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내놓은 10·15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비규제지역인 경기도 화성과 구리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수요가 옮겨가면서 '풍선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14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10.15 대책 시행 전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책으로 인해 규제지역에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가 생기자 갭투자 수요와 대출을 활용하려던 수요는 규제가 없는 '규제 옆세권'으로 이동하는 조짐을 보였다.
대책 이후 경기도 비규제지역에서는 평균 매매가가 1.1% 상승했다. 총 182건의 역대 신고가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경기 규제지역 신고가 3건의 61배, 서울 신규 규제지역 신고가 66건의 2.8배에 달한다.
가격 상승과 신고가 랠리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 구리시는 평균 매매가가 1.8% 오르며 28건의 신고가를 기록했다. 화성시 역시 1.7% 상승하며 41건의 신고가가 나왔다. 남양주시도 집값이 1.2% 뛰었고 신고가가 18건 나왔다.
단지별로 보면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0일 16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청계동 '동탄역 더 힐' 전용 147㎡도 지난달 27일 9억4500만원에 손바뀜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구리시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전용 84㎡는 지난 28일 12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내년 입주 예정인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전용 82㎡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2억원 오른 10억6704만원에 손바뀜됐다.
한편 대책 이후 서울 규제지역은 1.6%, 경기 규제지역은 1.2% 상승했다. 규제지역의 상승세는 '15억 초과' 초고가 아파트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 신규 규제지역에서 발생한 '역대 신고가' 66건 중, 61%에 달하는 40건이 '15억 초과' 아파트에서 터져 나왔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이번 대책으로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며 "규제지역의 거래량이 급감하며 표면적인 집값 상승세는 둔화된 것처럼 보이나, 고가 아파트의 매수세는 이어져 점차 자산 가치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