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 고층 주택 개발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2년 전 강북권 최고층(65층) 주상복합 단지가 준공한 데 이어 후발 사업지도 층수를 올리며 30~40층대 스카이라인 대열에 올라타고 있다. 서울역, 삼성역 등과 함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환승이 가능한 ‘교통 허브’ 호재가 더해지며 청량리역 일대가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농12구역, 45층으로 상향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동대문구청은 이달 전농12구역 최고 층수를 30층에서 45층으로 상향하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내놨다. 주택 규모는 기존 297가구(임대주택 51가구 포함)에서 546가구(임대 141가구)로 249가구 늘어난다. 전농12구역은 청량리역 뒤편에 있다. 2009년 정비구역에 지정됐지만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다. 조합 관계자는 “작년 9월 새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사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며 “내년 6월께 시공사를 선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전농12구역 바로 옆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장인 전농구역은 49층, 1102가구(임대 190가구)로 탈바꿈한다. 작년 12월 사업시행인가 문턱을 넘었다. 12구역 맞은편에 있는 용두3구역은 8월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됐다. 최고 42층, 695가구가 들어선다. 청량리역 역세권엔 이미 ‘롯데캐슬 SKY-L65’(65층·1425가구)와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59층·1152가구) 등이 2023년 준공됐다. 두 초고층 아파트 주위에 40층대 건물이 속속 들어서는 구조다.
시장에선 전농8구역도 주목하고 있다. 작년 8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할 때만 해도 최고 32층, 1750가구로 계획했다. 최근 35층, 1760가구로 층수와 규모를 소폭 늘렸다. 전농8구역은 청량리 일대 대표 단지인 ‘래미안 크레시티’(2397가구)와 맞붙어 있다. 청량리역 북동쪽엔 공공 재개발을 추진 중인 전농9구역이 있다. 최고 35층, 1159가구를 2028년 착공할 예정이다.
◇B·C노선 지나는 ‘GTX 허브’
청과물시장 맞은편에서도 재개발이 활발하다. 용두1구역 6지구엔 최고 61층의 주상복합이 들어선다. 공동주택 3개 동(958가구)과 업무시설 1개 동(오피스텔 138실)으로 구성된다. 6월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용두1구역 2지구는 최고 37층, 243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9월 통합심의 문턱을 넘었다. 두 사업장은 청량리역뿐 아니라 제기동역(1호선), 용두역(2호선)과도 가깝다. 경전철 동북선 개통에 따른 호재도 안고 있다.
청량리역 일대에선 전농·답십리 재정비촉진지구나 청량리 재정비촉진지구 외에도 다양한 재정비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최고 24층, 610가구 규모로 재개발을 추진하는 청량리8구역은 9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간데메공원 일대는 45층, 2250가구로 변신을 꾀한다. 1978년 준공된 청량리 미주아파트는 ‘재건축 기대주’로 꼽힌다. 청량리의 가장 큰 장점은 교통 호재다. 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 등이 지나는데 앞으로 GTX-B노선과 C노선 정차가 예정돼 있다.
B노선은 용산과 여의도 등으로 이어지고 C노선은 삼성역과 연결된다. 서울 3대 업무지구 접근성이 모두 개선되는 셈이다. 초고층 재개발이 많다는 점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초고층 단지는 지역 내 랜드마크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면서도 “밀도가 너무 높으면 주거 편의성이 떨어지고, 주상복합이라면 일반 아파트보다 수요가 적을 수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