가 예정된 남양주 왕숙 A-24블록(390가구), B-17블록(491가구)과 28일 군포대야미 A2블록(1003가구) 등 이달에만 1884가구가 예정돼 있다. 다음달에는 과천 주암지구와 남양주 진접2지구, 구리갈매역세권지구 등 6개 블록에서 2864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예비 청약자의 관심이 큰 곳은 ‘준강남’급 입지로 꼽히는 과천이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양재동과 인접한 과천 주암지구 C1블록에서 120가구가 공공분양, 812가구는 신혼희망타운 물량으로 나온다. 전체 공급의 90%를 차지하는 신혼희망타운은 전용면적 46, 55㎡ 두 가지 타입이다. 공공분양 물량은 국민주택형인 전용 84㎡로 공급된다.
신혼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만큼 단지 내부에 종합보육센터를 배치하는 등 보육특화설계와 육아 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단지 인근에 GTX-C노선 정부과천청사역도 예정돼 있어 교통 편의성은 더 좋아질 전망이다.
왕숙지구 B-17블록은 전용 74㎡와 84㎡가 혼합된 국민주택형으로 공급된다. 공공분양 중 비교적 넓어 3~4인 가족 단위 실수요자에게 적합하다. 단지 북쪽에 사릉천 수변공원이 있어 여가와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왕숙지구 A-24블록(390가구)과 군포대야미지구 A2블록(1003가구)은 신혼희망타운으로 전용 55~59㎡가 공급된다.
왕숙지구 2개 블록은 신설 예정인 GTX-B노선 왕숙역(가칭)이 인근에 있어 GTX 복합 역세권의 교통·상업·업무 기능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도 조성되고 있어 배후 수요가 탄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왕숙과 군포 분양단지 모두 인근에 유치원 및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들어선다. 이르면 2028년 하반기부터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에는 남양주 진접2지구 B-1블록(공공분양·260가구) 및 A-3블록(신혼희망타운·208가구), 구리갈매역세권지구 A-4블록(공공분양 251가구, 6년 분양전환 공공임대 310가구), 김포고촌2지구 A1블록(공공분양·262가구), 인천 영종지구 A24블록(공공분양·641가구)에서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경쟁률 높아질 듯…대출상품 활용해야
이번에 나올 공공분양은 교통, 교육 등 입지적 강점이 클 뿐 아니라 시세 대비 크게 저렴한 분양가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어서다. 공공분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용 저금리 대출상품도 있어 자금 부담이 작다. 다만 각종 규제에 따른 민간 공급 감소로 공공분양 경쟁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구리갈매역세권지구 A-4블록은 사전청약 당시 3.3㎡당 분양가가 1800만원으로 책정돼 전용면적 59㎡의 예상 분양가는 4억500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2023년 입주한 인근 별내자이더스타 전용 84㎡ 시세가 1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반값’이다.
공공분양 단지에서 저금리 대출상품 등을 활용하면 내 집 마련 문턱을 더 낮출 수 있다. 신혼희망타운은 연 1.6%의 고정금리로 4억원 이내 담보대출이 가능하다. 주택도시기금의 ‘신혼희망타운 전용 주택담보 장기대출’을 받을 수 있다. LH가 공급하는 전용 60㎡ 이하의 신혼희망타운 주택 입주자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청년주택드림통장을 통해 청약에 당첨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 ‘청년 주택드림 디딤돌 대출’은 전용 85㎡ 이하면서 6억원 이하인 주택만 해당한다. 금리가 최저 연 2.4%로 낮다.
유자녀라면 공공분양과 신혼희망타운을 적극 공략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신혼희망타운의 무자녀 대비 유자녀 가구 비율은 2022년 0.52배에서 올해 1.45배로 늘어났다.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