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특별공급 청약에 2만여 명이 몰렸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분양받으려면 최소 20억원 안팎의 현금이 필요하지만, 큰 시세 차익 기대에 현금 부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특별공급 276가구 모집에 2만3861개의 청약 통장이 몰렸다. 평균 86.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혼부부·생애최초 물량에 수요가 쏠렸다.
반포아파트 3주구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7개 동, 2091가구 규모다. 현금 부자가 아니면 청약이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59㎡는 20억8800만~21억3100만원, 전용 84㎡는 26억8000만~27억4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주택 가격이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대출이 제한돼 이 단지를 분양받으려면 최소 16억~25억원가량의 현금이 필요하다.
계약금 비중도 20% 수준으로 높은 데다 중도금 대출은 분양가의 40%만 가능하다. 후분양 단지로 2026년 하반기 입주 예정이고, 잔금은 내년 8월까지 내야 해서 자금 마련이 빠듯할 전망이다.
시세 차익은 최대 30억원에 달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근 단지인 ‘래미안 원펜타스’ 전용 84㎡는 지난 3월 47억원에 거래됐다. 또 다른 인근 단지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9월 56억원에 손바뀜했다.
경기 성남 분당구 ‘더샵 분당 티에르원’도 지난 10일 특별공급 청약을 받았다. 55가구 모집에 900명이 신청해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균 경쟁률은 16.4 대 1로 집계됐다. 이 단지는 포스코이앤씨가 느티마을 3단지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지하 3층~지상 최고 28층, 12개 동, 873가구(전용면적 66~84㎡)로 짓는다.
10·15 부동산 대책 이전에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 청약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세대주뿐만 아니라 세대원도 청약이 가능하고, 재당첨 제한도 없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