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수도권 최초 광역철도인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대전과 세종, 청주 부동산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역 내 거점도시 간 연결성이 강화될 뿐 아니라, 서울 접근성도 한층 개선되기 때문이다. 충청권이 수도권의 주거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TX 프로젝트는 지난 4일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수행한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CTX란 정부대전청사~정부세종청사~조치원~청주국제공항을 잇는 총연장 64.4㎞의 광역급행철도 건설 사업이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의 충청권 버전이다. 국토교통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다.
제삼자 제안공고와 협상·설계 등을 거쳐 이르면 2028년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가 추진하는 광역철도 중 처음으로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추진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재정 방식에 비해 지방자치단체의 건설 및 운영비 부담이 적다. 민자방식의 경우 지자체가 건설비의 15%를 부담하고, 운영 중 손실이 발생 시 민간이 부담한다.

CTX가 개통하면 대전청사에서 세종청사까지 이동 시간이 45분에서 16분으로 줄어든다. 세종청사~청주공항 구간은 65분에서 36분으로 감소한다. 청주공항에서 대전청사까지 가려면 현재 77분이 소요되는데, 앞으론 50분으로 단축된다. 지역 내 주요 거점 간 통행시간이 약 30분대로 줄어드는 셈이다. 충청권이 ‘5극 3특’ 초광역 경제권의 한 축으로 발돋움하는데 CTX가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CTX는 단순히 충청권 내에서만 운행하는 게 아니다. 대전청사~세종청사~조치원 구간은 기존 경부선과 연결된다. 대전청사나 세종청사에선 별도 환승 없이 서울과 직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 서울에서 세종청사에 가려면, KTX를 타고 오송역에서 내린 뒤 BRT를 타야 한다. 이런 불편함이 해소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회·기업과 중앙부처 간 이동시간이 대폭 단축되고, 행정협업 효율이 높아져 세종의 행정수도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기존 경부선의 용량 등 문제를 감안하면 서울~세종청사~대전청사 직결 열차의 운행 횟수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열차 배차 간격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종청사나 대전청사와 달리 청주공항에선 서울까진 직결되지 않는다. 조치원 등에서 환승해야 한다. 하지만 CTX 사업의 가장 큰 호재 지역은 청주가 될 것이란 반응이 적지 않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대전과 세종은 이미 잘 연결돼 있는 편이다. 두 지역을 잇는 버스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할 때, CTX를 통한 연결성 강화 효과는 청주가 가장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도 인프라가 없는 청주가 ‘지하철 시대’를 맞는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표찬 싸부원 대표는 “CTX가 청주의 구도심을 관통한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초기 CTX 계획안엔 청주 도심 구간이 빠져 있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도심을 지나는 걸로 수정됐다. 주민들이 CTX를 훨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청주 도심 내 정차역 개수와 위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청주에 있는 SK하이닉스 공장 등 산업단지가 세종과 대전의 행정기관과 가깝게 연결되면, 더 큰 시너지가 나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TX 프로젝트의 총사업비는 5조1135억원이다. 차량 제원은 GTX와 동일한 EMU-180이다. 세부 노선과 역사의 위치는 실시협약을 체결할 때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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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