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모처럼 열린 입주장에도…서울 전셋값 상승세

2025.11.13 11:40
서울에서 이달 모처럼 입주 물량이 쏟아지지만 아파트 전셋값은 오히려 뛰고 있어 주택 수요자가 울상을 짓고 있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실거주 의무 부과 등의 영향으로 ‘입주장에 전셋값이 하락한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어서다.

12일 부동산 플랫폼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8852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강동구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 입주 물량이 통계에 잡힌 올해 1월(1만5926가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내년부터는 ‘공급절벽’ 우려가 나온다. 약 5000가구의 입주가 예정된 2027년 11월 전까지 1년10개월간 서울 입주 계획물량은 1만 가구를 밑돈다.

준공을 앞둔 대단지에서 전셋값이 오르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4169가구) 전용면적 59㎡ 집주인은 이달 보증금 호가를 6억2000만원에서 6억5000만원으로 3000만원 높였다.

연내 입주 아파트가 집중된 강남권 상황도 비슷하다. 아실에 따르면 이달 서초구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와 강남구 ‘청담르엘’(1261가구), 다음달엔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한다. 청담르엘 전용 84㎡는 ‘급전세’ 물건임에도 전날 보증금 호가를 18억원에서 20억원으로 2억원 높여 관심을 끌었다.

통상 대단지 입주 전후로 인근 기존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예컨대 잠실래미안아이파크와 붙어 있는 송파구 ‘파크리오’(6864가구) 전용 59㎡ 세입자는 이달 보증금을 8억5000만원에서 8억9000만원으로 높여 갱신 계약을 맺었다. 이 단지 전용 84.9㎡ 유형의 평균 전세보증금은 지난달 10억4583만원에서 이달 10억6667만원으로 올랐다.

지난달 15일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실거주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다.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수하는 갭투자자나 다주택자의 전세 물건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 잠재적 매수자가 매매 대신 전세로 눈을 돌려 전세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 수급 불균형 속에 전세난이 확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인혁 기자
이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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