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10·15 대책 후 서울 거래량 4분의 1토막…집값 상승세 확 꺾였다

2025.10.31 13:25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10·15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 서울 전역과 경기 지역 12곳이 '3중 규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로 묶이면서 매매 시장이 움츠러드는 등 시장 관망세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앞으로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지역별로 집값이 조정 국면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23% 뛰었다. 역대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난주(0.50%)에 비해 오름세가 크게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던 한강 벨트 지역의 오름세가 두드러지게 약해졌다. 지난주 1.29%가 올랐던 광진구는 이번주 0.2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성동구(1.25%→0.37%), 강동구(1.12%→0.42%), 마포구(0.92%→0.32%) 등도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A공인 대표는 "규제 발표 직후 집주인과 매수 희망자들의 문의가 꽤 있었는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난 20일부터는 전화가 3분의 1 정도로 줄었다"며 "급매 물건이 일부 나오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과천(1.48%→0.58%)과 성남 분당(1.78%→0.82%) 등 재건축 기대 등에 집값이 크게 뛰었던 경기 주요 지역도 오름폭이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규제가 워낙 강력해 당분간 집값이 보합이나 약보합 추세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연말까지 거래 공백이 예상된다”며 “다음달 중하순이면 강남 일부를 제외하고 집값 상승세가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량은 대책이 시행된 지난 16일부터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6~29일 2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일 기준)는 939건이었다. 규제 시행 직전 2주일간(2~15일) 4183건과 비교해 77.6% 감소했다.

집값 눌림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집값 상승 기대가 여전해 무주택자나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자의 주택 구매를 얼마나 억제할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14% 올랐다. 39주째 오름세다. 월간 통계 기준으로는 28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송파(0.33%), 강동(0.33%), 양천(0.21%) 등에서 오름폭이 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물 부족 속에 역세권과 대단지 등에 수요가 몰리며 전셋값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세 물건은 이날 2만4861개로 올해 초(1월1일·3만1814개)보다 22%(6953개) 줄었다.

10·15 대책으로 집을 사기 힘들어지면서 전·월세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단지 공급이 잇따르고 있는 동대문구 전세 물건은 지난 14일 1122개에서 이날 918개로 보름 만에 18% 감소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뚜렷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구로구의 이달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368건(계약일 기준)으로 전세(265건)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달만 해도 전세(426건)가 월세(362건) 거래보다 많았다. 한 달 새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안정락/임근호/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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