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충격에 위축된 서울 오피스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2022년 이후 무산된 거래가 잇따라 성사되며 올해 상반기 오피스 거래액은 12조원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상장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 새로운 수요가 등장해 거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22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오피스 거래액은 1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전체 거래액(약 10조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기준으로 저금리로 호황을 누리던 2020~2022년의 16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금리 쇼크 당시 매각이 지연·철회·무산된 오피스 계약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서울 중구 서울N스퀘어는 2022년 매각을 철회했다가 지난해 재매각에 착수해 금융결제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2022년 매각 의사를 밝혔다가 지연되던 중구 남산스퀘어도 지난해 입찰을 진행해 HDC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와 을지파이낸스센터, 영등포구 여의도IFC 등은 여전히 매수자를 찾고 있다. 매각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대신증권은 “2022년부터 매각하려던 물건이 최근 거래돼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선순위 대출 금리가 3%대에 진입하는 등 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점이 오피스 시장에 긍정적이다. 상장 리츠, 연기금 등이 들어오며 수급 상황도 나쁘지 않다. 상장 리츠가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신증권은 “상반기에도 대신자산신탁, 디앤디인베스트먼트, 신한리츠운용 등이 상장 리츠 운용을 위해 자산을 매입했다”며 “상장 리츠 시장의 운용자산(AUM)이 20조원에 달하고, 여전히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공급 과잉 우려도 해소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자금 조달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오피스 공급이 2~3년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9년 이후 공급 예정 물량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대형 프라임 오피스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오피스 노후화와 건설비 상승으로 신축 대형 오피스에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프라임 오피스 공급이 증가하면 중소형 오피스 수요는 줄어든다”며 “자산 간 임대료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