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제도

"집값 안 올랐는데 노도강까지 규제"…오히려 강남만 웃는다?

2025.10.20 13:31


수도권에 전방위 규제를 겹겹이 씌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여파로 신축선호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강남 지역이 모두 같은 고강도 규제를 받게 되면서 기존 규제지역이었던 강남3구와 용산구는 오히려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책에 따라 수도권 정비사업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서울 전지역과 경기 과천시, 광명시, 성남시(분당·수정·중원구), 수원시(영통·장안·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 등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투기과열지구가 되면 정비사업장에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담보인정비율(LTV) 40%가 일괄 적용돼 자금 조달이 까다로워지고,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1주택 공급 제한 등으로 사업 유연성도 떨어진다. 이주비 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됐다. 당장은 분양가 규제를 피했지만 언제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수 있어 조합과 건설사의 자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비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인해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에 혼란이 가중되고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갭투자 등 소액자본으로 들어온 투자자의 경우 사업을 늦춰야 할 유인이 커져서다. 서울 공급의 대부분을 좌우하는 정비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그만큼 신축 희소성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2029년 입주 예정인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 ‘이문4구역’ 조합원 매물은 프리미엄이 7억 원까지 올랐다. 올해 3월에만 해도 5억 원대였으나 불과 반년 만에 2억 원이 더 붙었다. 향후 전용 84㎡ 일반 분양가격이 17억~18억 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전히 안전마진이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설명이다.

올해 3월 입주가 완료된 ‘래미안라그란데(이문1구역)’ 전용 84㎡의 매도호가는 17억 원까지 올랐다. 2년 전 분양가격 대비 7억 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강남 등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강남3구와 용산구는 규제에 묶여있었음에도 현금 부자들이 매수하며 신고가가 속출했었다. 이번 대책으로 비강남 지역이 같은 강도의 규제를 받게 돼 오히려 상대적 우위만 강화하게 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전역을 규제 지역으로 묶으면서 오히려 강남 쏠림과 똘똘한 한 채 현상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민거주지역은 집값이 오르지도 않았는데 대출 규제 탓에 거래가 어려워져 초양극화 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이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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